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개회식에서 기조강연하는 이창석 국립생태원장. (사진=유병욱 기자)
“생물다양성 관리와 자연자본 확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필수 요소다."
이창석 국립생태원장은 22일 에너지경제신문과 환경재단이 공동 주최한 '2026 대한민국 ESG 생물다양성 및 자연자본 포럼'에서 기조연설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및 자연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TNFD) 보고서에는 무엇을 담아야 하나'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원장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생물다양성 위기의 심각성을 짚었다. 그는 산업화, 도시화, 기업형 농업 확산 과정에서 생태계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현재는 그 영향이 극단적인 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과거 울창했던 산림이 산업단지 개발로 황폐화되고 하천과 습지의 자연 구조가 훼손되면서 생태계 기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하천과 호수 등 수생태계의 변화는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됐다. 그는 “하천은 물과 수변 생태계가 결합된 복합 구조인데, 우리는 수변을 제거하면서 생태계의 핵심 기능을 잃어버렸다"며 “그 결과 수질 정화 능력과 탄소 흡수 능력 모두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변 식생은 일반 식생보다 최대 3배 이상 탄소를 흡수할 수 있음에도 이를 제거해왔다"고 덧붙였다.
외래종 확산에 따른 생태계 교란 문제도 주요 위협 요인으로 꼽혔다. 가시박과 같은 외래 식물은 기존 식생을 밀어내며 생물다양성을 급격히 떨어뜨리고 해양과 내륙을 가리지 않고 생태계를 잠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기후변화까지 더해지면서 생태계는 복원력을 잃고 점점 불안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원장은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생태계 단절'을 지목했다. 도로·철도 건설과 개발로 서식지가 파편화되면서 상위 포식자를 포함한 다양한 생물종이 이동하지 못하고, 결국 생태계 전체의 안정성이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생태계 건강성은 연결성에서 나온다"며 “단절된 공간을 연결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해법으로는 생태 복원 중심의 접근을 제시했다. 단순히 나무를 심는 수준이 아니라, 지역별 생태 특성에 맞는 숲 전체를 복원해야 하며, 이를 통해 생물다양성과 탄소 흡수 기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조깅연 중인 이창석 국립생태원장. (사진=유병욱 기자)
또한 도시 내 녹지 확충 전략으로 '핑거 플랜(Finger Plan)'을 언급하며, 도심 내부로 숲과 생태축을 끌어들이는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단순한 녹지 확대가 아니라 생태계 네트워크를 형성해 생물 이동과 서식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이 원장은 이러한 생태 복원과 관리 체계가 TNFD 보고서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TNFD는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은 탄소 흡수와 생물다양성 두 가지"라며 “생태계 복원 프로세스를 그대로 적용하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생물다양성 관리와 자연자본 확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필수 요소"라며 “전문가 자문과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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