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구리 제품 생산 공장에 구리판이 놓여 있다. 사진= 연합/AFP
핵심 원자재인 구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국내 전선업계의 셈법이 한층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원자재 가격이 전선 제품의 판매 가격을 밀어올리며 전반적인 외형 성장 효과를 유발하는 가운데, 운전자본 부담 심화로 차입 의존도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서다.
9일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전기동 현물 가격은 지난 8일 톤(t) 당 1만4737달러를 기록해 연초 대비 17.2% 상승했다. 지난달 17일 역대 최고 가격인 1만4850달러 이후로 재차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모양새다.
전기동 가격은 올해 들어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전기동 가격은 같은 통계에서 지난해 10월 t당 평균 1만0696달러로 1만달러선에 진입한 가운데, 지난 1월과 8월 각각 1만3000달러·1만4000달러를 돌파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이달 전기동 평균 가격은 t당 1만4459.6달러로, 전년 동월 9952.7달러와 비교하면 1년 새 45.3%나 급등했다.
구리 가격 상승은 전선업체에 양면적으로 작용한다. 전선업계는 통상 원재료 가격 변동분을 제품 판매가격에 연동해 반영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구리 가격이 오르면 제품 판가와 매출 규모가 함께 커지는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다.
특히 전선은 전기동이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통상 60% 가까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구리 가격이 상승할수록 원재료 가격 상승분이 매출 외형을 밀어올리는 효과가 두드러진다.
문제는 판가에 반영해 대금을 회수하기까지 필요한 자금 규모 역시 함께 커진다는 점이다. 전선업체가 생산에 앞서 구리 등 원재료를 확보해야 하는 만큼 같은 물량을 생산하더라도 구리 가격이 높아질수록 구매에 필요한 운전자금이 증가한다. 단기간 급증하는 운전자본 부담은 각 업체의 차입 의존도 상승을 유발한다.
실제 국내 주요 전선업체의 상반기 별도기준 재무제표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난다.
LS전선의 경우, 6월 말 기준 총 차입금은 2조4922억원으로 지난 3월 말 2조2507억원 대비 10.7% 증가했다. 지난해 말 1조6489억원과 비교하면 51.1% 불어난 수치다. 이 기간 LS전선의 차입금의존도는 24.7%에서 30.7%로 반년 새 6.0%포인트(p) 늘었다.
대한전선 역시 총 차입금 규모가 지난해 말 8500억원에서 6월 말 1조3000억원 수준까지 반년 새 52.9% 증가해 차입금의존도가 30%대에 진입했다.
업계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 속에서도 유동성을 고려해 자금 운용에 나서고 있는 만큼, 현재 단계에서 재무여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는 “구리 가격이 상승하면 판가 인상으로 이어져 외형이 커지는 측면이 있다"며 “원자재 매입을 위한 운전자본 증가 역시 전선업의 특성 상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입금의 상당 부분은 원재료 구매를 위한 수입 결제 비용으로, 수주와 매출 증가 및 사업 확대 등 영업활동과 연관된 운전자금이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재무건전성과 관련한 주요 내용을 수시로 점검하고 보유 유동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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