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서호천의 중보뜰보의 모습. 제공=숲과나눔 풀씨행동연구소
기후위기로 가뭄, 홍수 등 물 관리 위기가 심화하면서 하천 흐름을 가로막는 노후 보를 철거해 수생태계를 복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기업이 사용한 물을 자연에 환원하는 '워터 포지티브(Water Positive)'를 하천 복원 사업과 연계하자는 대안이 제시됐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숲과나눔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수생태계 연속성 회복을 위한 사회적 노력 및 정책적 지원 방안' 토론회를 열고 하천 횡단 구조물 철거 및 민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기능을 상실한 하천 보 철거가 가져올 환경적·경제적 효과를 국제표준인 수량 편익 산정(VWBA) 방식으로 정량 평가한 결과가 공유됐다. 분석에 따르면 전국 7개 하천의 노후한 보를 철거할 경우 수질 개선뿐 아니라 연간 11만 kgCO₂eq의 온실가스 감축, 최대 1.18m의 홍수위 저하 효과 등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 전주시에 위치한 전주천의 상죽음보의 모습. 제공=숲과나눔 풀씨행동연구소
신재은 숲과나눔 풀씨행동연구소장은 “자연이 제공하는 도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자연기반해법(NbS)의 일환인 보 철거는 단 한 번의 조치로도 하천 유황을 개선하고 생태계 서비스를 영구적으로 회복시키는 강력한 수단"이라며 “기업이 사용한 수자원을 정량적으로 사회와 자연에 환원하는 '워터 포지티브'와 연계할 때 민간 투자 유치와 지속 가능한 하천 복원에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소장은 “기업 참여를 제도적으로 촉진하기 위해 K-택소노미(한국형 녹색분류체계)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가이드라인에 하천 복원을 통한 '워터 포지티브' 실적을 반영하고, 한국형 표준 산정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불필요한 보 철거를 국정과제로 추진하며 기업 및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신태상 기후에너지환경부 수질수생태과장은 “현재 전국 하천에 1km당 1개꼴로 3만3900여 개의 횡단 구조물이 설치돼 있어 수생태계 단절이 심각하다"며 “생태계 건강성이 취약한 308개 하천을 대상으로 2029년까지 전수조사를 완료하고, 지자체 국고보조와 기업과의 협업 모델을 점진적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숲과나눔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수생태계 연속성 회복을 위한 사회적 노력 및 정책적 지원 방안' 토론회에서 신재은 숲과나눔 풀씨행동연구소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이현진 기자
이어진 토론에서는 글로벌 IT·제조 기업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워터 포지티브 실증 사례가 공유됐다.
조은채 한국수자원공사 신성장전략단장은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확충으로 용수 수요가 폭증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가 1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소양강 상류 및 상수도 누수 저감 사업에 나서는 등 글로벌 기업의 국내 하천 복원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등 국내 기업들 역시 남대천과 탄천 등에서 활발히 협력 모델을 구축 중"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민간 참여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국가 차원의 종합계획 수립을 주문했다. 김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국 하천 보의 3분의 1 수준인 1만여 개는 높이 1m 이하 소형 구조물로 사실상 기능을 상실해 쓸모가 없는 상태"라며 “정부 의지만 있다면 즉각적인 철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은 “물환경보전법에 따른 생태 조사가 하천법상 실제 철거로 이어지도록 현재 이원화된 제도를 정비하고, 유역 단위의 장기 종합계획을 마련해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이학영 의원은 “보호보다 개발, 복원보다 효율을 우선시했던 물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하천 체계를 설계해야 할 시점"이라며 “방치된 보 철거와 생태계 복원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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