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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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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 왜 도입만?…LNG 트레이딩 적극 진출해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4.17 13:59

단일 기업 최대 LNG 거래물량 및 저장시설 보유

김희집 대표 “신이 아닌 이상 수요 맞추기 힘들어”

더 많이 사고 남는 물량은 트레이딩으로 해소 가능

한국가스공사의 인천 LNG 기지 전경.

▲한국가스공사의 인천 LNG 기지 전경.

한국가스공사가 국내 천연가스 수급 역할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트레이딩 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가스공사는 단일 기업으로는 세계 최대 계약 물량 및 저장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누구보다 트레이딩에 유리하다. 특히 트레이딩을 하면 정확한 수급물량을 맞출 필요도 없고, 저가 물량도 더 많이 보유할 수 있으며, 안보에도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17일 가스업계에 따르면 에너지전환 시대에 천연가스 수요가 계속 늘어남에 따라 세계 최대 인프라를 보유한 가스공사가 글로벌 트레이딩 시장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열린 제1회 KOGAS 포럼에서 김희집 에너아이디어 대표와 강희찬 인천대 교수는 한 목소리로 “가스공사가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트레이딩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레이딩 사업은 쉽게 말해 도매 거래를 말한다. 기존에는 LNG 생산국과 수입국 간의 직접적인 계약이 대부분이었다. 판매국과 수입국 수가 많지 않았고, 시장조건이 판매국에 유리하게 조성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대부분이 러시아 파이프라인가스(PNG) 대신 LNG를 사용하게 되면서 거래물량이 대폭 늘었고, 미국과 카타르, 호주 등의 수출물량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트레이딩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NEF는 글로벌 LNG 수요가 2021년 3억7500만톤에서 2026년 4억4400만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전 발전량이 증가하는 한국, 일본은 감소하는 반면, 동남아와 유럽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봤다. 글로벌 공급 능력은 미국의 큰 폭 증가에 힘입어 2026년 4억6000만톤 수준이 돼 공급과잉이 벌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쉘은 최근 전망보고서에서 2040년 글로벌 LNG 수요가 최소 6억2500만톤에서 최대 6억8500만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가스공사가 트레이딩 사업에 상당히 유리한 인프라를 갖췄고, 이 사업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스공사는 이미 제반 여건을 다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전문인력 한 두명만 고용하면 얼마든지 트레이딩 사업을 할 수 있다"며 “국내 모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사도 글로벌 트레이딩으로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단일 기업으로는 가장 많은 연간 약 3600만톤의 LNG를 수입한다. 또한 단일 기업으로는 가장 많은 총 1216만㎘의 LNG 저장시설과 연관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당진에 최대 200만㎘를 추가 건설 중이다.


현재 가스공사는 국내에 안정적인 천연가스를 수급하는 역할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렇다 보니 정확한 수급물량을 맞추는데 상당한 신경을 써야 한다. LNG는 섭씨 영하 162도로 낮춰 저장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 저장이 힘들다. 가스공사가 수요보다 더 많은 물량을 수입하게 되면 그만큼 손해가 커지는 것이다.


하지만 트레이딩 사업을 하면 남는 물량은 판매하면 되기 때문에 균형을 맞출 스트레스가 줄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저가 물량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고, 이는 곧 에너지안보 능력 향상에도 기여하게 된다. 가스공사의 거래물량 감소와 균형 스트레스가 줄어들기 때문에 국내 민간 가스 직수입사들과의 갈등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전력수급계획에 따른 가스 수요 예측치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가스공사도 신이 아닌 이상 수요량을 정확히 맞추기 힘들기 때문에 더 많이 사야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은 싸든 비싸든 양만 맞추는 방식인데, 가격이 쌀때 더 사는 역량이 필요하다. 또한 수급 균형이 맞지 않을 때를 대비해 물량을 더 살수도 있는데, 트레이딩 역량이 있으면 이를 해소할 수 있다. 가스공사가 가야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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