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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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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은 쌓이는데 성과는 제자리…COP31 앞에 놓인 ‘실행의 벽’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11.05 15:20

화석연료 전환 로드맵 마련 난항…전기화 35% 목표 제시
연간 3000억달러 기후재원 약속…조달·집행 놓고 갈등 지속
AI 환경관리까지 의제 확대…자발적 선언의 한계 재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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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8일 피지 나디에서 '태평양 지역 COP31 사전 회의가 진행됐다. 사진=AFP/연합뉴스


오는 9일 개막하는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를 앞두고 국제사회의 기후 대응이 또다시 선언적 합의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튀르키예가 의장국을 맡고 호주가 협상을 주도하는 이번 총회는 '이행의 COP(Implementation COP)'를 표방한다. 의장국은 기존 선언과 목표를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성과로 연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이번 총회에서는 과거 당사국총회에서 채택한 합의와 선언의 이행 로드맵과 후속조치를 논의하는 의제가 유독 눈에 띈다.




가장 주목받는 쟁점은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이행계획이다. 국제사회는 2021년 COP26에서 석탄발전의 단계적 감축에 합의했고, 2023년 COP28에서는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을 촉구하는 합의문을 채택했다. 그러나 지난해 COP30에서는 화석연료 전환 로드맵을 최종 합의문에 담지 못하면서 감축 시기와 이행 방식을 둘러싼 과제를 남겼다.


COP30에서 로드맵 합의가 무산된 이후 브라질 COP30 의장단은 지난 3일 별도의 화석연료 전환 로드맵을 발표했다. 각국의 에너지 수급과 경제 여건을 고려해 전환 전략을 수립하고 2033년까지 국제 공동행동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당사국 전체가 합의한 공식 결정이 아닌 자발적 이행 지침으로, 구속력 있는 감축 목표와 퇴출 시한은 담기지 않았다.


이번 총회에서는 화석연료 수요를 줄일 구체적인 수단으로 전기화 확대가 추진된다. 의장국인 튀르키예는 2035년까지 세계 최종에너지 소비에서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을 35%로 높이는 '35 by 35' 목표를 제시했다. 수송과 건물 난방, 산업 공정에서 화석연료를 직접 사용하는 대신 전력 사용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전기화 목표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에너지 소비 구조와 산업 체계의 전환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번 총회 역시 선언적 합의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회성 CF연합 회장(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의장)은 지난 4일 열린 '아시아·태평양 재생에너지포럼(AFORE)'에서 “화석연료 소비는 줄어들어야 하지만 화석연료의 퇴출을 선언하는 것과 화석연료 없이도 작동할 수 있는 경제를 구축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개발도상국의 기후 대응을 지원하기 위한 재원 조달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국제사회는 2024년 COP29에서 선진국 주도로 개도국에 제공하는 기후재원을 2035년까지 연간 최소 300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재원 규모의 적정성과 국가별 분담 책임, 실제 자금 집행을 놓고 선진국과 개도국 간 이견이 지속되고 있다.


배보람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은 “올해 6월 협상에서는 선진국의 재원 제공 의무를 논의할 작업프로그램의 세부 계획조차 확정하지 못했다"면서 “기후위기에 책임이 가장 적은 개발도상국이 오히려 부채를 떠안으며 위기에 대응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의 환경영향을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국제적 약속도 논의되고 있다. COP31 의장국인 튀르키예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량 공개 등을 담은 '안탈리아 AI 서약'을 추진한다. 다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자발적 선언이라는 점에서 구체적인 이행 기준과 점검체계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기존 기후협약의 한계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선 국제선언에서도 이행 책임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드러났다. 2024년 COP29에서 채택된 '녹색 디지털 행동 선언'은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의 환경영향을 줄이고 청정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지만, 글로벌 데이터 랩(Global Data Lab)의 국제 기후협력 이니셔티브 평가에서 책임성 지수가 1점 만점에 0점을 기록했다.


결국 COP31이 내세운 '이행의 COP'가 또 하나의 구호로 남지 않으려면 선언을 넘어 각국의 책임과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명확히 해야 한다. 국제사회가 반복된 합의의 한계를 넘어 실질적인 감축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매년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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