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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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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재건축 아파트’ 공사비 폭증에 사업성 흔들리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23 14:56

반포주공 1단지, 총회서 49층 대신 35층 계획 결정



공사비용 폭증·공기 연장 우려…신반포2차도 ‘고민’



전문가 "여의도 한강변은 초고층 재건축 밀고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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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9층 이상 초고층 재건축 추진 바람이 불고 있지만 공사비 증가 사유를 들어 추진을 하지 않는 단지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일대.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서울 한강변 일대에 49층 이상 초고층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가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지만 공사비 폭증과 늘어나는 공사기간으로 인해 향후 실행가능성에 물음표가 그려지고 있다. 특히 여론이 초고층 설계에 들어가는 사업비용과 기간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 반포1단지, 49층 대신 35층 결정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 조합이 최고 35층을 49층으로 상향할지에 대한 총회를 열었지만 공사비와 공기연장 부담으로 부결됐다.

지난 16일 총회에서 조합원 2300명 중 1980명이 투표한 가운데 찬성이 634표, 반대가 1297표, 무효가 49표 나왔다는 것. 이로써 반포1단지 아파트는 기존안대로 35층 5002가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준공은 2027년 11월이다.

해당 단지 시공사인 현대건설 등에 따르면 49층으로 계획할 경우 공사비가 1500억원, 인·허가 비용 300억원, 이주 금융비용 400억원 등 2200억원 정도의 사업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공사기간이 44개월에서 51개월로 최소 7개월 이상 늘어나는 것도 부담이 돼 기존 35층 계획으로 무게가 기운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반포주공 1단지는 조합원이 이미 이주까지 마쳤고, 현재 철거가 진행 중이다. 특히 주변 지역에서 전세 등으로 거주 중인 만큼 신속성이 우선됐다는 판단도 있다.


◇ 한강변, 50층 초고층 아파트 시대 도래

서울시는 올해 1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공고하면서 아파트 ‘35층 룰’을 폐지했다. 그러자 서울 노후 단지들이 기존 35층에서 49층 이상으로 층수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참고로 ‘건축법’ 상 건물 층수가 30층 이상이거나 높이 120m 이상이면 ‘고층 건축물’에 해당된다. 30층에서 49층, 높이 120m에서 200m까지는 ‘준고층건축물’이다.

편의상 49층 아파트를 초고층 재건축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층수가 50층 이상, 높이 200m 이상이어야 ‘초고층 건축물’인 것이다.

최근 추세는 한강변을 중심으로 50층 이상 초고층 재건축 추진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여의도 시범아파트(1971년)가 최고 층수 65층, 대교아파트(1975년) 59층, 진주아파트(1977년) 58층, 한양아파트(1975년)가 54층으로 초고층으로 층수를 계획했다.

다만 여기서부터는 계산이 전혀 달라진다. 50층 이상이 될 경우 초고층 건축물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여기에는 지진과 해일 등에 관한 40여개 심의를 받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사업성이 크게 떨어진다.

공사비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고층으로 올라갈수록 지진이나 풍압에 취약할 수 있어 특수구조물로 설치해야 하는 것과, 초강도 콘크리트 시공, 고급 자재 등에 의해 건축비용, 30개층마다 피난안전구역을 추가로 설치해야 하는 비용이 들어간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초고층에 대한 현실감각이 없어 공사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모르는 것 같다"며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예상치 못했던 공사비용 증가로 조합원들이 분담금 피해 등을 볼 수 있기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신반포2차에서도 49층 대신 35층으로 빠르게 추진하는 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김제경 투미부동산 컨설팅 소장은 "반포주공1단지가 관리처분인가 때만이라도 49층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면 결과가 어떨지 장담하지 못했을 것 같다"며 "한강변 아파트의 경우 프리미엄 가격이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초고층 재건축에 대한 열망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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