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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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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경·김우중 회장'…韓경제 고성장 이끈 1·2세대 기업인들 잠들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12.15 10:10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이 14일 향년 94세 나이로 타계했다. 지난 4월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별세에 이어 지난 9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까지 잇딴 1·2세대 기업인들의 타계 소식에 경제계가 애도를 표하고 있다.


◇ 구자경 회장 별세에 경제계 추모 잇따라


경제계는 별세한 구자경 LG 명예회장 대해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논평을 내고 구자경 명예회장 대해 "한국 경제성장의 산 증인이자 LG그룹을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놓은 분"이라며 "구자경 회장은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위대한 기업가였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어 "언제나 바른 모습을 보인 기업가였다"며 "확고한 소신과 철학을 바탕으로 기술과 인재를 중시했으며, 한창 절정인 70세 때 그룹의 미래를 위해 아름다운 모습으로 젊은 세대에 경영을 물려주신 구 회장의 모습은 오래도록 많은 이들의 가슴에 큰 울림이 됐다"고 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논평을 내고 구 명예회장에 대해 "적극적인 연구개발(R&D)과 해외진출을 통해 국내 전자.화학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했다"며 "고객가치경영을 도입하는 등 국민의 신뢰를 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애도했다.

구 명예회장은 LG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장남으로 1970년부터 럭키금성그룹(현 LG그룹) 회장을 맡았다. 그는 그룹 2대 회장으로 25년간 그룹을 이끌면서 LG그룹의 매출을 연평균 50% 이상 성장시켰다.


◇ 김우중 회장 별세 닷새 만에…"재계 침통"



재계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돌아가신 지 닷새 만에 구 회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침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9일 오후 11시5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1936년 대구에서 출생한 김 전 회장은 한국전쟁으로 부친이 납북된 후 서울로 올라와 경기중학교와 경기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1966년까지 섬유회사인 한성실업에서 일하다 만 30세인 1967년 자본금 500만원, 직원 5명으로 대우실업을 창업했다.45세 때인 1981년 대우그룹 회장에 오른 이후 ‘세계경영’을 기치로 내걸고 그룹을 확장해 1999년 그룹 해체 직전까지 자산규모 기준으로 현대에 이어 재계 2위로 도약시킨 대표적인 1세대 기업인이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그의 저서 제목처럼 아프리카, 동구권 등 지역에도 공격적으로 진출해 사업을 키운 김 전 회장은 창업 30여년 만에 대우를 자산규모 국내 2위의 재벌 기업으로 키워냈지만 수십조원의 분식회계와 10조원가량의 사기대출 등 부실 경영으로 대우를 파산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도 받는다.


◇ 이건희 회장 등 다른 1,2세대 기업인 근황은


재계의 잇따른 부고 소식에 다른 1·2세대 기업인의 근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 1위 삼성을 이끌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켜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은 뒤 6년째 병상에 있다.

이병철 선대 회장에 이어 강력한 리더십으로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하던 2세 이 회장이 쓰러지자 현재 삼성은 3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롯데그룹도 올해 98세인 신격호 명예회장 건강 문제로 노심초사하고 있다.

신 명예회장은 올해 10월 대법원에서 업무상 횡령과 배임 등 혐의가 확정돼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건강 상태와 고령 등을 사유로 형집행정지 결정을 받고 요양 중이다. 1세대 경영인으로 분류되는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올해 81세 고령의 나이지만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을 맡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범현대가에서는 정주영 창업주 회장의 아들인 2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82세로 고령에 속해 건강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정 회장은 2016년 말 최순실 청문회에 참석한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건강 이상설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측은 "건강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 역시 78세로 고령이다. LG가에서는 이날 별세한 구자경 명예회장 형제인 구자학(90) 아워홈 회장과 구자두(88) LB인베스먼트 회장, 구자일(85) 일양화학 회장이 80세를 넘겼다.

GS그룹 허창수 회장의 최근 용퇴도 주목된다. 허 회장은 GS 창업주인 고 허만정 선생의 3남인 허준구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3세 경영인이지만 현재 재계 최고참급이다. 허 회장은 2005년 3월 GS그룹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15년간 그룹의 성장 기반을 닦고 이달 3일 "소임을 다했다"며 경영 용퇴를 선언하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났지만 오는 2021년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기로 했다.


[에너지경제신문=이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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