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기준 시중은행 정기예금 가운데 잔액이 1억원 이하인 계좌는 2162만9000좌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상반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기예금에 묶여 있던 개인 자금이 다른 투자처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저금리 기조와 투자 수단 다양화가 맞물리면서 예금 중심의 자산 운용 방식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시중은행 정기예금 가운데 잔액이 1억원 이하인 계좌는 2162만9000좌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상반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반년 전과 비교해 약 3% 감소한 수치다. 개인이 주로 보유하는 소액 예금 계좌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이 같은 감소세는 최근 들어 더욱 뚜렷하다. 해당 계좌 수는 2016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며 2023년 상반기 3400만좌를 넘겼지만,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2024년 들어 감소폭이 커진 데 이어 지난해 말까지 하락 흐름이 이어졌다.
예치금 규모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1억원 이하 정기예금 총액은 지난해 말 약 300조원으로 1년 전보다 줄어들며 증가세가 꺾였다. 앞서 2021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지속적으로 확대되며 최대치를 경신했던 것과는 대비되는 변화다.
이 같은 흐름은 자산 운용 방식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과거에는 여윳돈을 정기예금에 넣어두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수익률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투자처가 다변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권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제2금융권 상품이나 주식시장 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자산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보고 있다.
반면 고액 자금은 여전히 은행권에 머무는 모습이다. 잔액 10억원을 초과하는 정기예금 계좌 수는 최근 몇 년간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해당 계좌는 지난해 말 기준 약 5만9000좌 수준으로, 3년 전과 유사한 규모다.
예치금 규모는 오히려 증가했다. 10억원 초과 정기예금 총액은 지난해 말 600조원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6% 이상 확대됐다. 법인 자금과 고액 자산가의 여유자금이 은행 예금에 머물며 안전자산 성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 자금은 수익을 좇아 이동하는 반면, 고액 자금은 안정성을 중시하는 이원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자금 흐름 변화가 향후 예금 구조와 자산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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