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의 대형 용접형강 '디-메가빔' 제품의 모습. 사진=동국제강그룹
동국제강이 데이터센터향(向) 봉형강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 상반기 외형과 내실을 동반 개선해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업황 회복 가능성을 실적으로 증명해냈다. 해외 AI 인프라 투자는 물론, 국내 최대 수요처인 정부와 재계의 '메가 프로젝트'도 실행 가시성을 키우며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철강업계의 돌파구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올 상반기 별도기준 잠정실적으로 매출 1조8527억원과 영업이익 67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4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매출(1조6192억원) 대비 14.4%, 영업이익(342억원)은 95.9% 증가한 수치다.
앞서 동국제강은 지난해 상반기 당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매출 1조8674억원·영업이익 930억원) 대비 각각 13.3%·63.3%씩 큰 폭으로 감소하며 철강업계 업황 부진에 따른 고배를 마셨었다. 올 상반기 이 같은 낙폭을 상당 수준 회복하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동국제강의 실적 개선을 주도한 것은 회사 전체 매출의 70%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봉형강 부문이다.
동국제강은 올 상반기 총 146만7000톤(t) 규모 봉형강을 생산했고, 판매량은 142만2000t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이 나타났던 전년 동기(생산량 121만8000t·판매량 124만t)와 비교하면 각각 20.4%·14.7% 증가한 셈이다. 회사는 이러한 생산·판매 회복의 핵심 요인으로 '하이퍼스케일 산업 중심의 인프라 수요 증가'를 지목했다.
▲올 상반기 별도기준 동국제강 잠정실적. 사진=동국제강 IR자료 갈무리
이 같은 봉형강 사업 호조는 통계로도 예견됐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국내 철강업계의 올 상반기 대미 수출 규모는 총 220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3% 급증한 상태다. AI 데이터센터(DC) 확보 경쟁이 한창인 미국을 중심으로 수출을 늘리며 올 상반기 업계의 관련 실적 성장을 암시했다는 설명이다.
랙 아키텍처를 비롯한 설비의 밀집으로 기존 데이터센터 대비 제곱미터(㎡)당 하중이 2배 이상 크다는 특성상 AIDC 등 하이퍼스케일 사업 인프라는 철근·H형강 등 구조재인 봉형강의 수요가 높다. 업계는 1GW 규모 DC를 구축하는데 약 4만6700t 규모 철강재가 사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하이퍼스케일 산업 인프라 수요가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철강업계의 반등 모멘텀으로 부각되는 가운데, 국내외 주요 프로젝트 수요가 지속 창출되며 업계 안팎의 수혜 기대감을 한층 키우는 모양새다.
특히 잠재적으로 15기가와트(GW) 이상 AIDC와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국내에 조성하는 정부·재계의 메가프로젝트는 발표 직후 실행 가능성 논란에 휘말려 시장의 의심을 샀으나, 지난 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I 서밋'을 계기로 글로벌 빅테크의 협력을 확보해 가시성을 키우며 업계의 최대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AIDC는 1GW를 위해 현재 기준으로 약 500억~600억달러(약 73조~88조원)가, 향후 800억~1000억달러(117조~147조원)가 필요할 수 있는 자본집약적 사업“이라며 "확실한 수요 확보 없이는 구축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내 AIDC 수요 자체에 대한 의심은 글로벌 빅테크의 행보로 불식됐기에 수요의 상방을 열어둬야 할 시점"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해외 AIDC 수요 역시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 업계의 수출 성장 기대감을 키운다. 글로벌 부동산·DC 컨설팅업체 JLL에 따르면, 올해부터 약 5년간 총 97GW 규모 신규 글로벌 AIDC가 조성돼 오는 2030년 글로벌 AIDC 용량은 200GW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하이퍼스케일 사업 인프라 중심의 철강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견되면서 업계도 사업전략을 고도화하는 등 미래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포스코의 경우, 이달 초 조직개편을 통해 제품마케팅실 산하 '미래수요개발실'을 신설하고 DC 등 신성장 철강 수요 확보에 나서고 있다. 프리미엄 맞춤형 용접 H형강 'Pos-H'는 글로벌 AIDC 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포스코의 핵심 제품으로 지목된다.
동국제강도 자사 맞춤형 용접형강 '디-메가빔'을 토대로 하이퍼스케일 인프라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지난해 4월 초도 생산된 디-메가빔은 최근 생산체계 안정화 작업을 완료하며 수주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이밖에 현대제철은 지난 3월 '차세대 전력 인프라 핵심산업 테스크포스(TF)'를 꾸리고 봉형강과 판재를 아우르는 '토탈 패키지 판매' 등 전략을 수립해 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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