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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입수한 국토교통부의 ‘최근 3년간 사망사고 발생한 건설현장 위반사항’에서 현대건설이 안전관리와 관련 가장 많은 지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 계동사옥 |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대형건설사의 건설현장 안전관리가 여전히 미흡하며, 각 건설사의 안전에 대한 인식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최근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 및 옹벽(조경형 장) 붕괴 등 부실시공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대형건설사 작업자들의 기본적인 안전 관리 미흡 사례가 다수 지적됐다.
15일 본지가 홍석준 국민의힘(대구 달서구갑) 의원으로부터 입수한 ‘최근 3년간 사망사고가 발생한 건설현장 위반사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전국에서 1636건의 안전관리 관련 위반사항이 나와 현지시정 및 벌점이 부과됐다.
특히 건설사 시공능력평가(2022년 기준) 상위 10위 건설사 현장에서 822건의 안전관리 지적사항이 나왔는데, 가장 많은 지적을 받은 건설사는 시공능력평가 2위인 현대건설로, 총 169건의 지적 사항이 제기됐다.
◇ 현대건설, 기본적 안전관리 사항 다수 위반
구체적으로 최근 현대건설은 지난해 7월 ‘안산 중앙역 업무복합시설 신축공사’ 현장에서 가설기자재를 제자리에 보관하지 않아 이동 보관 조치와 결로 방지재를 보완할 것을 지시받았다.
또한 최근까지 부실한 하자보수 논란이 있던 경기 고양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 신축공사 1단지’에서도 지난해 같은달 우기대비 콘크리트 옹벽 뒷채움 토사 관리 미흡을 지적받은 바 있다.
인천에서는 백운2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힐스테이트 부평) 현장에서 상부 단열재와 철근 간격재 설치에 대한 위반 사항이 있었고, ‘힐스테이트 의정부역’에서는 단열재 관리가 미흡하다고 지적 받았다.
현대건설은 지방에서도 위반사항에 대한 현지시정이 있었다. 지난해 5월 국내 최초 스마트기기로 ‘원격현장플랫폼’을 적용한 경주 ‘보문천군지구 도시개발사업 조성공사 현장’에서 안전시설물 설치와 폐기물 관리 미흡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이 외에 대부분 안전난간 설치 미흡, 시스템 비계 설치 미흡 등 기본적인 작업자 안전관리 사항에서 위반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아직 지적받은 사항이 없으나 수도권 건설현장을 관할하는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의 특별점검이 집계되지 않아 지켜봐야 한다.
한편 이번 현장은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현장에 대한 특별점검으로 재발 방지 차원에서 각 국토청에서 특별점검에 나선 것이다. 앞서 지난 2021년 윤영준 대표이사 취임 이후 현대건설은 공사현장에서 분기마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최근 PTW(안전작업 허가서) 운영을 강화했고, 자체 안전점검도 지속 실시하고 있다"며 "또한 근로자 전용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작업중지권’ 등을 발동하며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 현장 관리 소홀 지적…기본과 원칙 준수해야
현대건설 외에도 다수 대형사들이 안전관리 미흡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 현대건설에 이어 대우건설이 168건, 롯데건설이 106건, GS건설이 97건, DL이앤씨가 78건의 안전관리 사항을 위반했다.
특히 지난달 29일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AA13-2블록 주차장 붕괴사고 발생 현장을 시공하는 GS건설은 올해에만 9개 현장에서 28번의 안전관리 사항을 위반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설사들이 여전히 철저하게 안전관리를 하지 않는다는 여론의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점검을 한 만큼 민감하게 현장시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대부분이 ‘추락’ 등 후진국형 사고가 될 수 있는 안전난간 설치 미흡이나 가설기자재인 동바리 설치 미흡 등 기본적인 것에서 문제가 지적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대부분 현장 관리자들이 페이퍼 워크가 많고 안전관리자 및 감리인원 부족으로 현장을 직접 둘러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기본적인 것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자주 보인다"고 지적했다.
kjh123@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