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김지형

kjh@ekn.kr

김지형기자 기사모음




[데스크 칼럼] 살인 부르는 층간소음… 근본 해법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1.28 10:57

에너지경제 김지형 건설부동산부장

김지형반명함사진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로 이사 가고 싶어요. 아이들이 조금만 뛰어도 밑에서 올라와서요. 다음에 이사갈 땐 아예 1층으로 가려고 합니다."

층간소음 문제가 이사로 이어진 것은 그나마 양반이다. 때론, 층간소음은 아랫층과 윗층 주민 간 갈등으로 사람의 목숨까지 앗아가기도 한다. 층간소음이 우리 공동체 생활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인 이유다.

인천의 한 빌라에서 벌어진 층간소음 살인미수 사건으로 나라 전체가 떠들썩하다. 피의자의 흉기 난동에 대해 부실하게 대응을 한 경찰관들을 엄벌해달라며 피해 가족이 올린 국민 청원 글에 20만명이 넘게 동의를 하는 등 층간소음으로 인한 살인미수 사건은 일파만파다.

이번 사건은 지난 15일 인천 남동구의 한 빌라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 사건으로 해당 빌라 4층에 사는 40대 범인은 같은 빌라 3층에 거주하는 피해자 A씨와 그의 남편 B씨, 자녀 C씨 등 A씨 일가족에게 흉기 테러를 가해 살인미수와 특수상해,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 24일 검찰에 송치됐다. 이 사건으로 A씨는 범인이 휘두른 흉기에 목이 찔려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고, B씨와 C씨는 손과 얼굴 등을 크게 다쳤다. 그러나 현장에 출동했던 여성 경찰관은 구급 지원 요청 등을 이유로 현장을 이탈했고, 1층에 있던 남성 경찰관도 소극적으로 대처하면서 경찰의 부실 대응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주민 간 층간소음 갈등이 외국에서나 볼 법한 테러사건이 된 것이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인천 흉기난동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부실대응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경찰을 질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처럼 살인까지 부르는 층간소음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에는 건설업계의 기술적 발전이 기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행이 최근 우리나라 대형 건설업계는 이같은 층간소음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현대건설은 기존의 바닥구조시스템에 특수소재를 추가 적용함으로써 국내 유일의 1등급(39dB·데시벨) 기술역량을 공식 확보했다. 현대건설이 지난 5월 ‘H 사일런트 홈 시스템 Ⅰ’에서 공개한 바닥구조를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한층 성장한 기술역량을 드러낸 것이다. 이 건설사가 공인 인증받은 중량충격음 차단 1등급 수준은 윗층의 과도한 충격이 아래층에서 거의 인지하기 어려울 정도의 성능을 의미한다.

포스코건설은 최근 공동주택의 층간소음을 획기적으로 저감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 바닥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DL이앤씨의 ‘디 사일런트(D-Silent)’ 바닥구조는 중량충격음 차단 2등급(41~43dB)으로 가정용 에어컨의 저소음 작동모드와 비슷한 수준의 소음차단 성능을 확보한 성과다.

한화건설은 층간소음 저감 효과가 뛰어나고 친환경소재를 활용한 층간차음재인 ‘EPP+EPS 적층형 60mm 층간차음재’를 개발했다. 한화건설이 새롭게 개발한 층간차음재는 중량충격음 저감 효과가 우수할 뿐만 아니라 기존 층간차음재보다 30mm 더 두꺼워진 친환경 EPP+EPS 60mm 적층구조로 겨울철 난방효과도 향상시켰다.

건설업계의 이같은 아파트 층간 소음 해결을 위한 부단한 노력의 경주는 단순히 기술적 혁신의 의미가 아니라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되고 있을뿐만아니라 국민의 생명이 달린 당면 과제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코로나 창궐로 인해 재택근무, 원격교육 등 집 안에 거주하는 시간이 늘면서 아파트 층간소음 저감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지고 있는데 국내 대형 건설업계가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고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뛸 수 있는 거주공간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을 기대해본다. 특히, 이같은 층간소음 저감 기술이 신축 브랜드 아파트뿐만 아니라 그간 층간소음 사각지대였던 빌라(다세대·연립주택)에도 빠르게 제도적으로 적용되길 고대한다. 이런 층간소음이 더이상 부정적 단어로 뉴스에 등장하지 않는 세상에 살 수 있도록 국내 건설업계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