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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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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가까이 동결됐는데”…美 곳곳서 ‘최저임금 인상안’ 부결되는 이유 [이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6.22 12:09

55%가 반대…물가 상승 부담 우려
美 진보 성향 주에서도 잇단 부결

美 최저임금 ‘인상 불패’ 꺾여…민심 변화 조짐
한국도 내년 최저임금 결정 앞두고 신경전

소상공인업계 '생존권을 보장하라'

▲소상공인업계 관계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일하는 사람 기본법' 추진 중단, 최저임금 구분 적용 등을 촉구하며 정부와 국회에 고용정책 대전환을 요구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미국 오클라호마 주(州)에서 유권자들이 20년 가까이 동결된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주민투표안을 부결시키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식료품과 주거비 등 생활비가 급등한 상황에서도 유권자들은 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과 소상공인 부담 확대를 더 큰 위험 요인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인 만큼 이번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CNBC에 따르면 지난 16일 실시된 주민투표안인 '오클라호마 주(州) 질문 832호(SQ 832)'가 찬성 44.62%, 반대 55.38%로 최종 부결됐다. 오클라호마시티와 털사 등 주요 도시권에서는 찬성표가 과반을 넘었지만 소규모 사업체와 농업 종사자가 많은 농촌 지역에서는 반대표가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SQ 832는 현재 시간당 7.25달러인 최저임금을 내년부터 즉시 12달러로 인상하고, 2029년까지 15달러로 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3년에 걸쳐 최저임금을 두 배 이상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또 기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던 시간제 근로자와 일부 학생 및 미성년 근로자, 농업 종사자, 가사 노동자, 신문 배달원, 사료 판매점 직원 등도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이 담겼다.




◇ 2009년 이후 동결된 최저임금…그럼에도 '인플레 우려' 더 컸다


오클라호마는 연방정부가 정한 최저임금을 그대로 적용하는 20개 주 가운데 하나다. 연방 최저임금은 2009년 이후 시간당 7.25달러로 동결돼 있으며, 나머지 주는 자체적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해왔다.


2009년 이후 미국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만큼 오클라호마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생활비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레슬리 오스번 오클라호마 노동위원장은 최근 지역매체 뉴스9과의 인터뷰에서 “2009년 이후 식료품 가격과 휘발유 가격, 그리고 다른 모든 비용이 얼마나 올랐는지 생각해보라"며 “시간당 7.25달러로는 직장까지 갈 기름값을 내고 아파트 임대료를 부담하며 생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엄청난 부가 아니라 인간다운 삶의 존엄성"이라며 “나는 SQ 832의 단점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SQ 832에 강하게 반대해온 인사들은 이번 결과를 환영했다. 반대론자들은 최저임금의 전면적인 인상이 고용 감소를 초래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CNBC는 전했다.


오클라호마 상공회의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채드 워밍턴은 성명을 통해 “오클라호마 주민들은 경제를 성장시키고 기회를 창출하면서도 생활비 부담을 낮게 유지할 수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강조했다.




오클라호마 지역매체 저널레코드는 칼럼을 통해 “SQ 832 지지자들은 인상안이 기업들의 인건비를 연간 7억8300만달러 증가시킬 것이라는 점을 인정했다"며 “인건비가 연 7억8300만달러 늘어나면 상품과 서비스 비용을 7억8300만달러 상승하도록 투표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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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대(사진=AP/연합)

◇ 한때 '불패'였던 최저임금 인상 주민투표


최저임금 인상은 수십 년 동안 미국 진보 진영에서 꾸준히 높은 지지를 받아온 정책이었다. CNBC에 따르면 1996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 전역에서 실시된 주 단위 최저임금 인상 주민투표는 총 25건이었고 모두 가결됐다. 보수 성향이 강한 미주리주와 네브래스카주, 플로리다주에서도 시간당 15달러 최저임금 인상안이 통과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이 최근 들어 약해지고 있다고 CNBC는 짚었다. 실제로 2024년에는 미국 내 대표적인 진보 성향 주로 꼽히는 캘리포니아주와 매사추세츠주에서 최저임금 추가 인상 주민투표안이 잇따라 부결됐다.


미국 선거 전문 데이터베이스 발로피디아는 이 결과를 두고 “1996년 이후 첫 부결 사례"라고 전했다.


CNBC는 “오클라호마와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상승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결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최저임금 인상안이 잇따라 부결되는 현상은 한국의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를 앞두고도 주목받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23일 제8차 전체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 1만320원보다 16.3% 오른 시급 1만2000원, 월 250만8000원(월 209시간 기준)을 제시했다. 반면 소상공인들은 현재 최저임금 수준도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소상공인연합회가 전날 공개한 '최저임금 인상 관련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7%가 현재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 “부담이 크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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