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이 'LS일렉트릭 유타' 앞에서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LS일렉트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북미권 전력기기 호황의 온기가 변압기를 넘어 배전시장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국내 대표 배전기기 업체인 LS일렉트릭 역시 북미를 중심으로 사업 저변을 넓히며 AI발(發) '배전 특수' 흡수를 가속하는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은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엿새동안 2건의 계약을 통해 배전반 등 인프라 수주를 약 1억2955만달러(1791억원) 규모로 확보했다. 계약은 각각 9529만달러(1317억원)·3426만달러(474억원) 수준으로, 북미권 데이터센터향(向) 물량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엿새간 집중된 수주 물량이 기존 고객사 대상 반복수주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북미권 기존 고객사로부터 품질·납기 역량을 인정받으면서 데이터센터향 래퍼런스를 축적, 공급망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 24일 공개된 9529만달러 규모 빅테크 데이터센터향 계약의 경우 지난 6월 체결된 배전시스템 등 전력설비 공급 계약 건이 고객사의 추가 발주에 따라 증액된 것으로, 기존 계약(7043만달러) 대비 35.3% 증가한 추가 물량 발주를 통해 총 계약규모도 2배 이상(7043만달러→1억6572만달러) 확대됐다.
앞서 3426만달러 규모로 체결된 북미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향 배전솔루션 공급계약 역시 발주처인 글로벌 전력기업 블룸에너지와의 추가 수주다. LS일렉트릭은 지난 4월에도 블룸에너지와 2억2000만달러(3000억원) 규모 배전 솔루션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공급 파트너로 도약에 나섰다.
이 같은 반복수주는 북미권 AI 데이터센터 증설경쟁이 심화하며 수요 창출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LS일렉트릭의 수주 가시성을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는 최근 북미 데이터센터 용량이 올해 약 24기가와트(GW)에서 오는 2030년 110GW까지 4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 전력부하 증가분의 68%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우드맥킨지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 투입되는 중전압(MV) 스위치기어 수요는 지난해 786대에서 2030년 4698대로, 패널보드 역시 같은 기간 5111대에서 3만500대 이상으로 각각 6배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는 LS일렉트릭이 미국에서 진행 중인 현지화 투자에 따른 납기 단축과, 이를 통한 반복수주 확대 가능성에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현재 회사 배전 부문의 리드타임이 약 9~10개월 수준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현지 투자를 통해 이 같은 단납기 경쟁력이 한층 확대되며 기존 고객사의 추가 발주를 유발할 수 있다는 기대다.
LS일렉트릭 역시 미국 유타주에서 내년 초 가동을 목표로 진행 중인 생산시설 증설 투자가 완료되면, 해당 사업장의 배전반 생산능력이 연간 5000억원 수준에 이르러 북미 시장 수요 대응역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LS일렉트릭의 데이터센터향 수주 기반 성장축 역시 기존 배전설비에서 차세대 배전솔루션으로 넓어질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고밀도화에 따라 배전설비 수요가 기존 중·저압 교류 배전기기를 넘어 직류(DC) 배전 솔루션 등까지 확대될 것으로 점쳐지는 까닭이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LS일렉트릭은 배전반과 차단기 뿐만 아니라 반도체변압기(SST), 반도체 차단기(SSCB) 등 직류 전환 관련 제품을 개발 중"이라며 “기존 배전설비 수요와 차세대 DC 인프라 수요에 동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LS일렉트릭도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GS건설·LG유플러스와 각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DC 배전 솔루션 기술 개발 및 실증·표준화에 나서는 등 빅테크 데이터센터향 차세대 배전 솔루션 수주를 확보하기 위한 사업 역량 강화를 추진 중이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추가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며 “검증된 기술력과 안정적인 공급망을 바탕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핵심 파트너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AI 데이터센터 전력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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