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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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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탈석탄 시들시들...온난화 주범 ‘석탄’의 식지 않는 존재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25 11:48
중국 석탄발전

▲중국 석탄발전소(사진=AFP/연합)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는 가운데 지구온난화의 대표적 주범으로 꼽히는 석탄에 대한 의존도가 앞으로도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24일(현지시간)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석탄 생산량은 87억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의 경우 생산량이 전년에 비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지만 그럼에도 내년까지 안정적인 추이를 이어갈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대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은 글로벌 석탄 생산량이 2013년에 고점을 찍은 후 정체기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주요 은행들이 석탄 업체들에게 자금조달을 중단하고 있는 점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했었다.


그러나 2021년 중국에 전력대란이 발생하자 중국 정부가 석탄에 눈길을 다시 돌렸고, 2022년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인도 폭염 등이 일어나면서 석탄 수요가 더욱 치솟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 결과 석탄 가격은 과거 평균 가격보다 높은 수준에 유지되고 있다. 발전용 석탄 가격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호주 뉴캐슬 석탄 선물 가격은 지난 22일 톤당 127.7달러를 기록했다.




석탄 가격이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2022년 450달러에 육박했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는 많이 빠진 상태지만 2011년부터 2020년 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현재 석탄 수요를 주도하는 지역은 단연 아시아다. IEA에 따르면 지난 2000년에는 선진국들이 세계 석탄 소비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그러나 2026년에는 중국과 인도에서만 70% 이상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신규 석탄 발전 프로젝트 또한 아시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에서 새로 가동된 석탄발전소 규모는 59기가와트(GW)로 나타났으며 새로 계획 중인 석탄발전소는 106GW로 집계됐다. 이는 세계 전체 대비 90%에 이르는 수준이다.


국제사회에서도 탈(脫) 석탄에 대한 인식이 약해지고 있다.


지난 2021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주요국은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의 조약을 채택했다.


이에 대한 연장선으로 지난해 열린 COP28에서 이보다 더 진전된 단계적 퇴출이 합의안에 담길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결국엔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이란 문구로 대체됐다.


이런 가운데 아민 나세르 사우디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개최된 에너지 콘퍼런스 세라위크에서 “에너지 전환 전략은 다섯 가지 어려운 현실과 충돌하면서 눈에 띄게 실패하고 있다"며 “전 세계가 지난 20년동안 에너지 전환을 위해 9.5조 달러 이상을 투자했지만 화석연료가 대규모로 대체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석탄 수요 또한 사상 최고 수준"이라며 “이는 그동안 사람들이 그려왔던 미래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나세르 CEO의 발언 직후 이날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내며 동의를 표했다.


장기적으론 석탄이 재생에너지 등에 밀려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블룸버그는 “태양광·풍력 기술 발전으로 비용이 석탄보다 이미 낮고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력이 향상되면 에너지 믹스를 바꾸는 비용 또한 저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현재로서 석탄 등 화석연료는 쉽게 대체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호주 광산업체 뉴호프의 롭 비숍 CEO는 “아시아의 석탄 수요와 신규 발전소 건설 등을 보면 석탄은 빠른 시일 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에너지 전환을 지지하기 위해 앞으로 수십년 동안 많은 석탄이 요구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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