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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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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만호 공급, 집값 잡을까”…정비사업은 호평, 전월세 안정엔 ‘물음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8.14 16:00

신규택지 7만3000호 이르면 10월 공개…2030년 이전 착공 확정은 12만호
재개발 동의율·이주비 규제 완화에 “멈춘 사업장 착공 도움”
“서울 공개 물량 1000호 그쳐”…금융 완화가 집값 자극할 우려도

그린벨트 추가 해제도 검토

▲국토교통부는 지난 13일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3개 지구·약 2만7천가구 외에 7만3천가구+α 규모의 추가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도 올해 중 발표 예정이다. 이와 관련한 투기를 막고자 신규 지구 발표 시까지 서울 그린벨트 전역 및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그린벨트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한시 지정한다. 사진은 14일 차기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로 거론되는 서울 강남구 수서차량기지 일대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수도권에 23만호 이상의 주택을 추가 공급하고 재개발·재건축과 비아파트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하는 '8·13 주택 공급대책'을 내놨지만 시장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정비사업 절차 단축과 이주비 대출 개선은 장기간 멈춰 있던 사업장의 착공을 앞당길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신규택지 상당수가 공개되지 않은 데다 실제 입주까지 시차가 커 당장의 서울 집값과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통해 수도권에 23만호 이상의 주택을 추가로 공급한다. 이 가운데 신규 공공택지는 10만호 이상이다.


정부가 우선 공개한 곳은 서울 강서구 염창공원 일대 1000호, 경기 남양주 도심 2만1700호, 경기 광주시 장지동 일대 4500호 등 3개 지구 약 2만7200호다. 나머지 약 7만3000호의 입지는 주민공람과 지자체 협의 등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공개한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전체적으로 10월 초에는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 같다"며 “지방정부와 협의가 80~90%까지 진행된 곳도 있으며,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지속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이번에 제시한 23만호 가운데 현재 2030년 이전 착공이 확정된 물량은 약 12만호다. 미공개 신규택지 7만3000호 중 2030년까지 착공할 수 있는 물량은 후보지 발표와 지구 지정 등 후속 절차를 거치며 구체화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구체적으로 공개된 서울 신규 공공택지가 강서구 1000호에 그친 점을 한계로 꼽는다. 서울의 대기 수요를 분산하려면 미공개 물량에 서울 또는 서울과 인접한 선호 입지가 얼마나 포함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재개발·재건축과 관련해서는 예상보다 유의미한 제도 개선이 담겼다"면서도 “정비사업을 제외하면 업계에서는 '공급 없는 공급대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국민이 기대한 것은 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신규 공급지였지만 공개된 서울 물량은 강서구 1000호에 그쳤고 7만3000호는 추후 발표로 남았다"며 “전체 규모는 크지만 핵심 입지가 빠져 '찐빵은 나왔는데 앙꼬가 없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양주 도심지구 2만1700호를 놓고는 서울 수요 분산 효과와 현지 공급 부담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김 소장은 “남양주는 기존 공급이 많고 일부 지역은 집값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해 현지에서 추가 공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교통망과 자족기능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진미윤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공급은 곧 인프라"라며 “GTX 등 광역교통망이 확충되면 남양주와 하남도 경쟁력 있는 주거지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추가 공공주택지구는?

▲국토교통부는 지난 13일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3개 지구·약 2만7천가구 외에 7만3천가구+α 규모의 추가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도 올해 중 발표 예정이다. 사진은 14일 서울 강남권 한 공공주택지구 조성공사 도로 확장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번 대책에서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분야는 민간 정비사업이다. 정부는 재개발 조합설립에 필요한 토지 등 소유자의 동의율을 75%에서 70%로 낮추고, 정비계획과 기본계획 등 일부 행정절차를 병행하기로 했다.


이주비 대출의 담보가치 산정 기준도 개선한다. 종전자산과 종후자산 평가액 중 큰 금액을 기준으로 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해 조합원의 이주비 조달 여력을 확대한다.


진 교수는 “기존 대책이 공급 물량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대책은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못한 사업장을 실제 착공으로 연결하기 위한 '기술적인 공급대책'"이라며 “금융지원과 절차 개선, 국무총리 주재 컨트롤타워를 통해 사업을 밀착 관리하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의율 기준 완화는 수치상 5%포인트에 불과하지만 동의율이 70%대 초반에 머물러 장기간 정체된 구역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추진 의지가 형성된 사업장에는 작은 규제 완화도 단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도 “정비사업은 조합원의 이주비와 수분양자의 중도금·잔금대출이 막히면 정상적인 추진이 어렵다"며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를 확대하고 정비사업 관련 대출을 별도로 관리하기로 한 것은 강한 금융지원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만 서울시와 정비업계가 요구한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과 민간 용적률 완화, 다주택자 이주비 대출 개선 등이 빠져 '반쪽짜리 규제 완화'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장관은 “재개발·재건축은 서울 주택 공급에서 매우 중요한 수단"이라면서도 “조합원 지위양도를 활성화하면 투기와 집값 상승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용적률 완화 역시 정비사업 과정에서 기존 주택의 멸실과 이주 수요가 집중되면 단기적으로 매매·전월세 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서울시의 이견도 향후 공급계획의 변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린벨트 해제는 정부 권한이지만 녹지 훼손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 장관은 서울시가 반대해도 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법적·제도적으로 제한이 없는 것은 맞다"면서도 “국토부와 서울시가 손을 잡고 견해 차이를 좁혀야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며 협의를 우선하겠다고 밝혔다.


대출 규제 완화가 공급보다 먼저 주택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 수준으로 확대하고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주택 공급 관련 대출을 금융회사 총량관리 목표와 별도로 관리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 자금 조달에는 긍정적이지만 공공택지와 정비사업은 실제 공급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반면 대출 완화는 빠르게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며 “자금이 신규 공급이 아닌 기존 주택 매수로 이동하면 서울과 수도권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장 가을 이사철을 앞둔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킬 직접적인 방안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오피스텔과 빌라 등 비아파트 공급과 민간 장기임대·매입임대를 확대할 계획이지만 실제 물량이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김 소장은 “이번 공급 물량은 대부분 착공과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중장기 대책"이라며 “비거주 주택 소유자의 실거주 전환으로 임차주택이 줄어들 수 있는데 가을 이사철부터 나타날 전월세 불안을 해소할 직접적인 처방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의 성패가 발표 물량보다 실제 착공 실적으로 판가름 날 것으로 내다봤다. 진 교수는 “공급은 시장 상황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정부 의지만으로 착공을 끌어내기는 어렵다"며 “인허가 물량이 실제 착공으로 얼마나 전환되는지 지속해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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