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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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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반도체 ‘관세 면제’ 가시화…삼성·SK하이닉스에 ‘추가 투자’ 청구서? [이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2.10 11:43

반도체 관세 ‘2단계 조치’ 예고한 美
TSMC 대미 투자 연동한 ‘관세 예외’ 구체화
“미국에 투자한 만큼 완화”…트럼프식 절충안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영향권…추가 투자 압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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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를 대상으로 반도체 관세 적용을 예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제조 시설을 미국으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AI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대만 반도체에 관세를 사실상 예외하겠다는 조치로 해석되는 만큼 한국 정부와 반도체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 상무부가 '하이퍼스케일러'(AI 설비 운용사)를 대상으로 반도체 관세 예외 조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약속한 대미 투자와 연동될 예정이라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미국이 대만 반도체 관세 면제의 큰 틀을 발표한 적은 있으나, 이처럼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체결된 미·대만 무역 합의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 반도체 생산능력을 신설하는 대만 기업의 경우 해당 시설의 건설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생산능력의 2.5배까지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2.5배를 초과하는 수입분에는 우대율을 적용한다.




또 미국에서 신규 반도체 생산시설을 완공한 대만 기업의 경우 신규 생산능력의 1.5배까지 관세를 내지 않고 수입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대만에 대한 상호관세율은 기존 20%에서 15%로 인하됐다. 대만 반도체 기업들은 그 대가로 미국에 2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대만 정부가 2500억달러의 신용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TSMC가 대미 투자 규모에 비례하여 확보한 '관세 면제권'을 아마존·구글·MS 등 미국 고객사들에게 할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빅테크들은 TSMC의 대만 본사에서 제조된 첨단 칩을 관세 부담 없이 수입할 수 있게 된다. 하이퍼스케일러들에게 적용될 면제 규모와 범위는 TSMC가 향후 미국 내에서 어느 정도의 생산능력을 구축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FT는 전했다.


AI에 사용되는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TSMC는 현재 제조 시설의 상당 부분을 대만에 두고 있지만 미국에 165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 6개를 완공했거나 증설할 예정인데, 이에 더해 반도체 공장 5개를 추가 증설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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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TSMC(사진=AFP/연합)

이번 조치는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해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확대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수입 반도체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미국 AI 산업의 급격한 성장을 저해하지 않기 위한 절충안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내 반도체 생산 인프라 재건 의지를 피력하면서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수입 반도체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적용 중인 반도체 관세는 미국으로 수입됐다가 다른 나라로 재수출되는 반도체에 한해 부과되는 25%의 '1단계 조치'다. 이는 TSMC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반입한 뒤 중국으로 재수출하려는 엔비디아의 AI 칩 'H200' 물량 등에 사실상의 '수출세'를 부과하겠다는 취지로, 미국 내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수입되는 반도체는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백악관은 최근 공개한 팩트시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 내 제조를 유도하기 위해 반도체 및 그 파생 제품 수입에 대해 더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으며, 이에 상응하는 관세 상쇄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다"고 '2단계 조치'를 예고한 상태다.


여기에 미 빅테크를 대상으로 하는 반도체 관세가 면제될 수 있다는 소식마저 전해지자 한국은 긴장을 더욱 놓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는데 이중 1500억달러는 조선업 분야에 해당된다. 나머지 2000억달러는 정부 차원의 투자이며 반도체로 국한된 게 아니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에 공장을 건설 중이지만, 향후 무관세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추가 투자를 요구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미국 내 공장을 건설 중이지만, 관세 예외 조치가 투자 규모에 비례하는 이번 구조에서는 TSMC에 비해 무관세 혜택의 범위가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 이 경우 면제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미국 내 추가 투자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계획을 수정해 대미 투자 규모를 총 370억달러로 확대했다. SK하이닉스 또한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달러를 투입해 AI 메모리용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해당 계획이 아직 최종 확정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번 계획을 보고받은 한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 논의 중인 방안은 여전히 유동적인 상태이며, 대통령의 최종 승인도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조치가 TSMC에 대한 특혜로 비치지 않도록 정책이 공개된 이후의 전개 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며 “관세 정책의 본래 목표가 약화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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