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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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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부동산 침체기 건설사에 "분양가 인하해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20 14:54

업계, 최근 PF철회·복합사업 연기·도정 유찰·분양연기 등 침체



건설사 위기돌파 전략으로 가격할인·인프라사업 등 제시



저가경쟁, 부실공사, 낙후된 기술력 등 업계 문제점도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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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에 부동산 시장이 침체인 상황에서 건설사들의 사업전략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챗GPT 채팅 화면 캡쳐.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업계가 힘겨워하자 요즘 전 세계적으로 AI(인공지능)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미 기업 오픈AI가 만든 챗봇서비스 ‘챗GPT’가 분양가 할인, 인프라 수주, 해외진출, 3D프린팅 기술 도입 등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침체로 부동산 분양시장은 미분양이 폭증하고 있으며, 도시정비사업은 1개사만 입찰해서 유찰로 인한 수의계약이 잦다. 최근에는 대형사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철회하거나, 복합개발사업은 내년으로 연기하고, 사업을 시행하는 중견 건설기업은 분양을 꺼려하는 등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운영 중인 상황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최근 바라보는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금융위기 때보다 상황이 좋지 않고, 외환위기 때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다"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챗GPT에게 ‘부동산 시장이 침체인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취할 사업전략은 무엇이 있나?’라고 물어보니 가격경쟁력 강화, 사업 다변화, 해외진출, 기술력 강화 등으로 답했다.

먼저 챗GPT는 건설사들이 부동산 시장 침체기일 때 분양가를 할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분양가 인하, 이자 유예, 분양 옵션 등을 통해 구매자들의 구매 의사를 유도하고 있다"고도 답변했다.

실제로 최근 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평촌 센텀퍼스트’를 예로 들 수 있다. 이곳은 후분양 단지로서 3.3㎡당 평균 3211만원, 84㎡는 최고가 10억7200만원에 이른다. 결국 이 단지는 일반분양 1150가구 모집에 350명만 지원해 평균 경쟁률 0.3대 1에 그쳤다.

그러자 해당 조합인 덕현지구 재개발 조합은 총회를 열어 분양가를 10% 인하하기로 결정하고 평당 분양가를 2890만원까지 낮췄다. 84㎡는 9억6480만원으로 1억원이나 낮춰진 셈이다. 이에 대해 주요 매체에선 ‘눈물의 분양할인’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참고로 평촌 센텀퍼스트 분양가는 해당 조합이 최종 결정하는 것으로 대표 시공사인 DL이앤씨와 코오롱글로벌 등은 그저 기성금을 받고 도급 공사만 한 구조이기에 건설사의 영향은 제한적이다.

다음으로 챗GPT는 사업 다각화를 제시했다. 이 챗봇서비스는 "건설사가 인프라, 에너지, 환경 사업 등에 진출해 수익원을 안정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해외시장은 국내 시장과는 다른 성장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환경 부문에선 10대 건설사 중 한곳인 SK에코플랜트가 음식물폐기물에서 나오는 가스를 연료로 전환해 공급하는 사업개발에 나서고 있다. 디벨로퍼사인 아이에스동서도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을 통해 건설부문 매출과 이익 감소를 방어하고 있다.

아울러 챗GPT는 기술력 강화로 3D프린팅 기술을 꼽았다. 챗GPT는 "건축물을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건설하는 등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해 경쟁 우회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건설사들은 3D프린팅 기술의 이전단계라고 할 수 있는 3차원 설계인 BIM(건설정보모델링)의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GS건설은 해외 인프라 현장에 활용하는 BIM을 국제표준에 맞게 실무로 활용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오토데스크를 통해 BIM 가이드를 제작해 협력사에 배포하기도 했다.

챗GPT의 제시안은 대부분 현재 건설사들이 취하는 보수적 방식을 그대로 답변하고 있다. 새로운 것이나 뜬금없는 전략은 제시하지 않고, 결국 건설업계가 그동안 취해온 과정을 나열한 것에 불과했다.

그런가 하면 챗GPT는 건설산업의 문제점을 정확히 꼬집기도 했다. 입찰경쟁을 위한 저가수주와 숙련공 부족에 의한 공사품질 저하, 낙후된 기술력 및 부실공사 문제 등을 지적했다.

건설업계 안전전문가는 "최근 챗GPT의 인기를 실감하며 이것저것 물어봤지만 대부분 기본적인 모든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정부나 건설업계가 이런 결과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나"라고 전했다.

kjh12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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