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점 지난달 31일 영업 종료…단골손님들 아쉬움 속에 발길 돌려
1990년대 즉석김밥 시장 개척…박은희 전 대표가 메뉴 개발 등 주도
김용만 회장과 이혼소송 “방향성 어긋나"…김가네 본사도 실적 부침
▲3일 서울 종로구 김가네 대학로점에 영업 종료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붙었다. 사진=송민규 기자
국내 1세대 김밥 프랜차이즈 김가네 1호점인 서울 종로구 대학로점이 지난달 31일 문을 닫았다.
즉석김밥으로 김밥 프랜차이즈 시장을 개척한 김가네의 첫 점포이자 1992년 4월 처음 문을 연 이래 34년간 같은 자리에서 같은 간판으로 운영해 온 지역 상권의 터줏대감과 같은 점포였다는 점에서 이번 폐점은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긴다.
◇ 34년만에 예고 없이 폐점…단골 손님들 아쉬움에 발돌려
김가네 대학로점은 지난달 31일 영업을 끝으로 이튿날인 1일 별다른 사전 예고없이 문을 닫았다.
대학로점 직원들은 1일부터 집기를 빼내는 등 매장 정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장 정리는 3일까지 계속됐고 이날 오후에는 매장 유리 외벽에 영업 종료를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현수막에는 “1992년 처음 문을 열고 손님 여러분과 웃고 울었던 김가네 1호점이 35년간의 긴 여정을 마무리하려 한다"며 “청춘을 바쳐 시작했던 이곳에서 아이였던 손님이 어른이 되어 찾아오고 세대를 넘어 건네받은 따뜻한 온기 덕분에 지난 35년은 저에게 과분하고 감사한 시간들이었다"는 감사의 내용이 담겼다. 폐점 사유는 적히지 않았다.
이 매장에서 30년 가까이 김밥을 만들어온 한 직원과 8년 전 합류해 하루 10시간씩 매장에서 시간을 보내 가족보다 매장 직원들이 더 가족같다는 다른 한 직원은 짐을 정리하다도 갑작스런 폐점이 믿기지 않는 듯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기자가 찾은 3일 오후에도 문을 열고 들어오려는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손님들은 현수막을 보거나 영업이 끝났다는 직원 말을 듣고는 눈이 동그래진 채 아쉬움 속에 발길을 돌렸다.
발길을 돌리는 손님들의 연령대는 폭넓었다. 인근 대학에 다니는 20대부터 모임을 하러 나온 중년 여성들, 나이 지긋한 부부, 유모차를 끌고 오는 엄마, 대학로에서 연극을 하는 이들까지 세대와 직업을 가리지 않았다.
김가네 대학로점 직원은 “이곳 단골 중에는 1990년대 학생시절 때 즐겨 찾다가 50대가 돼 아이를 데리고 다시 찾거나 동창회 모임을 갖기 위해 오는 손님이 많다"며 “오래 다니신 손님들이 폐점 소식을 듣고 많이 아쉬워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 김가네 출발점이자 가맹점주 교육장…박은희 전 대표가 주도
지금도 장사가 잘되고 있는 김가네 대학로점이 갑작스레 폐점한 것은 현재 김가네 오너가의 경영권 갈등과 무관하지 않다.
대학로점은 김가네 브랜드의 출발점이다. 처음 이 점포를 열고 즉석김밥을 개발해 만들어 팔던 장본인은 김가네 김용만 회장의 부인 박은희 전 대표였다.
대학로점 직원과 주변 상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1992년 처음 가게 문을 연 때부터 아이를 업고 직접 매장에서 김밥을 만들며 직원들과 함께 일했다. 김가네 김밥 메뉴도 박 전 대표가 직접 개발했다.
김가네 김밥이 입소문을 타며 손님들이 줄서서 기다릴 정도로 장사가 잘되자 가맹점을 낼 수 있게 해달라는 사람들도 찾아왔다. 박 대표는 대학로점 내 주방에서 직접 창업 희망자들에게 조리 교육을 해줬고, 대학로점 직원이 현장에 나가 매장 세팅과 조리를 가르쳐 주는 등 박 전 대표가 초기 가맹사업의 기틀을 다졌다.
박 전 대표는 김가네 메뉴 개발을 맡은 인물로 여러 차례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대학로점 직원은 “처음부터 대학로점에 직접 나와 직원들과 소통하며 매장을 운영한 장본인은 (김용만 회장이 아닌) 박 전 대표였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초 서울 종로구 김가네 대학로점이 영업 중인 모습. 사진=송민규 기자
◇ 김용만 회장과 이혼소송 중…브랜드 방향 어긋나 폐점 결정한 듯
김가네가 내홍에 휩싸인 건 지난 2023년 9월 김용만 회장이 성폭행 미수 사건을 일으킨 때부터다.
김 회장은 회식 자리에서 만취한 여직원을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지난 5월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 발생 후 김 회장은 2024년 4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이유로 아들 김정현 김가네 대표에 의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 김 회장은 다시 대표이사로 '셀프 복귀' 했고, 아들과 부인은 각각 대표이사 해임·사내이사 등록말소 됐다. 이렇게 김가네를 대표해 온 박 전 대표는 더 이상 회사 경영에 관여할 수 없게 됐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김 회장이 김가네에서 지분 99.4%라는 절대적 지배력을 갖고 있으며, 김 회장은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지난 1심 공판 최후진술에서 “잘못을 깊이 반성한다"면서도 “자신이 구속되면 가맹점과 협력업체 직원들의 생계에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변 증언에 따르면 김가네를 처음 만들고 일군 장본인은 김 회장보다는 박 전 대표였다. 대학로점 폐점 현수막에 쓰인 '청춘을 바쳐 시작한', '저에게 과분하고 감사한 시간' 문구의 당사자는 박은희 전 대표인 것이다.
대학로점은 박 전 대표의 명의로 돼 있는 점포로, 브랜드의 출발점이 된 실질적 본점이지만 정보공개서상 직영점이 아닌 가맹점으로 분류돼 있다. 김 회장과 박 전 대표는 현재 이혼소송을 진행 중이다.
박 전 대표는 김가네 경영에 참여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자신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가졌던 방향성과 현재의 김가네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해 더 이상 김가네 이름으로 점포를 끌고 가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이번 영업 종료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 가맹점 수·매출 감소세…점주들 목소리 낼 창구도 없어
김가네는 김 회장의 오너 리스크 발생과 맞물려 침체기를 맞고 있다. 김가네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가맹점 수는 2022년말 448개에서 2023년말 424개, 2024년말 377개로 감소했다. 2010년대 500호점을 넘던 김가네 점포 수의 감소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는 셈이다.
김 회장의 사건이 외부에 알려진 것은 2024년 11월이었다. 이 해에 가맹점 신규 출점 수는 12건으로 전년(25건)보다 절반 이하로 줄었고 계약 해지 건수는 57건으로 전년(39건)보다 1.5배 늘었다.
매출도 뒷걸음질하고 있다. 2022년 394억5000만원이던 매출은 2023년 393억5000만원, 2024년 375억2000만원, 지난해 367억7000만원으로 계속 줄었다.
영업이익은 2024년 2억7000만원 적자에서 지난해 1억8000만원 흑자로 전환하는데 성공했지만 이는 매출원가를 3.8% 줄여 원가율을 전년도 78.2%에서 76.8%로 낮춘데 따른 결과다. 매출은 전년대비 2% 줄어든 사이 원가를 줄여서 영업이익을 만들어낸 것이다. 당기순손실은 2024년 3475만원에서 지난해 1억2095만원으로 커져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가네에는 가맹점주협의회도 구성돼 있지 않다. 가맹점 수가 줄고 실적이 뒷걸음질하는 와중에 오너 일가가 내홍을 겪고 있음에도 점주들이 한 목소리를 낼 창구가 없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김가네 본사 관계자는 “대학로점 폐점과 관련해 별도의 입장은 없다"며 “대체 출점도 미정"이라고 말했다.




![“원화 강세 반갑지만”...시장은 엔화를 더 본다 [머니+]](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60803.5affb6aaa42d473fb75758875074fe85_T1.jpeg)
![코스피 ‘급락’ 코스닥 ‘강세’…반도체·바이오 희비[마감시황]](http://www.ekn.kr/mnt/thum/202608/rcv.YNA.20260803.PYH2026080314830001300_T1.jpg)

![[에너지소식] 한전, 고졸 공채 합격자 채용연계 교육 실시…가스안전공사, 긴급복구지원 협의회 개최](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60803.4175a501139743a8bc14a0bbbe3971cb_T1.jpg)


![[EE칼럼] 에너지-석유 시장 변화 기조: MAGA, AI, 이란 전쟁](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40409.2085f7584f5843f6bd4585a665a8aeec_T1.jpg)
![[EE칼럼] 대규모 투자, 에너지전환과 산업혁신을 함께 담아야](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40331.e2acc3ddda6644fa9bc463e903923c00_T1.jpg)
![[김병헌의 체인지] 북중미 월드컵의 BTS와 트럼프, 그리고 방시혁 유감](http://www.ekn.kr/mnt/thum/202607/news-p.v1.20260416.e74981dbd1234907aa315469fbcafa49_T1.png)
![[이슈&인사이트] 유럽의 반이민·반난민 정서 확산의 교훈](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40325.ede85fe5012a473e85b00d975706e736_T1.jpg)
![[데스크 칼럼] 한국 산업을 위한 마지막 1%](http://www.ekn.kr/mnt/thum/202607/news-p.v1.20260725.1abc92280f8b40f6815d8be404417beb_T1.png)
![[기자의 눈] 대기업만 웃은 ‘생산적금융’, 의미 되새길 때](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50907.8120177404674190833183fac81f6f65_T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