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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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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전지차, 진화 속도 더 빨라진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2.10.17 14:43

연료전지자동차의 경제성

3세대 연료전지차량 등장, 실증 운전 중 이음새 없는 4세대 수소저장탱크 개발
리튬폴리머 전지로 안정성 높이고 슈퍼커패시터로 출력 늘려













●연료전지 스택과 보조전원 개선으로 주행거리 향상
지난 8월 30일 인천국제공항에는 작은 변화가 있었다. 수소연료전지버스 2대가 내년 12월까지 셔틀버스로 운행되기 시작한 것. 수소연료전지버스에 탑승한 승객들은 두 번 놀랐다. 한번은 내연기관차량에서 느껴보지 못한 정숙성과 청정성 때문이었다. 수소연료전지버스 제작사는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오래전부터 연료전지차량을 개발해왔다. 인천공항에 배치된 차량이 3세대 100kW급 연료전지시스템 모듈 2기를 탑재하고 350기압 수소저장탱크에 40kg 수소를 저장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500km 달한다고 자랑했다.  현대차는 이전에도 비슷한 사양의 버스를 내놓은 적이 있었다. 연료전지와 수소탱크의 사양이 같지만 보조전원인 초고용량 커패시터의 출력이 80kW에서 100kW로, 구동모터의 출력이 240kW에서 300kW로 향상됐다. 그에 따라 주행거리도 300km에서 500km로 늘어났다.

요컨대 현대차는 보조전원인 초고용량 커패시터의 성능을 향상시켜 보다 버스의 품질을 개선했다. 수퍼커패시터는 리튬이온전지를 뒤이은 차세대 배터리다. 50만 사이클에 이르는 긴 수명과 30초에 불과한 충전시간, 90%에 이르는 효율이 장점이다. 리튬이온 전지보다 수명이 길고 안전한 것이 특징이지만 아직까지는 에너지밀도가 낮고 가격이 비싸다. 하지만 저항이 낮아 출력밀도가 높으며 응답시간이 5∼10msec다. 리튬이온전지나 나스(NaS)의 응답시간은 초 단위.  현대차는 이미 수소연료전지버스를 2006년 독일 월드컵, 2010년 G20 정상회의,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등 국제행사 운영차량으로 사용한바 있으며 여수세계박람회에서는 93일간 운영하기도 했다. 이용객은 14만명 이상.  이번 인천공항에서의 운행또한 실증운행으로 운행 노선을 제공한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송도신도시의 천연가스 수소스테이션을 제공한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한다.

●투싼, 리튬폴리머 전지 사용으로 안전성 높여
현대차의 연료전지차량 개발은 2001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싼타페 연료전지 자동차가 그것. 하지만 현대 연료전지차량 결정판은 투싼 수소연료전지차다. 투싼은 2003년 현대차와 미국의 UTC 퓨어셀과 공동으로 개발을 시작, 18개월 후 2005년 1월 완성됐다.  싼타페가 1세대라면 투싼은 2차세 연료전지차다. 최고시속이 124km에서 150km로, 1회 충전거리도 160km에서 300km로 향상됐다. 종래에는 영상온도에서만 시동이 걸렸으나 투싼은 계절에 상관없다.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다.  투싼의 사양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연료전지 스택은 80kW급이다. 보조전원으로 20kW급 리튬폴리머 전지를 사용하고 있으며 구동모터는 40kW와 80kW급이다.

수소탱크는 350bar이며 100km까지 가속되는데 16초가 걸린다. 최고 시속은 150km.
보조전원인 리튬폴리머 전지는 소니가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으나 우리나라 코캄이 1999년에 성능이 개량된 리튬폴리머 전지를 특허내 세계 시장을 공략한 바 있다. 양극에 리튬화합물, 음극에 탄소재료, 전해질에 유기 고분자 화합물인 리튬염, 세퍼레이터에 겔상의 폴리머를 사용했다. 작동 전압이 3.6V로 폭발 위험이 없고, 전해질이 겔 타입이므로 전지 모양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초박형, 경량화가 가능하며, 전해질에 폴리머를 사용함으로써 안정성이 뛰어나며, 또 보호회로가 불필요해 저가격화를 실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5000psi(350bar) 충진 성공, 이음새 없는 3중층 수소저장탱크
수소저장장치또한 연료전지차의 성공열쇠다. 수소는 폭발위험성이 상존함으로 수소연료전지차는 늘 안정성 문제가 제기됐다. 현대차는 퀀텀 테크놀로지사와 5000psi급 수소저장탱크를 공동개발했다. 5000psi 수소저장탱크는 부피가 72리터이며 3중층 구조다. 각층 모두 이음새가 없는게 특징. 무게가 가벼운 복합재료를 사용했으며 연료의 쾌속 주입과 배출시 발생하는 열에 의한 탱크 외벽의 물리적 손상을 억제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는 4세대 3중층 복합재료 압축가스 탱크 외 2세대 금속 압축가스 탱크 원판형 가스 주입기, 가스 주입기 압력조절기 등을 개발했다.

●현대차, 차세대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을까?
현대차는 2020년에 하이브리드와 연료전지차가 전체 차량에 50%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7월 BMW 그룹와 토요타자동차 주식회사는 “FC시스템의 공동 개발”등에 장기적인 전략적 협업 관계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차세대 리튬 이온 배터리 기술에 관한 공동 연구의 개시를 발표했다. 토요타는 프리우스라는 걸출한 하이브리드카를 갖고 있으면서도 별도의 리튬이온전지 생산라인을 갖고 있지 않다. 현세대 리튬이온전지는 PHEV, EV, HEV 모두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런만큼 BMW와의 차세대 리튬이온전지개발 계획 발표는 이래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현재 현대차는 리튬이온전지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서 납품받고 있다. LG화학 제품은 현대모비스와의 합작회사인 HL그린파워를 통해 공급받아 내연기관 자동차에 장착되고 있고 SK이노베이션 제품은 레이EV에 장착되고 있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이 서산공장을 준공하며 본격적으로 세계 이차전지 시장경쟁에 뛰어든만큼 현대차와 이들 회사와의 협업 관계도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

■ 연료전지차 기술 어디까지 왔나
국산화율 92%, 국산탱크 개발

현재 우리나라 연료전지차 국산화율은 92%다. 연료전지차는 ▲연료전지 스택 ▲수소공급계 ▲공기 및 물관리계 ▲전력동력시스템과 보조전원시스템으로 나뉜다.  연료전지 스택의 금속분리판은 하이스코가 제조한다. 가스켓은 동아공업, 공용분배기와 인클로우저는 우신공업, 체결기구와 앤드플레이트는 대원강업이 만든다. 전극막은 2015년 개발 예정이다. 수소공급계의 재순환블로워는 현대모비스가, 체그밸브와 PRV, 리셉터클은 하이록코리아가 제조한다. 레귤에이트넌 모토닉, 프레임은 캐놀퍼스텍, 이젝터는 현대모비스와 세종공업이 만든다. 국산 수소탱크는 개발 과제다.

공기와 물관리계에서 가습기는 코오롱이, 소음기는 말레 동현, 화학필터는 한국3M, 공기블로워는 한라공조가 맵센서는 케피고, 공기차단밸브는 모토닉이 제조한다. 이온필터는 만앤휴맬 동우, 실리콘호스는 세명기업, COD히터는 한라공조, 스택펌프는 명화공업, 부동액은 극동제연, 전장펌프는 지엠비코리아, 전도도센서는 케피코, 3WAY밸브는 인지컨트롤스와 캄텍이 제조한다.  전기동력시스템과 보조전원시스템 중 모터는 현대모비스가 모터제어기는 LSTKS전, 저전압전력변환기는 아이파워컨, 슈퍼캡소기충전장치는 이경산전, 슈퍼커패시터는 네스캡이 제조한다. 
 
■ 수소에너지 ‘논란’

수소경제 도래할까?

Jeremy Rifkin은 저서 ‘수소경제’와 ‘제3차 산업혁명’에서 수소연료전지차를 미래의 수평분산형 에너지수급체계의 핵심으로 거론했다. 값싸고 무공해한 수소가 미래의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수소경제에 대한 회의도 만만치 않다. 기후변화론자들은 수소는 화석연료에서 추출되고 그 과정에서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저감에는 최소의 효과뿐이라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학자가 Joseph J. Romm이다. Romm은 美클린턴 행정부 시절 에너지효율과 신재생에너지 분야 중책을 역임했다. 당장 기후변화를 위해 행동해야하기 때문에 2050년에서야 겨우 효과를 볼 수소에너지 채용은 도움이 안된다고 2004년에 출간된 ‘The Hype about Hydrogen’에서 주장했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별 무관심한 산업론자들에게 수소는 여전히 매력적인 에너지원이다. 무엇보다 ‘널려’ 있기 때문이다. 공장의 공정과정에서,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수소가 발생한다. 이른바 ‘부생수소’는 태울 때 전기와 열을 방출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난방용으로 이미 공급되고 있다. 최근 울산에 세계최대규모의 부생수소를 이용한 수소타운이 건설된 배경에도 울산석유화학공업단지가 있다.  일찍이 수소의 이용에 눈을 이들은 유럽의 가성소다업계다. 유럽의 경우 가성소다 업계에서 발생되는 부생수소는 연간 1254만4000톤에 이르며, 대부분 천연가스와 혼합해 연료나 발전용으로 사용한다. eurochlor.org의 자료에 따르면 2010년 90%의 부생수소가 재이용되고 있다.

수소이용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연료전지를 활용하는 방안이 권고되고 있으며 20%의 전기에너지가 절감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유럽은 전세계 가성소다 업계의 23%를 차지하는데 부생수소를 이용한 발전가능용량이 2.2GW에 달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이미 건물발전용 수소연료전지가 보급돼 시험운전되고 있고 수소연료전지차량도 개발 중이다. 기후변화론자들의 소망과는 별개의 일이지만 이미 일은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 이 글은 수소경제에 대한 찬양도 반대도 아니다. 그저 2012년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한 기록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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