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전문은행.
제4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NH농협은행이 참여를 공식화하며 새 인터넷은행 출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오는 25일부터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하는데, 신한은행과 IBK기업은행은 막판 저울질을 하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최근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주도하는 한국소호은행(KCD뱅크) 컨소시엄에 투자의향서를 전달했다. 제4인터넷은행 컨소시엄을 확정 지은 은행은 우리은행에 이어 농협은행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해 5월 우리은행도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두 은행 모두 한국소호은행과 손을 잡으면서 자본력이 중요시되는 제4인터넷은행 인가 과정에서 한국소호은행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
현재 인터넷은행에는 KB국민은행(카카오뱅크)과 하나은행(토스뱅크), 우리은행(케이뱅크)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은행은 케이뱅크에 이어 제4인터넷은행에도 투자 의사를 밝히며 디지털 영역을 새로운 수익 통로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농협은행은 은행의 디지털화가 무르익고 있어 디지털 은행으로 진출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은 아직 제4인터넷은행 참여를 공식화하지 않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더존비즈온이 주도하는 더존뱅크에, 기업은행은 렌딧·루닛·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 등이 주축이 된 유뱅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신한은행과 더존비즈온은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해 교류가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아직 제4인터넷은행이 출범하기에는 녹록지 않은 환경이라 지분 투자를 두고 막판까지 검토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유뱅크 참여를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 인터넷은행을 둘러싼 환경이 좋지는 않기 때문에 결정을 하기까지 고민이 깊은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인터넷은행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가계대출 확대에 제동이 걸렸고,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의무에 따라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제4인터넷은행들은 소호(개인사업자)은행 등 차별된 은행을 표방하고 있는데, 이는 새로운 시장을 공략한다는 점에서 은행들에게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리스크 관리 우려가 커지는 동전의 양면으로 여겨진다.
이에 금융당국도 지난해 11월 발표한 신규 인가 심사기준에서 컨소시엄의 자금조달 안정성과, 혁신 사업모델에 적합한 대안신용평가모형 구축과 관련한 혁신성 평가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또 신용평가모형을 실제 구현할 수 있도록 기술평가를 강화하는 등 사업 계획의 실현가능성도 중요하게 평가한다.
한편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 인가에 공개적으로 의지를 보이는 것과 달리 실제로는 신규 인가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내놓고 있다. 은행권에 신규 플레이어가 진출할 수 있도록 제4인터넷은행을 설립하겠다는 것이 윤석열 정부 들어 추진된 내용인 데다, 인가 이후 설립돼 안착되기까지 난관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당국이 허가를 내줄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 인가를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했으나, 회사 내부적으로는 기준 미달을 이유로 들며 인가를 내주지 않을 수 있다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온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오는 25~26일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받는다. 이후 민간 외부평가위원회 평가를 포함한 금융감독원 심사를 거쳐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예비인가 여부를 의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