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 다음날인 4일 서울 종로구 대왕빌딩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꽃다발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2곳, 국민의힘이 4곳에서 승리한 가운데 주요 외신들도 이를 비중 있게 다루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는 부산·인천·경기 등을 비롯한 12곳에서, 국민의힘 후보는 서울·대구·경북·경남 등 4곳에서 각각 당선됐다.
민주당은 12곳에서 승리하며 4년 전 지방선거 참패를 설욕했지만 최대 승부처인 서울은 국민의힘이 지켜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49.07%(개표율 98.98% 기준)를 얻어 정원오 후보(48.21%)를 제치고 승리를 확정했다.
이번 선거는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정치적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로 평가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선거 당일날 “취임 1년을 맞은 이 대통령의 첫 전국 단위 시험대"라며 “선거 결과는 집권 여당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수도 있지만, 제1야당이 재건의 발판을 마련할 경우 이 대통령의 정치적 한계를 드러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6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지지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26~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2%포인트)에서도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59.1%로 집계됐다.
▲5월 4주차 이재명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요약. 자료=리얼미터
그러나 주요 외신들은 민주당의 압승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결과가 다소 복잡해졌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 최대 도시이자 최대 정치적 승부처인 서울을 내준 것은 민주당의 전국적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상징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며 “집권 1년차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 확인으로 예측됐지만 상황이 복잡해졌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이어 전문가들을 인용해 “수도인 서울을 장악하는 것은 그에 걸맞는 막대한 정치적 의미를 지닌다"며 “서울 선거 결과는 민주당이 지방정부 다수를 확보하더라도 국민으로부터 결정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주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NHK는 대구시장 선거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박빙 승부 끝에 승리한 것을 언급하며 보수 야당이 최소한의 체면을 지키는 데는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결과는 이 대통령이 여전히 전국적인 지지 기반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출 증가와 증시 랠리가 높은 국정 지지율을 뒷받침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민주당의 전반적인 승리는 이 대통령의 높은 인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라며 “동시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민의힘이 당을 재정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민의힘 내부에서 당의 진로와 정체성을 둘러싼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며 “보다 폭넓은 유권자층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당은 입법·행정 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사실상 장악하게 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경우 당 지도부와 일정 부분 거리를 두며 독자적인 선거 전략을 펼친 것이 서울 수성의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의 초점은 국민의힘을 심판하거나 처벌하는 데 맞춰져 있다"며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면 이러한 프레임은 그만큼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
외신들은 이번 선거 결과가 향후 이 대통령의 정책 추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내다봤다.
NHK는 “이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을 지지하는 여당 후보들이 다수 지역에서 승리한 만큼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집권 2년 차 국정 운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역시 민주당이 지방권력까지 대거 확보하면서 이 대통령이 정책 추진 과정에서 지방정부 차원의 걸림돌을 덜 마주하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아담 파라르 등은 “향후 2년간 한국 정부가 부동산 투기 억제와 노동자 보호 강화, 자본시장 개혁, 지역 주도 산업정책 및 주택 공급 확대 등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과 서울 집값 급등,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과 배분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한국의 대미투자 미이행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무역 갈등이 이어지는 만큼 안정적인 한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이 대통령의 핵심 우선순위 중 하나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미 연방법원에 의해 위법 판결된 상호관세를 대체할 무역법 301조를 활용한 새로운 관세를 추진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2일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수입' 문제와 관련해 한국에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STR는 이와 별도로 무역법 301조에 따른 과잉생산 조사도 진행 중이며 한국 역시 조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 과잉생산을 명분으로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경우 최종 관세율이 기존 상호관세율(15%)을 웃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외국의 부당한 정책과 관행에 대응할 권한을 행정부에 주는 무역법 301조는 세율 상한이 없으며 USTR의 추가 요청이 있으면 4년 뒤 연장될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이를 근거로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부과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301조 관세를 연장했고 일부 품목에 대한 세율을 인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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