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계가 주 52시간제도가 업계 실정에 맞지 않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작 스타트업 대표 10명 중 7명은 주 52시간제의 예외 적용이 가능한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는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일손 부족한데"…특별연장근로 인가제 모르고 활용도 “제로"
28일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이 스타트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주 52시간제도 스타트업 실태조사' 결과, 스타트업 대표·C레벨 임원의 72.3%는 '특별연장근로인가제도' 자체를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또한 관련 제도를 인지하고 있다고 응답한 27.7% 가운데 실제 활용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한 명도 없었다. 결국 현장 활용도는 '제로'인 셈이다. 업계는 주 52시간제 개선을 요구하는 상황이지만 정작 현행 제도상 한시적으로 연장근로를 할 수 있는 제도에 대해서는 인지와 활용이 모두 낮은 것이다.
'특별 연장근로 인가제도'는 업무량 급증이나 연구개발 등 법령에서 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 고용노동부의 인가를 받아 주 52시간을 초과해 최대 주 64시간까지 근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연장근로 전 근로자 동의와 고용노동부 인가를 받는 것이 원칙이지만, 사전 인가가 어려운 경우에는 사후 승인도 가능하다. 주 52시간제의 부작용을 보완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스타트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주 52시간제도 스타트업 실태조사' 결과 스타트업 대표·C레벨의 72.3%는 '특별연장근로인가제도' 자체를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자료=코리아스타트업포럼
업계 안팎에서는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의 인지율과 활용도가 낮은 이유를 스타트업의 부족한 인력에서 찾는다. 스타트업이 행정 관리를 할 인력도 부족한 상황에서 서류 신청이나 사후관리까지 할 바엔 차라리 이용하지 않는 편을 택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인지율 자체가 낮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관련 제도에 대한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는 기업 입장에서 활용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고, 한편에서는 요건이 까다롭다는 입장도 있다"며 “활용도가 낮은 이유를 함부로 접근하기는 어렵지만, 임직원의 건강권을 보호하는 범위 내에서 근로제를 좀 더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코스포 측은 “이번 결과는 '비상시 쓸 수 있는 제도가 있으니 문제없다'는 반론이 현장에서 성립하기 어려움을 보여준다"며 “홍보 부족의 문제인지, 인가 요건과 절차 자체의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주 52시간 제약으로 대표만 죽어난다…“더 유연하게 바꿔야"
이번 조사에서 스타트업 대표·C레벨 임원의 75.1%는 주 52시간제로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답하면서 영향을 받은 내용으로 '대표·임원이 직접 초과 업무를 수행했다'는 응답이 35.8%로 가장 많았다. 그밖에 '납기·출시 일정 지연' 17.9%, '추가 인력 채용 대응' 16.2% 등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주52시간제도가 총 노동량을 줄인 게 아니라 부담의 주체만 바꾼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주 52시간제에 대한 생각을 묻는 문항에서 스타트업 대표·C레벨의 92.2%는 “유연하게 개편해야 한다"고 답했다. 동일한 문항에서 일반 직원은 61.3%가 이같이 답했다.
김재원 코스포 의장은 “주 52시간제에 대한 논의의 핵심은 스타트업의 업무 특성과 구성원의 상황에 맞게 근로시간을 보다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확대하는 데 있다"며 “이번 조사에서도 대표뿐 아니라 임직원의 60~70%가 근로시간 제도의 유연화에 긍정적인 의견을 보인 만큼, 기업뿐 아니라 구성원들도 현재의 획일적인 근로시간 관리 방식에 일정한 불편과 경직성을 느끼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장은 “제도 개선은 더 오래 일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과 구성원이 각자의 상황에 맞게 일하는 시간과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되 필요한 보호장치는 갖추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코스포는 앞으로도 현장의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정부, 국회, 노동계와 지속적으로 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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