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 두번째)이 11일 신속통합기획 재개발과 모아타운 등 주민이 선택한 민간정비사업이 추진 중인 서울 용산구 서계·청파동 일대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기간과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공지원 정비사업의 공사비 검증 절차를 의무에서 재량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조합 추진위원회 구성 승인 서류에서도 '세대주 성명' 항목을 삭제하기로 하는 등 정비사업 초기 행정절차도 간소화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정비사업 관련 규제철폐 과제 2건을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개선안에는 공공지원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 제도 합리화와 조합 추진위원회 구성 승인 서류 간소화가 담겼다.
공공지원 정비사업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서울시 등 공공이 계획 수립부터 사업 완료까지 사업 시행 전반을 행정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서울시는 2023년 12월28일 '서울특별시 공공지원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기준'을 개정하면서 공사비 검증 절차를 강화했다. 해당 기준에 따라 적용 대상 조합은 공사비의 실질적인 증액 여부나 조합원의 검증 요청과 관계없이 최초 사업시행계획인가 이후 조합원 분양공고 전에 공사비 검증을 받아야 했다.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분쟁을 예방하고 조합원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사업장별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절차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사비가 사실상 오르지 않았거나 조합원이 검증을 요구하지 않은 사업장도 같은 절차를 밟아야 해 사업 기간과 비용 부담만 늘어난다는 것이다. 공사비 검증에는 통상 60일, 최대 75일이 걸리며 공사비 규모에 따라 별도의 검증 수수료도 발생한다.
이에 서울시는 시공자 선정기준을 다시 개정해 조합원 분양공고 전에 적용했던 일률적인 공사비 검증 절차를 의무에서 재량으로 바꾸기로 했다.
앞으로는 사업장별 여건과 공사비 변동 여부, 검증 필요성 등을 고려해 조합이 검증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된다. 검증을 생략하는 사업장은 그동안 절차에 소요됐던 최대 75일과 관련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 중 관련 기준 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다만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른 법정 공사비 검증 의무까지 폐지되는 것은 아니다. 현행법에 따라 토지등소유자 또는 조합원 5분의 1 이상이 사업시행자에게 검증을 요청하면 정비사업 지원기구의 공사비 검증을 받아야 한다.
공사비가 일정 비율 이상 오른 경우에도 검증이 의무화된다. 생산자물가상승률을 제외한 누적 공사비 증액률이 사업시행계획인가 전에 시공자를 선정한 사업장은 10% 이상, 인가 이후 시공자를 선정한 사업장은 5% 이상이면 검증 대상이다.
한 차례 검증을 마친 이후 검증 당시 계약금액보다 공사비가 다시 3% 이상 증가한 경우에도 추가 검증을 요청해야 한다.
서울시가 이번에 자율화하는 것은 법에서 정한 공사비 검증이 아니라 시가 2023년 12월28일 개정한 시공자 선정기준에 따라 적용해온 조합원 분양공고 전 일률적인 검증 절차다. 시는 공사비 분쟁 예방과 조합원 보호라는 제도의 취지는 유지하면서 불필요한 검증으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추진위 승인 서류도 간소화…세대주 확인 부담 없앤다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 초기 단계인 조합 추진위원회 구성 승인 신청 서류도 간소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추진위 구성 승인을 신청하려면 지적공부와 부동산등기부, 건축물대장 등 여러 공적 서류를 제출하고 토지등소유자 명부에 '세대주 성명'까지 의무적으로 기재해야 했다.
이에 따라 추진위는 토지나 건축물의 소유권을 확인하는 것과 별도로 주민등록등본 등을 제출받아 소유자별 세대주를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사업 초기부터 불필요한 서류 제출과 개인정보 확인 부담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서울시는 세대주 정보가 추진위 구성 승인 여부를 판단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사항은 아니라고 보고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 시행규칙'을 개정해 토지등소유자 명부에서 세대주 성명 항목을 삭제하기로 했다.
시는 이번 개선으로 추진위의 서류 제출과 주민등록 정보 확인 부담이 줄어들고 정비사업 초기 행정절차의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조완석 서울시 규제혁신기획관은 “서류 한 장, 검증 절차 하나라도 시민에게 과도한 부담이 된다면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진정한 규제혁신"이라며 “앞으로도 시민 눈높이에서 불합리한 규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서울시 정비사업이 한층 속도감 있고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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