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사진=로이터/연합)
그동안 국내 증시의 하방을 지지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당초 계획보다 빠른 다음 달 중순께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물며 상승 동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두 회사의 자사주 매입까지 끝날 경우 수급 공백이 커지면서 지수의 상승 모멘텀이 한층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부터 최근 20거래일 동안 자사주 3980만주를 매입했다. 전체 매입 예정 물량 5328만5968주의 74.69%에 해당한다. 누적 매입 금액은 10조3078억원이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20일부터 22거래일 동안 자사주 1415만주를 매입했다. 전체 예정 물량 2407만주의 58.79%로, 누적 매입액은 24조3900억원이다.
두 회사의 자사주 누적 매입액을 합하면 34조6978억원에 달한다.
당초 삼성전자는 오는 11월 21일, SK하이닉스는 11월 19일까지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이었지만 현재 속도가 유지될 경우 이보다 상당히 이른 시점에 매입을 끝낼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하루 평균 약 200만주를 매입하고 있다. 남은 물량이 1348만5968주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6~7거래일이면 매입을 마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하루 평균 약 65만주를 사들이고 있어 남은 992만주를 소화하는 데 약 15~16거래일이 걸릴 것으로 추산된다.
추석 연휴와 개천절 대체휴일, 한글날 등 휴장일을 고려하면 늦어도 다음 달 중순께 양사의 자사주 매입이 모두 종료될 가능성이 있다는 계산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국내 증시의 주요 수급 버팀목으로 작용했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와 고금리, 주요국 중앙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 인공지능(AI) 개발 속도 조절론 등 대내외 악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지수의 급격한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코스피 시장에서는 지난달 20일 이후 사이드카가 발동되지 않았다. 금융당국의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규제 등의 영향도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에 따른 수급 효과 역시 지수의 하방을 지지한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양사의 자사주 매입이 끝난 이후다. 최근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물고 거래대금마저 감소하면서 자사주 매입에 따른 기타법인 수급을 제외하면 시장을 뚜렷하게 이끌 매수 주체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내 합산 비중이 50%를 넘는 만큼 두 회사의 자사주 매입이 종료될 경우 증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의 귀환 여부가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외국인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기에는 대외 환경이 여전히 녹록지 않다.
전쟁 장기화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5%에 육박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역시 최근 다시 상승해 달러당 1385원을 넘어서는 등 외국인 수급에 부담을 줄 요인이 남아 있다.
반면 다음 달부터 본격화하는 3분기 실적 시즌은 외국인 수급을 되돌릴 변수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견조한 실적을 확인할 경우 자사주 매입 종료에 따른 수급 공백을 외국인이 일부 메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추석 연휴 이후 예정된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실적 발표가 국내 반도체주의 3분기 실적과 업황을 가늠할 선행 지표로 주목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추가적인 주주환원책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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