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비은행 등 금융권의 중소기업대출 시장이 주로 담보대출, 보증대출에 집중돼 있어 향후 중소기업 신용대출 시장이 금융권의 새로운 경쟁 분야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소기업 신용대출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금융위원회는 5일 제3기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중소기업대출 및 개인신용대출 시장의 경쟁도를 평가하고, 지역별 금융공급과 관련한 경쟁현황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금융연구원 연구진의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중소기업대출, 개인신용대출 시장에 대한 경쟁도를 평가하고, 지역별 금융공급 현황에 대해 논의했다.
평가위원회는 중소기업대출 시장의 경우,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상품과 금리 차이가 큰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비은행 대출 상품은 서로 쉽게 대체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은행과 비은행을 각각을 별개의 시장으로 구분했다.
개인신용대출 시장 역시 금융업권 간 금리 수준과 대상 고객군이 다른 점 등을 고려해 은행, 상호금융, 그 외 업권(저축은행·여전사·대부업)을 각기 다른 3개의 시장으로 나눠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중소기업대출잔액은 1453조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은행이 1041조원(71.7%)을 공급하며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상호금융(270조원, 18.6%), 저축은행(56조원, 3.9%), 여전사(84조원, 5.8%), 대부업(2조원, 0.1%) 순이었다.
은행, 상호금융, 저축은행이 보유한 중소기업 대출 1367조원 중에서는 담보대출이 990조원(72.4%)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신용대출(224조원)과 보증부 대출(153조원)은 각각 16.4%, 11.2%였다. 대출종류별 대출잔액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여전사, 대부업체는 해당 분석에서 제외됐다.
각 업권에서 고르게 취급하고 있는 담보대출과 달리 보증부 대출(148조원, 96.5%)과 신용대출(212조원, 94.8%)의 대부분은 은행이 취급했다.
금리 정보가 있는 업권에 한해 분석한 결과 작년 말 기준 중소기업 담보대출의 가중평균 금리는 은행이 신규취급액 기준 연 5.5%, 저축은행은 연 8.3%였다.
중소기업 신용대출의 가중평균 금리는 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연 6.1%, 저축은행 잔액 기준 연 8.1%였다.
평가위는 업권별 금리 수준, 소비자의 선호를 고려할 때 은행과 상호금융, 저축은행은 경쟁관계에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은행 중소기업 대출 시장은 대체적으로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없고, 집중되지 않은 시장이었다.
보증부 대출 시장은 2022년 3월까지 집중된 시장으로 조사됐지만, 기업은행을 제외하면 이 역시 집중되지 않은 시장에 해당됐다. 코로나19 기간 중 기업은행을 통해 대거 정책금융상품이 공급된 점이 시장집중도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평가위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은행 중소기업 담보대출 시장의 집중도는 상승했지만, 경쟁압력은 높아졌고 신용대출은 그 반대였다"고 진단했다.
즉, 은행 중소기업 신용대출 시장의 집중도가 하락했음에도 경쟁압력은 낮아졌다는 것이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저축은행 중소기업 대출 시장의 집중도는 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시장 모두에서 크게 변하지 않는 가운데, 경쟁압력은 담보대출에서는 거의 변화하지 않고, 신용대출에서는 늘었다.
평가위는 “중소기업 신용대출의 대부분을 은행이 취급하고 있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은행과 저축은행 모두를 고려한 중소기업 신용대출시장의 경쟁압력은 낮다고 판단된다"며 “담보와 보증부 대출이 중소기업 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신용대출 확대 등 여신취급기관의 자금중개기능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중소기업대출 시장이 주로 담보, 보증대출에 집중돼 있어 중소기업 신용대출 시장이 금융권의 새로운 경쟁 분야가 될 수 있다고 평가위는 진단했다. 이에 중소기업 신용대출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평가위는 “비대면 서비스 확대가 각 시장의 경쟁도, 지역별 금융공급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