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출산(CG)
삶이 팍팍해져지며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난 등으로 경제적 자립이 어려워 지면서 가정을 꾸리려는 청년들이 갈수록 줄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고립·은둔 청년이 2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돼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무조정실은 11일 만 19~34세의 청년 가구원을 포함하는 전국 약 1만5000가구에 대한 '2024년 청년 삶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청년의 삶 실태조사'는 국가승인통계로 2년마다 작성·공표되고 있으며 지난 2022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미혼청년 중 결혼계획은 63.1%(남성 67.8%, 여성 57.5%)였다. 이는 2년 전보다 12.2% 포인트(p)나 줄어든 수치다. 자녀 출산의향은 59.3%로 남성 65.1%, 여 52.8%가 있다고 응답했다. 직전보다 4%p가 감소했다.
경제난과 관련해 이날 한국고용정보원에서 함께 발표한 1년 이상 '쉬었음' 경험이 있는 청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쉬었음' 청년의 쉬는 기간은 평균 22.7개월이고 '쉬었음 상태가 불안하다'고 답한 비율은 77.2%에 달했다.
조사 결과 4년 이상 쉬는 청년은 약 11%였고, 일 경험이 없을수록 미취업 기간이 길수록 그리고 과거 일자리가 저임금·저숙련·불안정할수록 쉬었음 상태로 남아 있는 비중이 컸다. 쉬었음을 택한 사유는 '적합한 일자리 부족(38.1%·중복응답)'과 '교육·자기계발(35.0%)'이 1, 2순위를 차지했다. '번아웃 27.7%', '심리적·정신적 문제 25.0%'가 뒤를 이었다.
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재충전의 시간'이라는 인식은 줄어들고 '힘든 시간, 구직 의욕을 잃게 만든 시간'이라는 인식이 증가했다. 응답자의 84.6%는 삶에서 일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들은 취업에 필요한 정부 지원으로 '생활비 지원'(50.6%)보다 '직업교육·훈련'(59.3%)과 '취업알선·정보제공'(54.7%)을 더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청년의 삶 실태조사'를 보면 거의 집에만 있는 고립·은둔 청년의 비율은 5.2%(임신·출산·장애 등 1.3% 제외)인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인 2.4%보다 2.8%p 높은 수치로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그 이유로 취업 어려움이 32.8%로 가장 많았고, 인간관계 어려움(11.1%), 학업중단(9.7%) 순이었다.
정신건강과 관련해 우울증상 유병률은 8.8%, 최근 1년간 자살생각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년은 2.9%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정신건강 문제로 전문가 상담이 필요했으나 받지 못한 청년은 6.3%로 그 이유는 비용부담(38.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최근 1년 동안 번아웃(소진)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년은 32.2%이었다. 그 이유는 진로불안(39.1%), 업무과중(18.4%), 일에 대한 회의감(15.6%), 일과 삶의 불균형(11. 6%) 순이다.
경제상황을 보면 청년 1인 가구의 경우 월평균 생활비는 213만원이고, 구체적 소비 항목은 식료품비(80만원), 교통비(22만원), 오락·문화비(18만원) 순이다. 지난 2022년에는 소비지출(재화·용역)과 비소비지출(세금·사회보험 등)을 더해 조사하다가 지난 2024년부터는 소비지출만 조사하고 있다.
청년 개인의 평균 소득은 2625만원, 평균 부채는 1637만원, 평균 재산은 5012만원으로 조사됐다. 2년 전보다 소득이 오른 만큼 부채도 증가했다. 취업자의 비율은 67.7%이고 세금 공제 전 월소득은 266만원이다.
미취업자 중 지난 4주 내 구직경험이 있었다는 청년은 14.0%이며 평균 구직활동 기간은 6.5개월로 조사됐다.
이외에 스마트폰 사용 시간 조절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느낀 경험이 있는 청년은 19.9%로 연령이 낮을수록 스마트폰 의존이 더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