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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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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창훈 현대엔지니어링 실장 "30층 모듈러 아파트 기술력 확보할 것"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9.03 11:19

스마트기술로 공기단축·원가절감·안전시공 등 늘 고민



모듈러 공법은 안전·경제 담보한 건축생산 혁신 기술



모듈러 주택 활성화 위해 발주량 확대·발주체계 개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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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훈 현대엔지니어링 스마트컨스트럭션실장이 최근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 계동사옥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의 모듈러주택 최종 목표는 민간 분양아파트의 국민평형 84타입과 20~30층 규모의 단지형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입니다."

강창훈 현대엔지니어링 스마트컨스트럭션실장은 지난 1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모듈러 건축은 현장에서 직접 공사를 하는 것이 아닌, 공장에서 조립 후 모듈을 운반해서 현장에서 조립하는 건축공법이다. 건설현장 숙련공이 줄어 노동 생산성이 저하되고, 동시에 추락사고 등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 현 시점에서 ‘모듈러 공법’ 확대는 필수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건축생산 방식의 혁신기술이자, 안전하고 경제적인 건축공법인 ‘모듈러건축’ 기술개발에 매진해 이를 시장에 확대하는 것에 일익을 담당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건축구조 분야 박사학위를 취득해 다수 논문 및 특허 보유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모듈러구조시스템과 관련한 기술을 직접 개발하며 모듈러 공법 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다. 최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준공현장을 찾을 정도로 주목을 받은 국내 최고층 13층 모듈러 주택 ‘용인 영덕경기행복주택(106가구)’수주에도 큰 공을 세운 바 있다.

엔지니어이자 연구자인 그에게 성공철학이 무엇인지 물어보니 ‘겸손함’이 최고의 덕목이라고 했다. 그는 "늘 부족함을 메우고자 노력하고,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새로운 기술이나 이론 학습에 매진하려고 한다"고 스스로를 담금질했다.

이같은 덕목으로 그는 국내 최고 수준의 모듈러 건축 R&D(연구개발) 조직을 갖춘 스마트컨스트럭션실을 이끌며 성공수행에 나서고 있다. 스마트컨스트럭션실은 모듈러 공법 등 기반이 되는 설계자동화, 시공자동화, BIM(건축정보모델), 드론 등 스마트건설기술과 공기단축 및 원가절감형 프리캐스트콘크리트 및 강구조공법, 바닥충격음, 친환경 공법 등을 연구하는 부서다.

그는 "현대엔지니어링은 2012년부터 모듈러건축을 주목하고 지금까지 특허 13건과 건설신기술 1건을 득했다"며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및 서울주택공사(SH)와 모듈러 표준구조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특히 올해 5월 국내 최고층인 13층 경기주택도시공사(GH) 용인영덕경기행복주택(2023 대한민국 국토대전 대통령상 수상) 사업을 성공적으로 준공해 고층아파트에 대한 모듈러 건축기술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기술로 현재 인허가가 진행 중인 SH공사의 가리봉동 모듈러주택사업(246가구)도 곧 착공에 나설 계획이다.

향후에는 대형 모듈러건축과 OSC(탈현장건설) 국가연구개발사업에도 지속 참여할 예정이다. 그는 "자체적으로는 20~30층 민간 대형 분양아파트 사업에 적용 가능한 설계·시공·제작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 외 기숙사나 호텔 등 다양한 모듈러 상품 개발과 더불어 해외 사업도 검토 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모듈러 인식이 아직 국민에게 닿지 않은 부분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아직 민간에서는 모듈러 주택이라는 용어가 컨테이너 하우스, 임시·가설주택 등과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며 "사실 모듈러 건축은 건축법과 주택법 등 똑같이 적용을 받고 있는 새로운 건축방식일 뿐, 완공 이후 기존 건축물과 동일한 성능을 보이고 있고 이에 더해 바닥충격음까지 줄여주는 고급 건축 공법이다"고 설명했다. 민간에 이같은 이로운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정부의 역할이 우선돼야 한다. 정부가 대량으로 모듈러 주택을 발주해야 기업이 더 많은 R&D를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국토부에서 각종 인센티브를 포함한 모듈러 주택의 활성화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며 육성 의지를 적극 드러냈다"며 "다만 그럼에도 아직은 모듈러 아파트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기에 공공의 마중물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모듈러 사업에 대한 발주는 ‘기술형 입찰’(설계·시공 일괄입찰) 등을 통해 대규모 아파트를 공급한 경험과, 그 기술력을 보유한 종합건설사가 총괄하는 형태가 이상적일 것이다"고 제안했다.

무엇보다 "용인영덕처럼 일정규모 이상의 주택은 코어나 지하층, 저층부, 단지 조성 등을 위한 현장 공사비가 모듈러 제작이나 설치비보다 더 많이 나오는데, 이럴 때 종합건설사가 사업을 총괄하면 현장 공사비를 줄일 수 있어 전체적인 공사 비용도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장점을 내세웠다.

모듈러 아파트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작사의 기술력 향상과 공장 자동화(아직은 부분 자동화)가 선행돼야 하고, 종합건설사와 모듈러 제작사가 기술협력 등 협업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야 모듈러 주택 본연의 장점인 공기단축과 원가절감, 고품질 구현이라는 필수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같은 이상이 실현된다면 강 실장은 현재 수준에서 모듈러 산업이 ‘퀀텀 점프’를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는 "현대엔지니어링은 초고층 및 대형평형 모듈러 민간 분양아파트를 짓기 위해 기술개발을 지속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할 것이다"며 "다양한 상품과 사업 포트폴리오 기반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도 적극 진출해 ‘K-모듈러건축’을 선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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