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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이유민 기자]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조달비용 증가, 내년 2월 도입될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 각종 악재가 겹친 카드업계에 카드결제 직승인 시스템 도입을 통한 수익성 관리의 물꼬가 트였다. 카드결제시 밴(VAN)사를 거치지 않는 직승인 시스템을 도입해 영업비용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지난 9월 카드사의 결제 프로세스 간소화 방법의 하나인 직승인 결제를 사실상 허용하는 유권해석을 내놓음에 따라 카드업계는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간 소비자가 카드 결제 가맹점에서 신용카드로 결제를 할 경우 곧바로 신용카드가 승인하지 않고 밴사가 중간에서 승인과 전표 매입 등 결제 대행 업무를 해왔다. 이 과정에서 밴사는 카드사로부터 일정 비율의 가맹점 수수료를 받았다.
금융위가 직승인 결제를 허용하는 유권해석을 하자 ‘신용카드사-밴사-가맹점’의 삼중 구조였던 결제 시스템이 ‘신용카드사-가맹점’ 구조로 간소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카드업계는 자체적으로 카드결제를 진행하는 간소화된 결제시스템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밴사를 없애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겠다는 것이다.
또 신한카드, 롯데카드 등 일부 카드사는 케이알시스와 카드 전표 매입 업무 위탁 계약을 맺고 밴사를 없앤 결제 방식을 구축했다. 이들 카드사는 케이알시스와 계약을 통해 그동안 밴사가 도맡았던 신용카드 전표 매입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밴사를 없앤 결제 방식을 구축하고 있는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협약 완료 후 간소화 결제 시스템의 전산 작업을 준비 중"이라며 "아직 시스템의 전면 도입이 안됐지만 이번 협약으로 인해 밴사에 지불하던 여러 수수료가 줄어들며 영업비용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의 유권해석이 나오기 전까지 카드업계는 온라인 결제 과정에서 밴사의 역할을 하는 전자결제대행(PG)시스템을 직접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아울러 이번 유권해석으로 인해 오프라인에서 밴사 역할도 축소되면서 카드업계와의 밥그릇 싸움이 전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카드사가 직접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단순 비용 절약 뿐 아니라 정보의 보안 유지 등의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로 인해 대부분의 카드사가 직승인 결제 시스템 구축에 혈안이 된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기존 밴사가 존재했던 이유 중의 하나인 정보 보안 등의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