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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의 재무 아나토미] 아시아나 품는 대한항공, 성장 속 재무부담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8.25 10:41

자회사 실적 부진·1.1조 환차손 타격에 상반기 적자 기록
합병 사유 발동에 1312억 조기 상환 등 신규 자금 소요 가중
수천억 대 ‘우발 채무·환경규제 비용’ 대비 선제적 자금 조달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간판. 사진=박규빈 기자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간판. 사진=박규빈 기자


대한항공이 오는 12월 16일로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흡수·합병을 앞두고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종속 회사들의 실적 부진과 환율 등 거시 경제 변수로 인해 상반기 연결 기준 재무제표는 적자로 전환했다. 장부상 평가 손실 외에도 인수·합병(M&A)·자본적 지출(CAPEX)·우발 채무·환경 규제 등 실질적인 현금 유출을 수반하는 재무적 요인들이 다수 확인됐다.


◇ 별도-연결 실적 괴리 심화·대규모 외화 환산 손실 발생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대한항공의 매출액은 13조888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31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2% 감소했고 반기 순손실은 5664억 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이는 대한항공 별도 기준 영업이익 7787억 원·당기 순이익 1453억 원 실적과 대비되는 수치다. 연결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은 종속 회사들의 대규모 적자에 기인한다. 올해 상반기 손손실은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에어서울 등을 포함해 6588억 원, 진에어는 458억 원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고환율 기조가 겹치며 장부상 대규모 평가 손실이 발생했다. 외화 차입금·리스 부채 비중이 높은 항공업 특성상 상반기 연결 기준 외화 환산 손실은 1조1284억 원에 달했다. 장부상 손실 외에도 실제 외화 부채 상환·결제 과정에서 발생한 실현 외환 차손 명목으로 429억 원의 현금 유출이 기록됐다.


◇ 1312억 원 ABS 조기 상환 발동…M&A 관련 단기 자금 소요


아시아나항공 합병 절차가 실질적 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관련 자금 소요 역시 가시화되고 있다. 반기 보고서 주석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장래 매출 채권 등을 담보로 발행한 1312억 원 규모의 자산 유동화 증권(ABS)에 '조기 지급 사유'가 발생했다. 해당 신탁 계약 상 대한항공과의 합병 계약 체결이 조기 지급 사유로 명시돼 있어 지난 5월 14일 양사 간 합병 계약 체결로 인해 당초 2028년 3월이었던 만기일이 합병 기일 전일인 2026년 12월 15일로 단축됐다. 연내 해당 금액의 원금 상환 의무가 발생한 것이다.


이 외에도 9월 1일 종료되는 △아시아나항공 합병 반대 주주의 주식 매수 청구권 행사 대금 지급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기내식 사업) 지분 80% 재인수 대금 지출 △신설 부동산 자회사(케이웨이프라퍼티) 추가 출자 등 M&A 관련 직·간접 자금 지출이 예정돼 있다. 또한 통합 이후 정상화 단계까지 적자를 기록 중인 아시아나항공·진에어의 운영 자금 지원 부담도 존재한다.


◇ 중장기 대규모 CAPEX·고정 비용 지출 지속


기단 현대화·인프라 확충을 위한 대규모 자본적 지출도 지속적인 현금 유출 요인이다. 현재 보잉·에어버스와 체결한 항공기 구매 계약의 총 소요 자금은 137조3523억 원 규모이고 기지출액을 제외하고 향후 123조4683억 원의 자금이 순차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상반기 현금 흐름표상 '유형 자산 취득'으로만 이미 2조2733억 원이 지출됐다. 영종도 신규 엔진 정비 공장 건립(잔여 2435억 원)과 1·2 행거 재건축(잔여 655억 원), 경기 부천 미래 사업 부지 매입(잔여 1905억 원) 등의 인프라 투자도 대기 중이다.




영업 활동 유지를 위한 고정 지출·금융 비용 부담도 적지 않다. 대한항공은 연결 기준 상반기 항공유 구매 대금으로 4조7384억 원을, 임차기 반납에 따른 정비 수리 대금으로는 1221억 원을 지출했다. 고금리 환경 속에서 현금으로 지급된 순수 이자 비용은 4420억 원으로 집계됐고 유동성 장기 부채 7593억 원과 리스부채 1조1185억 원에 대한 원금 상환 역시 집행됐다.


◇ 진행 중인 주요 소송과 우발 채무 리스크


패소 시 대규모 자금 유출로 직결되는 법적 분쟁·행정 처분 리스크도 상존한다.


해외에서는 러시아 대법원에서 상고 기각이 확정된 현지 세관의 화물기 무단 출항 관련 원 과징금 41억5000만 루블(한화 약 685억1650만 원)과 추가 과징금 83억 루블이 부과됐고 이에 대한 집행 비용(각 7%, 12%) 부과 처분 취소 소송이 진행 중이다. 패소 시 원화 환산액 기준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한다.


국내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합병 조건으로 내걸었던 공급 축소·운임 인상 제한 등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대한항공에 58억8560만 원, 아시아나항공에 126억9300만 원 등 합계 약 185억7860만 원의 이행 강제금을 부과해 행정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사단 정찰용 무인 드론(UAV) 납품 지연과 관련해 방위사업청이 청구한 2486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반소와 57억3850만 원에 이르는 운항 승무원 통상 임금 소송, 2267억 원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의 금호터미널·기내식 사업권 관련 손해배상 소송 등이 계류 중이다.


◇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녹색 비용' 증가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대응 비용 역시 회사의 구조적 지출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 발간된 ESG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집행된 녹색 구매 금액은 4조4753억 원이며, 이 중 일반 항공유 대비 단가가 높은 지속 가능 항공유(SAF) 구매량은 2025년 기준 179만6977갤런으로 전년 대비 11.8배 가량 증가했다.


또한 2026년부터 EU 배출권 거래제(EU-ETS)와 국내 K-ETS의 무상 할당이 전면 폐지되거나 축소되고, 국제 항공 탄소 상쇄 제도(ICAO CORSIA) 의무가 본격화됨에 따라 탄소 배출권 구매를 위한 현금 유출 규모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 현금성 자산 2.6조 원 비축…선제적 외화 차입 등 유동성 관리 집중


이러한 다각적인 자금 유출 요인에 대응해 대한항공은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상반기 말 기준 연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조6011억 원으로 작년 말 1조8699억 원 대비 대폭 증가했다.


더불어 보고 기간 종료 후인 7~8월에는 한국수출입은행 보증부 엔화 사채 200억 엔과 국민은행 보증부 달러 사채 3억 달러를 잇달아 발행하며 선제적인 외화 자금 조달을 단행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6900만 달러 규모의 시설 자금을 별도로 차입했다. 향후 대규모 자금 유출이 가시화됨에 따라 선제적 자본 조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향후 자금 소요와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안정적인 유동성을 확보해 관리 중"이라며 “필요한 자금 조달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환율 변동 등 재무 리스크와 SAF를 비롯한 환경 관련 비용에 대해서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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