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 소형모듈원전(SMR)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원자력산업생태계를 지원할 법안이 제정될 전망이다.
문상민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산업정책과장은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과 에너지경제신문이 13일 국회에서 공동 주최한 '글로벌 원전 시장 리더 K-원전의 역할과 과제' 세미나에서 “현재 SMR산업은 반도체 산업과 유사해지고 있다. 장기적인 R&D투자, 인력양성, 수출 등 종합적인 전략수립이 필요하다"며 “산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안정적·체계적 지원을 위한 법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과장은 “해당 법안에 장기적으로 SMR을 비롯한 산업육성을 위한 로드맵들을 담아볼 계획"이라며 “물론 규제도 필요하다. 송전망,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원전의 탄력적 운전에 대한 부분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대형원전의 탄력운영이 어느정도까지 가능할지에 대한 규제체계 마련이 시급하다. 당장 자체적이 규제 마련이 힘들다면 SMR의 경우 미국의 규제를 활용해 임시면허를 주거나 하는 방식도 있다"며 “전문가 그룹에서도 구체적인 제안을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무탄소에너지(CFE)이니셔티브의 확산을 위해 국내 제도적 지원과 국제표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진태영 전북대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CFE 확산을 위해서는 제도적 수단을 통해 기업이 재생e뿐 아니라 필요시 무탄소 에너지를 활용 가능하도록 정책적·제도적 지원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CFE는 RE100 대비 기술중립적 접근을 취한다는 점에서 이행의 유연성 확보가 가능하다"며 “국내 기업의 이행 여건을 고려하여 우선적으로 무탄소 에너지의 총량 개념 접근이 현실적 대안이다. 원전, 수소, CCS 기술 기반의 전력을 구매 가능하도록 신규 제도를 마련하고 기존 RE100 제도와의 효율적 연계 방안 등 체계적인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들의 해외 고객사 인정을 위해 무탄소 전원사용에 대한 국제적 인식 확대는 필수적인 요소다. 우리나라와 우호적인 국가 또는 국내 제품을 주로 사용하는 국가·기업과 우선적으로 협상하여 국제 확산을 도모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며 “양자·다자 협력 채널을 최대한 활용해 CFE 국제 표준 마련, 국가 간 협약 등 공동추진계획 수립 등 국가간 협력 및 제도 확산 분위기 조성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CFE 확산을 위해 소형모듈원전(SMR)개발에 민간기업의 참여가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백원필 한국원자력연구원 기획평가위원은 “민간 주도 사업화가 중요한 첫째 이유는 SMR의 이용 분야와 운영 방식이 매우 다양해 소수의 공기업 중심으로는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제철, 반도체, 화학 분야의 에너지 다소비 대기업군은 주도적으로 SMR을 건설·운영하면서 필요한 전력이나 열을 공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폐쇄될 화력발전소를 대체하여 기존 발전공기업이 민간기업과 협력해 SMR을 건설·운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숨어있는 외국 시장을 개척하는 데도 민간기업이 더욱 유리할 것"이라며 “민간 대기업들은 과거 올림픽이나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 결정적으로 기여했고 지금은 세계적 영향력이 더 크다. 물론 한수원은 대형 원전 국내 건설·운영 및 수출사업을 계속하면서, i-SMR 최초호기를 포함해 국내외 건설사업을 계속해야 한다.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양날개 전략으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간기업이 i-SMR 사업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려면 제도적 측면의 뒷받침도 필요하다. SMR이 안전성과 운전유연성 등의 장점을 살리면서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전력시장 제도와 안전규제 제도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개선해야 한다"며 “전력수급기본계획에 i-SMR 건설을 반영하고, 이를 위한 추진 일정 및 체계 등에 대한 논의를 조속히 착수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