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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 비율 방어’ 금융지주사, 신종자본증권 발행 ‘러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3.11 15:23

하나금융, 이달 4천억 신종자본증권 발행
당초 규모보다 증액

KB금융, 4050억 신종자본증권 첫 스타트
기본자본비율 0.12%p↑

이자지급 중단 리스크 제한적
투자매력도↑...수요예측 흥행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KB금융지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사들이 연초부터 신종자본증권을 잇따라 발행하고 있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작년 말보다는 안정세이지만, 언제든 다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해 국제결제은행(BIS)비율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이달 중 4000억원 규모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이 회사는 당초 2700억원 규모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수요예측 흥행으로 4000억원으로 증액해 발행한다. 이자율은 3.9%다. 발행일로부터 5년 후 콜옵션(조기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나금융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 4000억원 가운데 130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2700억원을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의 작년 3분기 말 BIS비율은 보통주자본비율 13.17%, 기본자본비율 14.58%, 총자본비율 15.42%이다. 이번 발행으로 기본자본비율과 총자본비율은 각각 14.72%, 15.56%로 발행 이전 대비 각각 0.14%포인트(p)씩 오른다.




이에 앞서 신한지주, KB금융지주도 각각 4000억원, 40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이 중 신한지주는 당초 27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수요예측 흥행으로 4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표면이자율은 3.9%로 결정됐다. 이번 발행으로 신한지주의 기본자본비율은 3분기 말 기준 14.88%에서 15%로, 총자본비율은 15.88%에서 16%로 각각 0.12%포인트 오른다.


올해 주요 금융지주사 중 신종자본증권 첫 스타트를 끊은 곳은 KB금융지주다. 이 회사는 올해 1월 4050억원 규모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는데, 이자율은 하나금융, 신한지주보다 높은 4%였다. KB금융 역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기본자본비율과 총자본비율을 각각 0.12%포인트씩 끌어올렸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12월 20일 이사회에서 27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발행일은 미정이다. 우리금융지주는 감독당국과의 협의 일정, 발행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종자본증권의 발행일을 확정할 계획이다.


금융지주사 신종자본증권 발행 현황.

▲금융지주사 신종자본증권 발행 현황.

금융지주사들이 신종자본증권을 연이어 발행하는 것은 글로벌 경기 변동으로 인해 예상되는 위험에 선제적으로 제고하고, 자본비율 적정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특히 영구채 형태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 자산성장에 따른 위험가중자산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자본적정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콜옵션 행사 가능일(Call Date)가 도래하는 금융지주 코코본드는 약 3조8000억원으로 작년 대비 약 1조4000억원 많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사들은 차환 목적으로 신종자본증권을 계속해서 발행해 자본비율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 신종자본증권은 영구채 형태로 발행돼 첫번째 콜옵션 행사 가능일에 조기 상환되지 않을 수 있고, 자본비율 하락시 이자 지급이 중단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다. 부실금융기관 지정시 상각된다는 점도 위험요소다. 만일 지주사가 거액의 금융사고, 거액 여신의 부실화 등으로 부채가 자산을 초과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돼 금융감독원이 해당 금융사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 투자자들은 원금, 이자 전액을 영구적으로 상환 받지 못한다.


다만 금융지주사들은 평판리스크를 우선시하고, 자본비율 역시 규제 수준 대비 충분한 여력을 보유하고 있어 이자지급이 중단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 신한금융지주는 작년 3분기 말 연결기준 자산 745조4000억원, 부채 686조6000억원, 자본 58조8000억원인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58조8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해야 한다.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당시와 같은 심각한 위기가 발생하면 신한지주의 6월 말 기준 BIS자본비율은 총자본비율 12.96%, 보통주자본비율 10.06%로 하락할 것으로 내부에서는 추산했다. 그러나 이 역시 규제 수준인 총자본비율 12.5%, 보통주자본비율 9%를 충족하고 있어 금융지주사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투자위험은 제한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기존에 발행했던 신종자본증권 물량을 차환하고, BIS비율을 관리하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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