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아문센 해의 빙산. 아이스브릿지 임무 중 촬영한 것이다.(사진=NASA) |
[에너지경제신문 정종오 기자] 기후변화를 파악하기 위한 전 지구촌 노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올해 지구 빙권(氷圈) 연구를 위해 두 개의 인공위성을 추가로 발사할 계획이다. 빙권은 지구의 얼어붙은 지역을 말한다. 눈, 빙상, 빙하, 해빙을 비롯해 영구 동토층이 여기에 해당된다.
지구 빙권은 우리에게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하나는 빙권의 경우 태양빛을 적당히 반사하면서 지구 온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 주는 역할을 한다. 두 번째는 대부분의 담수를 저장하고 있는 곳이 빙권이다. 적당한 지구 온도 유지와 담수 확보를 위해서는 빙권이 필수적이다.
이번에 발사되는 인공위성은 우리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물의 움직임을 연구하는데 주목한다. 독일과 함께 개발하고 있는 인공위성 ‘그레이스 포(GRACE Follow-On)’는 그린란드와 남극의 빙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예정이다. 그린란드는 현재 분석된 바로는 매년 평균적으로 약 280 기가톤의 얼음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극도 매년 약 120 기가톤이 없어지고 있다.
두 번째 위성은 아이스샛-2(ICESat-2)이다. 오는 9월에 발사예정인 아이스샛-2는 전 세계의 얼음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레이저 장치를 이용해 분석한다. 특히 아이스샛-2는 우주에서 해빙의 두께를 측정할 계획이다. 이미 확인된 것처럼 현재 북극의 해빙은 갈수록 그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규모뿐 아니라 만년빙이 많이 사라지고 해빙의 두께가 점점 얇아지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눈(雪)에 대한 연구도 필수적이다. 미국 서부의 경우 여섯 명 중 한 명 정도는 식수를 위해 스노우팩(snowpack, 눈덩이로 뒤덮인 들판)에 의존한다. 우주에서 이 같은 스노우팩이 어떻게 펼쳐져 있는 지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여기에 북극의 영구 동토층에 대한 세밀한 분석 작업도 추가된다. 나사 측은 "지구 빙권을 연구하는 것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기후변화를 분석하고 미래에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예상하는 가장 중요한 연구"라며 "두 개의 인공위성이 추가로 발사되면서 지구 빙권에 대한 연구 작업에 전환점이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주에서 뿐만 아니라 항공기를 통한 연구 작업도 병행된다. 이미 나사 측은 오래 전부터 아이스브릿지(IceBridge)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아이스브릿지는 항공기를 이용한 극지역에 대한 연구임무를 말한다. 이미 아이스브릿지 임무를 통해 그동안 관련 과학자들은 21만2000마일(34만4000km)을 비행했다. 이는 지구 적도 둘레를 8.6배 비행한 것과 맞먹는다.
인공위성과 항공, 지상에서의 빙권 연구가 결합되면 앞으로 얼음이 녹으면서 해수면이 정확히 얼마나 상승할 것인지 정밀한 데이터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수면 상승은 전 지구촌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 북미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해안가에 거주하고 있다. 해수면 상승은 당장 이들의 생존에 영향을 미친다.
나사 측은 "기후변화에 직면한 지구의 현 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지구에서의 빙권 연구는 목성의 유로파, 토성의 엔켈라두스 등 얼음위성에 대한 기초 연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