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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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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3남 김동선 ‘아워홈 인수’ 베팅, 쉽지 않은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30 16:00

조 단위 투자애 ‘과감한 한수 vs. 무리수’ 상반 평가

아워홈 오너간 입장차…반대파 구지은과 분쟁 여지

한화, 계열사에 PEF까지 영입 ‘부족자금 해결’ 관건

단체급식 재진출 ‘기대’, 범LG家 수주 이탈 ‘리스크’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갤러리아 부사장. 사진=한화그룹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갤러리아 부사장. 사진=한화그룹

한화의 아워홈 인수전 관련 시장 반응

한화의 아워홈 인수전 관련 시장 반응

▲자료=각 사

식음료(F&B)사업 확장을 위해 한화그룹 3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추진하는 아워홈 경영권 인수 과정이 순탄치 않다.


지분 매각을 둘러싼 아워홈 4남매 간 온도차는 물론, 조 단위의 거액 투자에 대한 적절성마저 입증해야 하는 과제까지 떠안아 인수 향방에 대한 관측도 무성하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리조트는 지분 100% 기준 아워홈 기업 가치를 1조5000억원으로 산정하고, 지분 매입을 위해 오너일가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관건은 매각에 우호적인 장남·장녀 연합과 달리, 반대 의사를 보이는 차녀·막내 자매를 설득하는 것이다.


한화는 구본성 전 부회장(38.56%)과 구미현 회장(19.28%) 지분 총 57.84%를 주당 6만5000원, 8600억원에 취득하는 것을 우선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다음 달 초 주식매매계약(SPA)도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구명진 전 이사·구지은 전 부회장 자매에 지분 동반매각을 제안하고, 이달 23일까지 답변을 요구했으나 현재까지 관련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업계는 한화가 '100% 지분 인수'를 희망하는 한 구 자매 지분을 추가 확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한다.




아워홈 정관상 분할·합병·영업양수도 등 주요 의사결정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이다. 출석주주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차녀인 구명진 전 이사(19.50%)와 막내 구지은 전 부회장(20.67%)의 합산 지분율만 40%에 이른다.


'우선매수권'도 또 다른 변수다. 아워홈 정관에 따라 주주가 회사 지분 매각 시 기존 주주에 우선매수권리가 돌아간다.


특히, 그동안 구지은 전 부회장의 경영권 복귀 의지가 강했던 만큼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장남·장녀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이들 지분 매입을 위해 최소 한화가 제시한 8600억원 가량의 자금이 요구되는 만큼 투자처 물색에 집중하고 있다는 후문도 나돈다.


일각에서는 한화 측이 이미 여러 차례 구 전 부회장에 우선매수권 행사 기회를 제공했으나, 의사를 밝히지 않아 효력이 상실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에 구 전 부회장은 일방적 통보라 판단하고 향후 지분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에 나서는 등 법적 분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아워홈은 “내부적으로 특이사항은 없다"면서 “현재 구지은 전 부회장측 입장은 사실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 강서구 마곡 소재 아워홈 본사 전경. 사진=아워홈

▲서울 강서구 마곡 소재 아워홈 본사 전경. 사진=아워홈

이번 인수전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김 부사장이 직접 아워홈 사업장에 방문해 현장 실사를 진행할 만큼 공들여온 사안이다. 강한 인수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조 단위 빅딜에 대한 정당성을 입증하는 것이 김 부사장의 과제다.


아워홈 몸값으로 제시한 1조5000억원부터 시장 추정치인 7000억~8000억원 대비 과하게 높아 '무리한 베팅'이라는 시각도 많다. 인수자금을 수혈하기 위해 그룹 계열사인 한화비전과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재무적투자자(FI)까지 끌어들여도 역부족이라는 평가마저 뒤따른다.


인수 뒤 시너지 효과에도 의문 부호가 달린다. 특히, 아워홈의 급식시장 2위 지위를 발판으로 5년 만에 단체급식시장 재진출을 꾀하려는 포석이지만, 범LG가의 색채가 강한 아워홈 특성상 이마저도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업계 추정대로라면 LG·LS·GS·LX 등 현재 아워홈의 범LG가 단체급식 물량은 약 110곳으로, 총 단체급식 매출 비중의 두 자릿수를 차지한다. 인수 시 물량 이탈이 우려되는 만큼 최근에는 한화 측이 구본성 전 부회장 지분 중 8%를 2년 후 단계적 매입해 수주 보전에 나설 것이란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시장의 상반된 분석과 전망 속에 한화는 아워홈 인수와 관련해 일단 원론적 입장만 밝히며 선을 긋는 모습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인수와 관련해 당초 진행 여부도 밝힌 적 없다"면서 “다양한 부문의 사업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며 공식적 대응을 자제하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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