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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답하듯 원 장관은 "건설현장에서 가장 힘든 이들이 전문건설인들이다. 그런데 노조라는 간판을 단 세력들이 온갖 명목으로 업계에 빨대를 꽂고 있다"며 전문건설업계 고충을 함께 이해했다. 실제로 원 장관의 힘 있는 이런 발언은 전문업계 관계자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는 후문이다.
이 과정에서 원 장관은 "‘원청사’는 전문건설업계가 노조에게 당하는 동안 페이퍼업무만 하고 있었고, 수익만 가져가는데 그게 무슨 ESG경영이냐"라고 일갈했다. 여기서 원청사라고 하면 보통 원도급사를 말하고, 이는 즉 종합건설업으로 확대해석 할 수 있다.
원 장관이 건설노조 불법행위를 비판하다가 원도급사까지 비난하자 가만있던 종합건설업계는 고기 씹다 혀 깨문 표정으로 뒤통수 맞은 모양새가 연출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종합건설업을 이끌고 있는 대한건설협회가 국토부와 소원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건협이 건설업계 맏형 노릇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의견은 분분하다. 건설노조는 본래 전문건설업인 철근·콘크리트공사업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고 있다. 또한 윤학수 전건협 회장은 최근 취임했고 김상수 건협 회장은 내년 초면 임기가 종료되기에 현안을 두고 퍼포먼스 차이가 있는 건 당연하다는 시각이 있다. 게다가 이미 건협은 지난달 원 장관과 노조 관련 간담회를 한 적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건협이 이번 계기를 통해 전건협에게 건설업계 주요 이슈와 관련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건설산업에선 건설노조 불법행위 외에도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 중 하나인 종합-전문업 상호시장 진출에 의한 수주 불균형 초래가 양측 간 현안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원 장관과 전문건설업계가 이번 행사를 계기로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하게 되면 종합건설업 입장에선 좋을 것이 없다는 시선이다. 본래 종합건설사도 영세업체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갑’의 이미지가 강한 만큼 전문건설업계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아 추후 원 장관과 조우할 날 건협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