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EPA/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유럽연합(EU)에 대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4월 2일부터 부과되는 상호관세와 관련해 유연성을 발휘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EU의 보복 관세에 대응하겠냐는 질문에 “물론 난 대응할 것"이라며 “그동안 대응을 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라고 답했다.
EU는 이날 발효한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에 맞서 내달부터 두 단계에 걸쳐 총 260억 유로(약 41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EU와 함께 미국에 보복관세를 발표한 캐나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캐나다 정부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응해 298억 캐나다달러(약 30조원) 규모의 미국 상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13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관세 부과 대상은 126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미국산 철강제품과 3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알루미늄 제품, 142억 캐나다달러규모의 컴퓨터, 스포츠장비, 철강주조제품 등이 포함됐다.
캐나다의 이번 맞불 관세는 기존에 시행한 25% 보복 관세와는 별개다. 캐나다 정부는 300억 캐나다달러(약 30조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한 뒤 이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다른 주요 국가들은 보복 조치를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주요 아시아 철강·알루미늄 국가인 한국, 대만, 일본, 호주 등은 즉각 대응하지 않았고 브라질은 트럼프 행정부과 대안 마련에 나서겠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멕시코는 4월 2일 미국의 추가 관세가 발표되기 전까지 기다릴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백악관에서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과 관련해 “일관성이 없는 게 아니며, 난 (관세 시행을) 조정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기가 미국 자동차 업계의 요청을 받아들여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자동차 분야 관세를 1개월 유예한 사실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일관성이 없는 게 아니라 유연성"이라며 “난 항상 유연성을 유지할 것이지만 우리가 한번 시작하면 유연성이 매우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4월 2일은 미국에 매우 중요한 날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다른 나라들이 우리한테 훔쳐 가고, 미국의 무능한 지도자들이 (다른 나라가) 훔쳐 가도록 허용한 것들의 상당 부분을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예정일이라고 밝혀온 4월 2일까지는 관세 부과와 관련해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국가에 관세를 좀 유예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