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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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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역대급 폭락했는데…한국투자공사 “美 국채 보유하겠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7.0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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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와 인터뷰하는 박일영 한국투자공사 사장(사진=블룸버그 화면캡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달러 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등 '미국 자산 예외주의'가 흔들리고 있지만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는 미 국채를 계속 보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일영 KIC 사장은 1일 공개된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올해 미 국채의 역할과 이를 보유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 크게 제기된 상황에서 미 국채를 보유하는 것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미국 채권은 유동성이 풍보한 데다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단기 시장 변동성에 관계 없이 만족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미 국채를 포트폴리오의 핵심으로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포트폴리오에서 미 국채 비중을 변경할 계획은 아직 없으며 구체화하지도 않았다"며 “기본적으로 채권 투자의 본질은 안정성과 유동성 확보"라고 부연했다. 작년말 기준 KIC가 운영하는 포트폴리오 중 31.8%가 미 국채로 집계됐다.


박 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재정 정책이 미국 시장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와중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교역국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자 경기 침체와 미국 부채 급등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우려가 고조됐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미국 신뢰 위기가 더욱 부각되자 중국과 캐나다 등은 미 국채 보유량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올 상반기에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던 미 달러화 가치는 오히려 10.8% 하락, 지난 1973년 상반기 이후 50여년 만에 최악의 성과를 냈다.




달러 폭락은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예측하지 못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소시에테제네랄, 모건스탠리, JP모건체이스 등은 상반기에 달러 흐름이 바뀔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대신 이들은 하반기에 점진적으로 달러 가치가 약해질 것으로 봤다.


하지만 JP모건은 올 연말까지 달러 가치가 추가로 2% 하락할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ING의 프란체스코 페솔 외환 전략가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헤지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미국 증시 반등에도 불구하고 달러가 약세인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투자자들은 장기 투자 관점에서 익스포져 다각화를 추진해왔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으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인플레이과 미국의 재정 및 통화정책의 변화로 미 국채 투자를 둘러싼 잠저잭 위험 요인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금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미국의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최근 변동성 확대로 미 국채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졌음에도 미국 자산은 KIC와 같은 장기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KIC 등을 포함한 아시아 투자자들이 미국의 자금 조달을 위해 중요한 위치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KIC는 투자 수익률 제고를 위해 대체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작년 말 기준 21.9%에서 중장기적으로 2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뉴욕지사 인력을 올 연말까지 30% 확대하고 미국 중심의 새로운 대체 투자 펀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박 사장은 “민간 신용과 인프라는 우리의 대체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작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경기 사이클에 덜 민감하며, 투자를 늘리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KIC가 다른 국부펀드들에 비해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KIC의 운용자산 수익률은 8.49%로 집계됐는데 같은 기간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은 13%의 수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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