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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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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데헌’ 글로벌 빅히트에 남산타워 웃고 롯데타워 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7.23 15:25

넷플릭스 ‘케데헌’에 남산타워 등장…서울 상징 재조명

1975년 현대건설 시공…서울시, 관광 마케팅 본격화

롯데월드타워는 배경 제외, 절호의 홍보 기회 놓쳐

서울 중구 남산공원을 찾은 시민이 남산서울타워를 사진찍고 있다

▲서울 중구 남산공원을 찾은 시민이 남산서울타워를 사진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전 세계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남산타워와 롯데월드타워의 희비가 엇갈렸다. 케데헌의 주무대로 등장한 남산타워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아져 몰려 드는 관광객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반면, 롯데월드타워 측은 '대박'을 놓쳤다며 아쉬워하는 표명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케데헌'이 전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하면서 배경으로 사용된 서울 시내 곳곳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남산타워 등 주요 배경지를 중심으로 관광·도시 마케팅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남산타워 등 작품 속 주요 배경지를 중심으로 관광·도시 마케팅 전략을 구상 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 16일 “남산타워는 서울의 자연, 역사, 첨단 이미지가 결합된 글로벌 자산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일 상징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남산타워는 해발 243m 남산 정상에 세워진 높이 236.7m의 철골 전파탑이다. 서울 전역을 조망할 수 있는 입지와 슬림한 구조, 원형 전망대 형태 등으로 조형미와 기능성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대건설이 1969년 착공해 1975년 완공했다. 방송 송출탑 기능 외에도 쇼핑몰, 레스토랑 등이 자리잡고 있으며, 연간 수백만 명이 찾는 서울의 대표 랜드마크가 됐다.


넷플릭스가 이번에 선보인 케데헌에서는 남산타워가 단순한 배경이 아닌 악귀들이 출몰하는 주요 장면의 중심 공간으로 여러 차례 등장했다. 구조물 자체가 서사 속에 녹아들며, 도시 이미지와 감성적 상징으로 재소환된 것이다.




반면 남산타워의 '라이벌'격인 2017년 완공된 롯데월드타워는 '울상'이다. 또 다른 서울의 랜드마크임에도 이번 작품에서 전혀 등장하지 않아 체면을 구겼다. 평상시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긴 하지만, '세계적인 명소'로 굳건히 자리잡을 글로벌 홍보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다. 롯데월드타워는 높이 555m, 123층 규모로 국내 최고층 빌딩이자 세계 5위권에 속한다. 오피스, 호텔, 레지던스, 쇼핑몰, 전망대 등이 집약된 '버티컬 시티(Vertical City)' 개념의 초고층 복합시설이다. 시공은 롯데건설이 맡았으며, 초고층 내진설계와 고강도 콘크리트, 풍하중 분산 구조 등이 적용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 집약된 건축물로 평가받는다.


롯데월드타워는 특히 해당 작품 아트디렉터가 개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올린 글 때문에 “케데헌 제작진의 배경 이미지 활용 섭외 요청을 거부했다"는 의혹이 퍼지면서 엉뚱한 오해를 사기도 했다. 롯데월드타워 소유주인 롯데물산 측이 “해당 제작사로부터 어떤 문의도 받은 적이 없고, 저작권 문제로 등장 자체를 제한한 사실도 없다"고 해명하면서 오해가 풀린 상태이긴 하다. 롯데 측은 현재도 롯데타워의 명성이 높지만, 최고의 글로벌 홍보 기회를 놓쳤다는 점에서 아쉬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례는 단순히 건물의 높이나 외형, 기술력을 넘어 콘텐츠 속 '맥락'과 '스토리'가 도시 상징성과 건축물의 문화적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롯데타워는 규모나 기술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콘텐츠는 상징성과 감정적 연결이 더 중요하다"며 “남산타워는 자연과 도시가 조화를 이루는 구조라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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