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9월 21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이후 난항을 겪던 후임 인선 작업이 '원외 중진' 기용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후임 대통령비서실장 인선이 원외 중진 쪽으로 기울고 있다. 강훈식 비서실장이 사의를 밝힌 지 17일이 지나도록 결론은 나오지 않자 여권에서는 현역 의원 차출에 따른 부담을 피하면서 당내 이견을 조율할 수 있는 인물을 찾는 기류가 감지된다.
한 달 가까이 공석이던 정책실장에는 하준경 경제성장수석이 승진 기용됐다. 정책 라인이 먼저 정리되면서 관심은 비서실장 자리로 쏠렸다.
초기 후보군은 현역 의원 중심이었다. 박성준·이해식·천준호·한준호 의원 등 친명계 인사들이 거론됐다. 대선과 당대표 시절 이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한 인물들이어서 호흡이 강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현역 의원이 비서실장을 맡으려면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하고, 그 지역구에서는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강 실장도 취임과 함께 의원직을 내놨고 후임 의원은 지난 6월 보궐선거로 뽑혔다.
같은 일이 반복되면 청와대와 민주당 모두 선거 부담을 안게 된다. 국정감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의원 한 명이 청와대로 옮기면 원내 공백이 생긴다. 당내에서는 후임 인선이 계파 갈등과 보궐선거 대비까지 얽힌 고차방정식이 됐다는 말이 나온다.
후임에게 요구되는 정치적 무게도 변수다. 3선 의원 출신인 강 실장은 정부 출범 직후부터 비서실을 이끌며 수석비서관들을 관리하고 당정 관계를 조율했다. 대통령 특사 역할도 맡았다. 여권에서는 후임 역시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며 같은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체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경수 정무특보, 이철희 전 정무수석도 하마평
이에 따라 대통령을 보좌하며 청와대 조직을 관리하고 여권 내 이견을 조율하는 관리형 인사가 선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3선, 원외, 관리형이 후임의 주요 조건으로 떠올랐다는 말도 나온다.
이 조건에 맞춰 후보군은 원외 중진으로 넓어졌다. 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민기 전 국회사무총장,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거론된다. 친이낙연계로 꼽히는 박광온 전 원내대표의 이름도 함께 오르내린다.
김경수 청와대 정무특보와 문재인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이철희 전 의원 등 비이재명계 인사 기용설도 나온다. 한 수도권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을 잘 아는 동시에 여권과 민주·개혁 진영을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지율 하락과 여권 내 갈등을 고려해 핵심 지지층에 호소할 수 있는 비명계 중진을 발탁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친명 측근 중심의 참모진에서 벗어나 당내 여러 세력을 포괄하는 인선을 택하면 여권 통합의 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연이은 장관 후보자 낙마로 흔들린 인사 검증 체계의 신뢰를 다시 세우는 일도 새 비서실장의 과제로 꼽힌다.
후보마다 대통령과의 관계와 국정 경험에는 차이가 있다. 최재성·도종환·박광온 전 의원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전부터 당내 다른 계파와 정치적 인연을 쌓아 왔다. 김민기 전 사무총장은 국회 운영 경험이 강점이다. 최종 낙점 과정에서는 대통령과의 소통 방식과 청와대 조직 관리 경험이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인선이 길어지는 데는 비서실장의 역할을 다시 정하는 과정이 겹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임론도 한때 거론됐으나 후임 인선으로 2기 청와대의 방향을 정하는 쪽으로 무게가 옮겨가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원외·중진·관리형이라는 조합은 그 방향을 보여준다. 이 대통령이 누구를 택하느냐에 따라 강훈식 체제 이후 청와대의 인사 기조와 당정 조율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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