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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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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토론회 “똘채 겨냥 세제 개편”…‘강남 불패’ 흔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7.24 10:00

초고가·비거주 1주택 보유세 강화…실거주·지방은 감면
공정시장가액비율 60%→80% 가능성…장특공제 거주 중심 손질
박원갑 “8월 이후 강남 절세 매물…강남·비강남 분절화”

참석자 발언 듣는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발표할 세제개편안에서 초고가·비거주 1주택을 겨냥한 보유세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주택 수를 중심으로 다주택자를 중과하고 1주택자를 일괄 우대해온 체계에서 벗어나 주택 가격과 실제 거주 여부, 보유 목적에 따라 세 부담을 달리하는 방식이다.


세제개편이 현실화하면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절세 매물이 늘어나고 '똘똘한 한 채'와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보유세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은 중저가 주택 시장은 강남과 다른 흐름을 보이며 시장의 분절화가 심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24일 정부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장기보유 관련 공제를 포괄하는 세제개편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토론회에서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는 대체적으로 동의한다"며 “어느 범위에서, 어느 정도 강화하고 어떤 차등을 둘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보유세를 통상적인 선진국 수준으로 맞추려면 현재보다 세 배가량 높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단기간에 일률적으로 세 부담을 세 배 올리면 극심한 조세 저항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통상적인 1주택을 기준점으로 설정한 뒤 감면과 가중 요인을 적용하는 단계적 개편 방안을 제시했다.


거주용이거나 서민·중산층이 보유한 주택, 지방 주택에는 세 부담을 덜어주는 반면 호화·초고가 주택과 다주택, 투기 목적의 비거주 주택에는 추가 부담을 지우는 구조다. 단순히 '한 채냐 여러 채냐'가 아니라 '얼마짜리 주택을 어떤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느냐'를 따지겠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공급과 세제, 금융이 주택시장의 3대 축이지만 이번 토론회에서는 단연 세제에 관심이 집중됐다"며 “'똘똘한 한 채'로의 쏠림을 어떻게 막을지가 핵심 쟁점"이라고 분석했다.


1주택 우대 손질…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가능성

현행 종부세의 1세대 1주택 우대체계도 수술대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종부세는 1세대 1주택자에게 12억원, 그 외 개인에게 9억원의 기본공제를 적용한다. 1세대 1주택자는 장기보유·고령자 세액공제를 합해 종부세액의 최대 80%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이 같은 혜택이 실제 거주 여부나 주택 가격과 관계없이 적용되면서 서울 핵심지역의 '똘똘한 한 채' 선호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여러 채를 보유하면 중과세를 받지만 수십억원대 주택도 한 채만 가지면 상대적으로 유리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자금이 강남권과 한강변 고가주택으로 몰렸다는 것이다.


정부가 종부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보유가액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현행 체계에서는 30억원짜리 주택 한 채를 가진 사람보다 10억원짜리 주택 세 채를 보유한 사람의 세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가액 기준이 강화되면 지방의 저가 다주택자보다 서울 초고가 1주택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직접적인 세율 인상보다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이는 방안이 우선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를 뺀 금액에 곱해 과세표준을 산정하는 비율로 현재 60%가 적용되고 있다. 이를 높이면 세율을 올리지 않아도 실제 납부세액이 늘어난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80%로 올릴 가능성이 있다"며 “과거 95% 수준까지 올라갔던 만큼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일정 부분 상향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개편 강도에 대해서는 “고강도보다는 중강도 수준에서 점진적·단계적인 로드맵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초고가 기준 30억이냐 50억이냐

초고가 주택의 기준을 어디에 둘지는 최대 쟁점이다. 토론 과정에서는 시가 10억원부터 30억원, 50억원까지 다양한 기준이 제시됐다. 이 대통령은 시가 30억원을 기준으로 삼을 경우에도 서울과 수도권에서 상당한 조세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시가 50억원이 유력한 기준선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초고가 주택 기준을 50억원으로 정하면 공시가격으로는 약 35억원 수준"이라며 “해당 주택의 약 87%가 강남권에 있어 사실상 일종의 '강남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10억원을 기준으로 삼으면 서울 전반을 대상으로 한 과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12억원, 평균가격이 15억8000만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10억원 기준은 사실상 '서울세'가 된다"며 “초고가 주택이라는 취지에 맞게 기준을 충분히 높여 부작용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특공제 거주 중심 개편…양도세 퇴로도 검토

장기보유·고령자 공제도 손질 대상으로 꼽힌다. 공제를 전면 폐지하기보다는 감면 금액에 상한을 두거나 실제 거주 기간에 따라 공제율을 차등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역시 거주 중심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1세대 1주택자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따라 각각 최대 40%, 합계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정부는 보유기간 공제 비중을 줄이고 거주기간 공제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비거주 고가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축소해 사실상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특별공제'로 바꾸는 방향이 제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직장과 자녀 교육, 질병 치료 등의 사유로 일시적으로 다른 곳에 사는 1주택자는 투자 목적의 비거주 주택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 대통령도 '실거주'보다 '거주용'이라는 개념을 적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불가피한 비거주자를 보호하면서도 예외 규정이 새로운 절세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기준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하는 셈이다.


보유세 강화와 함께 다주택자가 주택을 처분할 수 있도록 양도세상 퇴로를 마련할지도 관심사다. 보유 부담만 높이고 양도세 중과를 유지하면 집주인들이 매도를 미루는 '매물 잠김'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보유세를 높이면 주거 이동을 촉진하기 위해 거래 단계의 세 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다"며 “다주택자의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한시적인 퇴로를 마련하는 방안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남 불패 흔들릴 것"…8월 이후 절세 매물 전망

시장에서는 세제개편이 강남권 고가주택의 수요와 가격 흐름을 바꾸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유세 부담이 늘고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축소되기 전 고령층을 중심으로 주택 처분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이번 세법개정안으로 대한민국 부동산 지형도가 상당 부분 바뀌고 '강남 불패'가 흔들릴 수 있다"며 “보유세가 올라가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개편되면 강남의 고령 주택 보유자들이 공제를 활용해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8월 이후 강남에서 절세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크고 '똘똘한 한 채'나 상급지 갈아타기 흐름에도 상당한 제동이 걸릴 수 있다"며 “강남이 수도권 시장을 끌어올리는 '텐트폴' 역할을 했지만 단기적으로 강남 일극화가 휘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강남의 위축이 서울·수도권 전체의 동반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저가 주택은 보유세 증가 폭이 크지 않고 주요 매수층인 30대는 근로소득을 통해 세 부담을 감당할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이유에서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강남과 비강남 시장이 따로 움직이는 분절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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