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상반기 수입차 리콜 규모 및 횟수 비교표. 그래픽=박서현 기자
상반기 국내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리콜 대상 차량이 가장 많았던 곳은 BMW, 리콜을 가장 자주 실시한 곳은 메르세데스-벤츠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8월 초까지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동차리콜센터 자료를 바탕으로 국내 판매 상위 15개 수입차 브랜드의 리콜 대상 차량 수와 리콜 횟수, 중대리콜 여부, 결함 유형 등을 집계한 결과, BMW의 리콜 대상 차량은 총 10만7866대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볼보(10만1193대), 메르세데스-벤츠(7만7930대), 아우디(7만3031대), 포르쉐(5만9070대) 순이었다.
BMW는 화재 위험을 동반한 중대리콜도 4건으로 조사 대상 브랜드 가운데 가장 많았다. 스타터모터와 에어컨 배선, 후미등 하우징 등에서 화재 발생 우려가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중대리콜은 화재 발생 가능성 등 운전자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결함을 대상으로 국토부가 별도 표기해 안내하는 리콜이다. BMW코리아 측은 “잠재적 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자발적 리콜로,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리콜 대상 차량 수에서는 3위였지만 리콜 횟수는 총 1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엔진제어장치(ECU), 파워트레인 제어장치 등 소프트웨어·전자제어 관련 리콜 등 비교적 대상 차량이 적은 시정조치가 여러 차례 이뤄졌다. 이 중 중대리콜은 한 건이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측은 “리콜은 당사의 엄격한 안전 및 품질 기준을 반영한 결과이며 예방적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시행했다. 최근 5년간 리콜 건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판매량과 리콜 규모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 점도 확인됐다. 리콜 대상 차량에는 과거 판매 차량도 포함되는 만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수입차 판매 순위와 리콜 대상 차량 수 순위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올해 누적 판매 1위인 테슬라는 리콜 대상 차량이 766대에 그쳐 11위에 머물렀다. 반면 판매 6위인 볼보는 리콜 대상 차량 수 2위, 판매 9위인 포르쉐는 5위, 판매 12위인 랜드로버는 6위를 기록했다.
최근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는 BYD의 리콜은 1건에 그쳤다. 다만 최근 출시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제외한 국내 판매 전 차종을 대상으로 안전띠 알림장치 관련 시정조치를 실시했다. 리콜 대상 차량은 1만8091대였다.
▲2026 상반기 수입차 누적 판매 상위 15개 브랜드 리콜 원인 현황. 사진=박서현 기자
리콜 원인도 달라졌다. 상반기 수입차 리콜 원인 중 가장 많이 나타난 분야는 소프트웨어·전자제어 계통 결함이었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전체 18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소프트웨어·전자제어 관련 리콜이었고, 포르쉐는 주행보조 시스템 소프트웨어, 아우디는 후방카메라와 계기판, 렉서스는 계기판 소프트웨어, 테슬라는 후방카메라 관련 리콜을 실시했다.
반면 BMW는 통합제동장치와 에어백, 스타터모터, 에어컨 배선 등 기계·안전 부품 관련 리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과거 브레이크와 연료계통, 에어백 등 기계적 결함이 리콜의 주된 원인이었다면 최근에는 차량 제어 소프트웨어와 전장 시스템으로 리콜의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모습이다.
업계는 이러한 변화가 자동차의 소프트웨어 중심화와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전동화와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전환이 빨라지면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도 기능 개선과 안전성 확보가 가능해졌고, 리콜 역시 기계 부품보다 전자제어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는 “과거 리콜이 브레이크나 배출가스 등 물리적인 결함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소프트웨어와 전자제어 계통 리콜이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리콜은 차량 성능 개선이나 안전성 확보를 위한 경우도 적지 않아 기계적 결함과 동일한 품질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다만 정보 비대칭이 큰 소비자 입장에서는 리콜의 원인과 관계없이 반복되는 시정조치 자체가 불안과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이영애 교수는 “100% 결함 없는 자동차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소비자들도 알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결함이 발생했을 때 제조사가 이를 어떻게 대응하고 소비자에게 신속하고 투명하게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산업은 이런 측면에서 아직 충분히 친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리콜 정보를 받아도 소비자가 해당 결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제 안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며 “반복적인 리콜은 서비스센터 방문 등 시간적 부담은 물론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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