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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8’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사진)은 지난달 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가전박람회(IFA) 2018’에서 웨어러블 로봇 ‘LG 클로이 수트봇’을 처음 공개했다. 조 부회장이 그간 미래 먹거리로 강조해온 LG전자 로봇 제품의 혁신을 전 세계에 입증했다. 올해 초 미국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8’에서 선보인 7종의 로봇에 이어 불과 7개월 만에 웨어러블 로봇까지 제품군을 늘린 것이다.
LG전자는 지난 13일 ‘2018 클로이 플랫폼 개발자의 날’ 행사도 열었다.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분과 각 사업본부 로봇 개발자를 포함한 LG전자 사내 로봇 관련 개발자 500여 명이 참석한 이 행사에선 LG전자 로봇 플랫폼을 활용한 로봇 시제품 30종이 소개됐고, 여러 로봇 기술과 로봇 개발 노하우가 공유됐다.
그동안 LG전자에선 각각 소프트웨어(SW) 개발자의 날, 인공지능(AI) 개발자의 날 행사가 있었지만 로봇 개발자가 한 자리에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 클로이는 LG전자 로봇 제품을 총칭하는 브랜드로, 안내 로봇, 청소 로봇, 잔디깎이 로봇, 홈 로봇, 서빙 로봇, 포터 로봇, 쇼핑 카트 로봇, 웨어러블 로봇 등 모두 8종을 갖추고 있다. 제품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LG전자는 가정·상업용에서 산업용, 의료용에 이르기까지 여러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LG전자는새로운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해 로봇 사업을 적극 키워나가겠단 전략이다. LG전자 측은 "로봇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지속 확대해 자율주행 기반 로봇 솔루션 분야를 선도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 부회장은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로봇 신제품 등 로봇 사업 혁신을 주문해왔다. 올 연말에는 로봇 사업 강화를 위해 인력과 조직도 대폭 보강할 예정이다. 조 부회장은 지난달 IFA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AI와 로봇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로봇 쪽은 올해 연말 사람이나 조직 부분이 많이 보강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LG전자의 로봇 포트롤리오가 가정용, 공공·상업용, 산업용, 웨어러블 등 모두 4개의 축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인력과 조직 역시 이 4개의 축을 중심으로 확대·집중되는 방식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LG전자는 로봇 사업 강화를 위해 이와 같은 독자적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외부와의 협업, 투자도 확대해오고 있다. 지난 1월엔 로봇 개발업체 '로보티즈', 지난 5월 인간의 감성을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AI 스타트업 '아크릴', 지난 6월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보사노바로보틱스'와 '로보스타',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 '에스지로보틱스' 등에 이르기까지 올해만 모두 5개 업체에 투자를 했다.
특히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에는 모두 800억 원 가량을 투입해 지분 30%를 취득, 경영권을 인수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조 부회장의 추진력과 로봇 사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구 회장이 신규 등기이사로 선임된 지난 6월 이사회에서 네이버 출신인 김상헌 전 대표를 LG그룹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도 로봇 등 신사업에 대한 그룹 차원의 관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왔다.
실탄도 충분하다. 지난해 말 기준 LG그룹 주요 상장사를 합산한 현금성자산 보유 규모는 6조 9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5% 늘어 역대 최고 수준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구 회장이 로봇 등 4차 산업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어 앞으로도 LG전자는 이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와 인적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