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왼쪽 세번째)이 22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창의행정, AI(인공지능)로 제안하는 아이디어톤' 경진대회 행사에서 참여자 및 시상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서예온기자
서울시가 인공지능(AI)을 공직 사회에 본격 도입하며 행정 혁신에 시동을 걸었다. 핵심은 AI를 단순한 업무 도구가 아닌 '행정 파트너'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를 '창의행정 2.0'으로 규정하고, 서울시가 미래형 디지털 행정조직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22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AI 아이디어톤' 행사에서 오 시장은 “AI는 인간의 감성이나 윤리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창의성과 결합할 때 시민 행복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이제는 AI와 함께 일하는 시대다. 공무원이 지식과 경험을 축적하고, AI가 이를 이어받아 조직 전체가 학습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강연 자료를 직접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공무원의 윤리성과 따뜻한 마음, 창의성이 더해질 때 AI는 최고의 행정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며 “서울시 행정도 더 이상 지시-복종의 수직 구조가 아닌, 유기적으로 연결된 뇌처럼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아이디어톤은 직원들의 참여로 이뤄진 'AI 활용 아이디어 경진대회'로, 열흘간 총 375건의 제안이 접수됐다. 그중 내부 행정 프로세스 개선 5건, 시민 체감형 서비스 개선 5건 등 10건이 최종 발표 대상으로 선정됐다. 시는 제안자들이 제작한 영상과 발표를 토대로 현장에서 바로 심사·시상을 진행했다.
이중 '내부 개선' 분야에서는 AI 기반 공사비 산정, 홍보용 GPT 개발, 스마트 인사행정 아이디어 등이, '대시민 서비스' 분야에서는 AI 돌봄, 맞춤형 뉴스레터, 지능형 CCTV 개선 등 시민 일상과 밀접한 아이디어가 주를 이뤘다.
이날 '대상'은 천여 개 자재 단가를 자동 검색해 공사비를 계산하는 시스템을 제안한 재무국이 받았다. '최우수상'은 지능형 CCTV의 문제점을 보완해 기능을 고도화하자는 디지털도시국의 아이디어가 차지했다. 심사는 전문가 13인(70%)과 직원 평가단 100여 명(30%)이 현장 투표 방식으로 참여했다.
시는 앞으로 아이디어톤을 통해 발굴된 제안 중 즉시 적용 가능한 사안은 빠르게 정책에 반영하고, 나머지는 실현 가능성을 검토해 장기적으로 AI 활용 분야를 넓혀갈 계획이다. 특히 시민 체감형 아이디어는 빠르게 실행에 옮겨 서울시민이 변화된 행정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지난 2023년부터 '창의행정'을 도입해 현재까지 6000여 건의 아이디어를 접수했고, 이 가운데 133건이 실제 정책에 반영됐다. 단순 제안 수집을 넘어 공무원 스스로 혁신의 주체가 되는 문화로 뿌리내리고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창의행정과 AI를 결합한 아이디어 발굴을 지속 추진해 시민이 체감하는 정책 혁신으로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