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카드.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경기 부진 등의 악재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을 고민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프리미엄카드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1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1월 현대카드의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국내 일시불 기준)은 8조8209억원으로 전업카드사 8곳 중 가장 높았다. 해외에서도 3000억원을 상회한 곳은 현대카드 뿐이다.
1월말 개인 (사용가능) 신용카드 회원수도 1109만명 규모로 집계됐다. 경쟁사들이 소폭 성장에 그치거나 오히려 잃은 반면, 현대카드만 지난해말 보다 8만명 가까이 불어났다. 지난해 유일하게 100조원을 넘긴 기세를 이어갈 수 있는 출발인 셈이다.
2021년 3분기 552억원이었던 연회비 수익도 2023년 2분기 700억원을 돌파하고 지난해 3분기 869억원을 기록하는 등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 상위권을 다투는 곳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57%)을 달성한 것이다. 수익 규모가 적은 BC카드를 제외하면 현대카드와 근접한 성장률을 낸 곳은 하나카드(51%) 뿐이었다.
개인 신용카드 (사용가능) 회원수가 업계 3~4위인 현대카드가 이같은 성과를 내는 것은 프리미엄 상품의 선전으로 풀이된다. 신한·KB국민·롯데카드가 최근 잇따라 프리미엄카드를 출시한 것도 현대카드의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프리미엄 시장에서 현대카드의 아성을 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국내 최대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선정한 연회비 10만원 이상 탑30 카드 목록에서 △Summit(써밋·2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그린카드 에디션2(4위) △MX블랙 에디션2(5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골드카드 에디션2(6위) 등을 앞세워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앞서 선보인 'Boutique(부티크)' 3종에 이어 이날 '현대카드 써밋 CE(컴팩트 에디션·연회비 8만원)'도 공개했다. 5~10만원급 시장에서도 상위권에 포진한 병력이 많지만, 더욱 우위를 다지기 위함이다.
써밋 CE는 교육·의료·여행·골프 업종에서 매월 결제액의 5%를 최대 1만 M포인트, 국내외 모든 가맹점에서 결제액의 1.5%를 한도 없이 적립할 수 있다. 매년 5만원 상당의 크레딧도 제공한다.

▲현대카드 써밋CE
우량 고객이 실적 향상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점도 현대카드가 프리미엄 라인업에 힘을 쏟는 이유로 볼 수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2조4000억원에 달하는 카드수익을 올리는 등 본업에서 삼성·KB국민카드와 맞먹는 성적표를 받았음에도 당기순이익이 밀렸던 탓이다. 단기간에 비용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쉽지 않은 만큼 매출을 올리는 방식으로 돌파한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3분기 카드비용은 2521억원으로, KB국민카드에 이어 2번째로 높았다. 판관비는 1942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임직원이 업계에서 2번째로 많은 까닭에 급여 부담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라인업 및 고객 기반확대는 질적 성장을 추진하는 업계의 트렌드와 부합한다"며 “우량 고객은 소득이 높고, 특급호텔 등을 선호하는 특성상 결제액이 클 뿐 아니라 연체율을 비롯한 리스크도 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