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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하반기 생산확대로 흑자전환 예고...3사 일제히 목표상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8.04 14:09

원자재값 안정 전망에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난 해소 기대 속 공격 경영



본격적인 생산확대 통해 연말 실적 반등 기대감...흑자전환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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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연구원이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대외 악재를 만나 잠시 주춤했던 국내 전기자동차용 이차전지 업계가 하반기 대반격에 나선다. 연말로 접어들면서 원자잿값이 안정되고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세계 1위 기업이자 최대 경쟁사인 중국 CATL이 미국 견제로 쉽사리 북미 진출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도 국내 업계엔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리 기업은 하반기 매출 목표를 높이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 하반기 매출 목표 높이고 흑자전환 자신감

5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3사는 긍정적인 올해 하반기 전망을 하고 있다.

올해 2분기에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줄어든 LG엔솔은 하반기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를 기존 19조2000억원에서 22조원으로 높여 잡았다. 또 5년 내 연간 매출을 3배 이상 키우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회사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올해 3분기부터 배터리 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점을 고려해 올해 하반기 매출이 상반기 대비 34%,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SK온은 올해 2분기 6분기 연속 적자인 영업손실 3266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한 적자인데다 적자 폭이 1분기보다 532억원 확대되며 우려를 키웠다. 판매 물량 감소와 함께 유럽지역에서 동력비가 증가한 탓이다.

하지만 올해 4분기 흑자전환을 이루겠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며 여유를 나타냈다. 뿐만 아니라 연말까지 매출이 7조원 중반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했다. 올해 생산능력이 지난해 말 40기가와트시(GWh)에서 77GWh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오는 2030년에는 500GWh까지 키운다는 전략이다.

삼성SDI는 올해 2분기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LG엔솔과 SK온에 견줘 영업이익은 429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기반으로 한 수익성 기반 성장을 추구한 결과로 풀이된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에도 긍정적인 경영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 배터리 악재 완화…미·중 패권 경쟁 반사이익

국내 배터리 기업이 올해 하반기 실적 개선을 확신하는 이유는 그동안 발을 묶은 여러 악재가 해소되고 있어서다. 먼저 빠듯했던 차량용 반도체 수급 상황이 다소 안정화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국내 완성자동차 5개사 판매 실적은 전년 동월과 비교해 7.2% 늘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여파로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다 5개월 만에 반등했다. 주우정 기아 재정본부장 부사장은 최근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 반도체 차질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작년이나 올해 상반기처럼 지대한 영향요인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분석했다.

원자재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고공행진을 이어온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 주요 금속 가격이 올해 하반기 진정될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로 세계적으로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실제로 지난달 15일 기준 니켈 가격은 t당 1만9333달러로 전월 말 대비 18% 이상 떨어졌다. 지난 3월 4만8410달러를 기록한 뒤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대규모 투자가 집행된 생산시설 일부가 가동을 시작한다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우선 LG엔솔은 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세운 얼티엄셀즈 첫 합작공장이 올해 3분기 가동을 시작한다. 미국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에 들어서는 1공장은 연간 35GWh 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고 점진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LG엔솔이 폴란드 공장을 가동한 이후 세운 첫 번째 대규모 생산시설인 만큼 운영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삼성SDI는 헝가리 2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연간 24GWh 생산규모를 갖추고 고사양 배터리인 ‘젠5(Gen.5)’를 앞세워 유럽 내 판매를 본격화한다. SK온은 지난해 가동에 돌입한 미국 조지아 1공장과 올해 운영을 시작한 헝가리 2공장에서 수율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영토를 빠르게 넓히는 국내 업계와 달리 CATL은 미국과 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으로 주춤하고 있다. CATL은 올해 상반기 기준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34.8%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회사는 여세를 몰아 북미 지역에 배터리 생산시설 계획을 최근 공식화할 예정이었지만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해 대중 강경 기조를 시사하자 발표를 10월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CATL이 남긴 공백은 국내 업계가 독식할 수 있다. 미국이 추진 중인 전기차 구입 세액공제 등 각종 지원책에 따른 수혜도 입게 될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용 배터리는 최근 반도체 수급 문제가 완화되고 있고 주요 완성차 고객 전기차 신차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하반기 탄탄한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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