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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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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3% 시대 오나”...동결보다 ‘더 센 메시지’ 남긴 한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5.28 14:51

인하 전망 사라지고 3.25% 전망까지 등장
환율 1500원·고물가에 긴축 압박 확대

“적절한 시기 금리 인상 필요” 신현송 공식화
시장선 “올해 2차례, 내년 상반기 한번 더”

한은총재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기조가 사실상 '긴축 재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기준금리는 동결됐지만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내부에서는 공개적인 금리 인상 의견이 등장했고, 향후 기준금리 전망(점도표)에서도 인상 전망이 압도적으로 우세하게 나타나면서 시장은 하반기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고물가와 환율 불안,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우리 경제를 짓누르는 상황에서도 반도체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무게추가 긴축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금통위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물가·성장률·집값·환율을 보면 갈 길이 명확하다"며 현재 경제 상황을 사실상 긴축이 불가피한 국면으로 규정했다.




다만 인상 시기와 속도, 폭은 향후 들어오는 경제지표를 토대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신 총재는 물가 상승 압력과 경기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겠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과거처럼 만장일치 동결 기조가 유지되지 않고, 금통위 내부에서도 인상 공감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 인하 전망 '0'...점도표서 확인된 매파 전환

6개월 뒤 조건부 금리 예상을 1인 3표 방식으로 나타낸 점도표도 확연히 달라졌다. 2월에는 대부분이 동결에 점을 찍고 인하 의견이 인상 보다 많았으나, 이번에는 인하 의견이 사라졌다. 중동전쟁이라는 초대형 변수가 발생한 영향이다.


한은은 3.00%가 10표로 가장 많았고, 2.75%가 7표로 뒤를 이었다고 설명했다. 3.25%까지 올라간다고 내다본 의견과 동결은 각각 2표씩 나왔다. 금리를 25bp씩 조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연내 1~2회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중론과 4회 인상 또는 동결을 예측한 소수의견이 존재하는 시장의 흐름과 궤를 같이하는 셈이다.


금리전망

▲금통위원의 6개월 후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7·10월 인상 후 내년에도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올해 2차례, 내년 상반기 추가로 한 번 인상을 통해 3.25%를 전제로 투자를 권고했으나, 그 이상도 대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변화에 영향을 준 '최대주주'는 물가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6%까지 솟구치고, 단기 인플레이션율(일반인)도 2%대 후반을 기록했다. 한은의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7%로 2월 대비 0.5%p 상향조정됐다.


석유최고가격제 등 정부의 물가 안정대책이 상방압력을 제한하고 있음에도, 국제유가 상승이 석유류 뿐 아니라 공업제품과 서비스로 파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 총재는 4월 근원물가 상승률이 2.2%였지만, 다른 지표들을 감안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체감 물가에 영향을 많이 주는 140개 품목을 토대로 산정되는 생활물가는 2.9% 상승했다.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경제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언급된다. 저성장 국면에서는 다른 지표가 나빠도 금리를 끌어올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단, 현재의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이다.


중동전쟁이 올해 성장률을 0.4%p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겠으나, 반도체가 0.7%p 상승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추가경정예산(추경)과 증시 호황은 각각 +0.2%p, +0.1%p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 1500원 다시 넘본 환율...한은, 시장 쏠림 예의주시

달러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중동전쟁을 원화 약세 요인으로 꼽았다.

환율 쏠림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구두개입을 제외한 수단도 있다는 설명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1시48분 기준 1507.4원으로 집계됐다. 4월 중순에 접어들며 1400원대 중후반으로 낮아졌다가 최근 열흘간 다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그는 중동전쟁을 원화 약세 요인으로 꼽았다. 대한민국 뿐 아니라 일본과 인도 등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종전협상 등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 원화가치가 회복될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금리 인상으로 대외금리차가 좁혀지면 일종의 '원 캐리 트레이드' 수요가 약해지면서 환율 상승 압력이 줄어들고, 국내 투자자가 해외 자산에 투자할 때 소요되는 헤지 비용이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표했다. 원화를 빌려서 달러에 투자하는 유인이 약해진다는 논리다.


문제는 미국 현지에서도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리사 쿡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최근 한 대학교 강연을 통해 “물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금리 인상 시그널을 보냈다.


신 총재는 채권시장의 경우 국제상황이 최대 변수라고 발언했다. 우리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국채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에 직면했고, 몇몇 국가에서는 재정 우려가 커졌다는 것이다. 시장이 한 쪽으로 쏠리는 등 매커니즘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안정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견해도 드러냈다.


한편,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가 연 2.50%로 8연속 동결됐다. 중동전쟁의 여파가 우리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를 면밀히 파악해야 하고, 글로벌 금융·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당장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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