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박기범

partner@ekn.kr

박기범기자 기사모음




이화그룹 상장폐지 결정에 25만 주주 좌절...“거래소의 허위공시 검증 부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2.16 10:39

-14일 이화그룹 3사(이화전기, 이아이디, 이트론), 상장폐지 결정

-거래소, 거래 재개 후 단 하루 만에 거래 정지… 다수 피해자 양산 단초 제공


.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열린 주주연대범연합의 '금융위원회 상장폐지 간소화 정책 및 상법 개정에 대한 제언' 집회에 참가한 주주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기령 기자

이화그룹 3사가 상장폐지되면서 이화 3사의 주주운동 역시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이화 3사는 2023년 이후로 주주연대 활동이 가장 적극적이었던 종목으로 꼽혀왔다.


16일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14일 이화전기, 이아이디, 이트론 등 이화그룹 3사는 상장폐지가 최종 결정, 18일부터 26일까지 정리매매가 진행된 이후 27일 최종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이화그룹 3사는 주주연대 활동으로 큰 주목을 받아왔던 종목이다. 이화그룹은 소액주주 비중이 많은 상장사 중 하나로 꼽힌다. 이화전기 소액주주는 지난해 9월말 기준 9만6854명으로 보유 주식 수는 1억5840만2344주, 지분율은 72.35%에 달한다. 이트론도 9472명으로 소액주주 지분율이 70.06%, 이아이디도 13만8408명으로 보유 주식 비중이 74.49%(13만8407주)에 달한다. 세 기업의 소액주주를 모두 합하면 24만4734명에 달한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 내 주주 결집 인원 순위 2~4위 역시 모두 이화그룹일 정도로 결집력이 높다.


이들은 소액주주 연대는 1년 반 이상 거래 재개에 힘써왔다. △개선기간 부여를 위한 다수의 거래소 집회 △이화전기 1대 주주 등극을 위한 의결권 확보 활동 △지속적인 자체 유튜브 활동 및 활발한 언론 활동 등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특히 김현 이화그룹 주주연대 및 범 주주연대 대표는 개인투자자 최초로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하는 유의미한 업적을 내기도 했다.




◇허위공시 후 '거래소'의 거래재개, 피해자 양산


.

▲김현 이화그룹 주주연대 및 주주연대범연합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상장폐지 간소화 정책 및 상법 개정에 대한 제언'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기령 기자

이화그룹 3사(이화전기, 이아이디, 이트론) 주주연대는 거래소가 허위 공시에 기반해 거래를 재개한 점에 분노했다.


2023년 5월 10일 검찰이 김영준 전 이화그룹 회장과 김성규 총괄사장에 대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보도가 나간 직후 거래소는 이들 3사의 주식 거래를 중단시켰다.


하지만 다음날인 11일 이화그룹이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 발생 금액을 8억3000만원으로 공시하면서 이트론과 이아이디는 11일, 이화전기는 12일 거래가 재개됐다. 이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거래재개를 호재로 인식하고 하루 동안 이아이디와 이화전기를 각각 76억, 37억원 순매수했다.


하지만 이 숫자는 축소된 것이었다. 12일 오후 검찰 공소장에서 밝혀진 횡령 혐의 금액이 770억원(이화전기 42억4900만원, 이트론 311억3700만원, 이아이디 416억4800만원)대에 달하는 등 공시 내용과 다른 사실이 드러났다. 그리고 5시간 22분 만에 다시 거래가 정지됐다. 이에 이화그룹 소액주주들은 주주연대를 결성해 거래 재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화 3사의 한 주주는 “문제의 핵심은 한국거래소가 기업의 허위 공시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거래 재개 결정을 내렸다는 점"이라면서 이어서 그는 “특히 거래 정지와 재개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일부 투자자들은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었으며, 이로 인해 금융 시장의 신뢰도 역시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고 역설했다.


이어서 그는 “한국거래소가 기업의 공시 내용을 보다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섣불리 거래 재개 결정을 내린 것은 명백한 업무 과실이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