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현대차 우선주 소각으로 주당 가치 및 배당금 상승 기대
우선주 소각, 자본 효율성 극대화와 주주가치 제고 수단 부상
삼성전자 금산법 규제 우회 위해 우선주 중심 환원 확대 전망
▲/제미나이
대기업들이 최근 우선주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에 나서는 배경에는 자본 운용 효율성 극대화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이 맞물려 있다. 그동안 국내 상장사들은 주로 보통주를 매입·소각해왔으나, 최근에는 우선주까지 소각 대상에 포함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새로운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보통주 중심의 자사주 소각이 일반적이었던 이유는, 의결권이 있는 주식 수가 줄어들면서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그동안 우선주 매입·소각이 활발하지 않았던 배경에 대해, 지배주주 중심의 계산법이 작동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총주주수익률(TSR)과 자본 효율성에 대한 주주들의 요구가 커지면서, 우선주 소각이 자본 운용의 극대화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선주 소각의 효과는 단순히 발행주식 수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보통주 대비 30~70% 저렴하게 거래되는 우선주를 같은 예산으로 더 많이 매입해 소각할 수 있기 때문에, 전체 주식 수를 효과적으로 감소시켜 주당 가치 상승을 이끌 수 있다. 이로 인해 주당순이익(EPS)과 주당배당금(DPS)이 최소 비용으로 동시에 높아지는 결과가 나타난다. 또한, 우선주 소각 시 매년 지급해야 하는 배당금 재원과 우선주에 귀속되던 당기순이익이 모두 보통주 주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실제 사례로, ㈜한화는 2024년 1월 인적분할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 구형 우선주인 제1우선주 19만9033주 전량을 장외에서 매입해 소각하기로 했다. 또한 임직원 RSU 지급분을 제외한 보통주 445만주도 주주총회 등 절차를 거쳐 소각할 방침을 밝혔다. ㈜한화는 이번 조치로 '지주회사 디스카운트'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2024년에도 제3형우선주를 시장에서 매입해 모두 소각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무의결권 주식을 없애는 강력한 주주환원 모델로 평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역시 2024년 5월 31일 우선주를 포함해 시가 7891억원 규모의 자사주 250만5606주(보통주 129만1274주, 우선주 121만4332주)를 소각했다. 소각된 우선주는 현대차우 50만1923주, 현대차2우B 70만6883주, 현대차3우B 5526주 등이다. 기업이 주식을 소각하면 임직원 보상이나 인수합병(M&A)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없게 된다. 현대차는 2024년부터 자사주 소각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삼성전자 역시 향후 우선주 중심의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2023년 8월 31일 열린 '은폐된 한국 우선주 디스카운트 문제와 해법' 세미나에서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로 인해 삼성전자가 보통주 자사주 소각에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산법은 동일 대기업집단 내 금융계열사가 비금융 계열사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10%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한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보통주 지분율이 약 9.99%에 달해, 추가 보통주 소각 시 10%를 넘길 수 있다. 반면,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어 소각해도 금산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주환원 계획에서 보통주와 우선주 배당 비율을 따로 안내하지 않아, 우선주 중심 환원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주 소각이 보통주 주주에게도 이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건호 미래에셋증권 책임연구위원은 현대차가 구형 우선주와 현대차3우B를 소각할 경우, 보통주 EPS와 DPS가 각각 10.6%, 10.7%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는 당기순이익 총액은 변하지 않지만, 이익을 나눠받는 주식 수가 줄어들어 보통주 1주의 내재 가치가 높아지는 결과다.
예산 대비 효과도 크다. 예를 들어, 보통주가 10만원, 우선주가 5만원에 거래되는 A기업이 1조원 예산으로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보통주는 1000만주, 우선주는 2000만주를 소각할 수 있다. 같은 예산으로 2배에 달하는 주식 수를 줄여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모든 기업에 우선주 소각이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 내 일부 기업은 배당을 거의 하지 않아, 우선주가 많아도 주주환원에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런 기업에서는 투자 판단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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