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에서 민자사업 구간인 파주~서울역이 오는 27일 개통식을 열고 28일부터 정식 운행에 들어간다. 이로써 철도교통 불모지나 다름없던 파주가 'GTX시대' 개막과 함께 도시발전에 분수령을 맞이하게 됐다.
GTX시대 도래는 '교통편의 증진'을 뛰어넘는 의미가 있다. 고속주행으로 이동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면서, 서울 등 수도권 생활이 통합되는 효과를 불러 경제-문화-주거 등에 눈부신 변화를 촉발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파주시의회에서 행한 2025년 시정연설에서 김경일 파주시장은 “GTX 교통혁명이란 천재일우 기회를 잡아 파주경제의 황금시대를 활짝 열어가겠다"고 설파한 바 있다. 여기에는 GTX가 100만 자족도시를 향해 나아가는 파주시의 도시역량을 극대화하는 기폭제로 작용하리란 기대와 확신이 담겨있다.
김경일 시장은 22일 “GTX는 교통혁명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다. GTX 개통으로 파주 미래가치를 창출하며 100만 도시 파주의 기틀을 다지고 파주로 통하는 다양한 철길을 열어, 파주시가 경기북부 중심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파주시는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서울 3호선 연장, 통일로선 신설, KTX 문산 연장, 올해 경기도가 내놓은 GTX-H 노선 건립을 반영한다는 목표 아래 강력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 운정중앙역에서 서울역까지 22분…출퇴근전쟁 3시간 옛말
GTX는 도심 지하 평균 50m 깊이 대심도에 터널을 뚫어 노선을 직선화해 기존 지하철보다 2배 이상 빠른 평균 시속 100km 이상, 최고 시속 180km까지 운행이 가능하다. 서울 도심까지 주요 거점을 30분 이내로 연결을 최우선 목표로 내건 만큼 정차역 수도 최소화해 운행 효율성을 높였다.
올해 연말 파주 운정중앙역부터 서울역까지 GTX 운행이 개시되면, 일반 전철로는 1시간 이상, 광역버스로는 약 90분가량 걸리던 이동시간이 22분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복합환승센터 조성으로 개통이 미뤄진 삼성역이 문을 여는 2028년부터는 강남 한복판까지 30분 이내 접근이 가능해진다.
종점인 동탄역까지 82.1km 전 구간을 달려도 약 50분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역을 포함한 전 구간 완전 개통까지는 2028년까지 4년이 필요하지만 서울역~삼성역~수서역을 잇는 터널이 뚫리는 2026년부터 삼성역 구간 무정차 통과를 논의 중이란 얘기도 전해진다.
운임은 수서~동탄 구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기본요금 3200원에 10km 초과 시 5km마다 거리요금 250원이 부과되는 구조다. 운정중앙역~서울역 구간에 적용할 경우 요금은 약 4450원 정도에서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다.
◆ GTX중심 버스노선 개편…파주형 급행시내버스 북부권 도입
물론 장밋빛 전망과 달리 풀어야 할 과제도 적잖다. GTX가 진정한 교통혁명을 이뤄내려면 빠르고 편리한 연계 교통망 확충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파주시는 지난달 말 12개 노선 83대 버스를 GTX 운정중앙역과 연계하는 'GTX중심 버스노선'을 내놓았다. 배차간격과 소요시간 기준으로 운정권 10분 배차, 15분 이내 도착, 금촌권 15분 배차, 30분 도착, 문산-적성 등에선 40분 배차, 50분 이내 도착이 이번 노선개편안 실질적 목표다.
GTX중심 버스노선은 GTX 개통에 맞춰 본격 운행된다. 신설 노선 중 운정신도시를 순환하는 070A-B번은 지난 1일부터 임시운행에 들어갔다. 금촌권을 연결하는 072번과 운정신도시와 대화역을 운행하는 80번도 임시 운행을 시작했다. 내년 2월에는 적성-문산권과 법원-광탄권을 연계하는 두 개 노선이 개통될 예정으로, 파주시는 두 노선에 최초로 '파주형 급행시내버스(PBRT)' 노선체계를 도입할 계획이다.
PBRT는 최대한 빠르게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도록 정차지점을 최소화해 통행속도를 높이고 정시성을 확보한 신개념 교통시스템이다. 적성에서 출발하는 PBRT는 파평-문산-월롱-금촌을 경유해 GTX 운정중앙역으로 연결되고, 법원읍에서 출발하는 PBRT는 연풍리-광탄삼거리를 거쳐 GTX 운정중앙역을 연결한다.
◆ “효율적인 동선 구조로 버스하차 후 승강장까지 최장 5분!"
GTX 운정중앙역 구조 역시 '빠르고, 편리한 이용'에 초점이 맞춰졌다. 역사와 버스정류장이 역사 내부로 연결된다. 심학산로 양방향에서 곧바로 GTX 역사로 이어지는 지하차도 상에 버스정류장이 위치해 버스에서 내린 승객이 곧바로 역사 대합실로 들어갈 수 있다.
버스정류장은 교하-운정 방면과 운정-금촌-조리-탄현-법원-적성 방면 등 두 개 방향으로 각각 6면씩 모두 12면이 운영될 예정으로, GTX를 타고 운정중앙역에 도착한 승객은 시내 각 방향으로 나가는 버스를 쉽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
버스에서 내려 대합실을 거쳐 GTX 선로가 있는 승강장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이동시간도 4~5분이면 충분하다. 지하1층 대합실로 들어서면 중앙 에스컬레이터를 바로 만나게 되고, 일단 에스컬레이터에 오르면, 매표소와 개찰구가 있는 지하3층까지 한 번에 내려갈 수 있다.
개찰구를 지나면 승강속도가 분당 150m인 고속승강기가 8대나 설치돼 있어, 1분 내 GTX 승강장까지 도달할 수 있다. 이용객이 몰리는 출퇴근시간대 대기시간을 고려해도, 1분30초~2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 차량 1009대 동시 수용 가능한 임시주차장 2년간 운영
GTX 역사를 겸한 환승센터 건립계획에는 지하1층에서 지하3층에 걸쳐 942면 주차면 조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오는 2026년 하반기에 공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GTX 개통 이후 2년간 임시주자장이 운영될 계획이다.
임시주자창은 환승센터 완공 이후 문화시설 들어설 부지와 업무복합시설 부지 위에 총 1009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조성됐다. GTX 개통 시점에 맞춰 운영을 개시해 내년 1월까지 한 달간 무료 개방 후 2월부터 유료로 전환한다.
주차요금은 최초 30분 600원, 이후 10분마다 250원, 1일 최대요금은 9000원이 부과된다. GTX 환승 이용객은 특별할인이 적용돼 최초 30분 500원, 이후 10분마다 70원, 1일 최대요금은 3000원으로 주차비 부담을 최소화했다.
◆ 운정중앙역세권 개발계획 '순항'…경제-문화 중심지로 변신
운정중앙역 등 역세권 개발계획 수립을 위한 전담팀을 꾸리는 등 파주시는 GTX 중심 도시역량 강화에도 사활을 걸었다.
파주시는 운정중앙역 역사 상부공간 약 36만 제곱미터 부지에 백화점-호텔 등 대규모 상업시설과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신산업 분야 선도 기업을 적극 유치해 GTX 운정중앙역 일대를 지역경제와 문화 중심지로 키워나간다는 목표다.
특히 GTX 역세권 특별계획구역에는 역사 상부공간 동측에 문화공원을 조성해 시민쉼터로 활용하고, 인근 상업-업무시설과도 쉽게 연결될 수 있는 구조로 공공과 민간이 한데 어우러진 지역 명소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파주 운정3지구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도 파주시가 제시한 '랜드마크 공원 구상안'을 적극 받아들여 지난 8월 말까지 설계공모를 통해 선정한 작품을 기초로 차별화되고 특색 있는 공원 건립안을 마련하고자 실시설계에 들어갔다.
아울러 파주시는 역사 북서측 400미터 지점에 지난 9월 조성된 청룡두천 수변공원을 GTX시대의 핵심 랜드마크로 키워나간다는 계획 아래 주차시설 확대 등 실행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