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지난 5일 서울 용산역 앞에서 양산을 쓴 시민들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슈퍼 엘니뇨'로 올해가 관측 사상 가장 뜨거운 해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지구온난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소비와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증하고 있지만 AI 생태계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주요 기업들은 탄소 저감과 배출량 공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영리 기구단체 버클리어스는 올해가 2024년을 넘어 관측 사상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가능성이 69%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이 가능성은 12%에 불과했지만 강력한 엘니뇨가 발생하자 한 달 만에 크게 높아졌다. 내년에는 올해의 신기록 달성 여부와 관계없이 새로운 최고기온 기록이 세워질 것으로 예상됐다.
버클리어스의 로버트 로드 수석과학자는 “앞으로 1년 정도 사이 상당히 극단적인 상황을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의 엘니뇨가 통상적으로 10년 이상 뒤에나 예상할 법한 기상 조건을 앞당겨 보여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으로 전 세계 기상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서부·남부 아프리카와 호주, 인도 등에 가뭄을 일으키는 반면 미국 남부 등 일부 지역에서는 강수량을 늘릴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여름철 강수량이 증가하거나 겨울철 기온이 상승하는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이번 엘니뇨의 강도는 이례적인 수준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수온 편차가 2도 이상일 때 '슈퍼 엘니뇨'로 분류되는데 현재 전망대로라면 수온이 평년보다 4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2015~2016년 발생한 슈퍼 엘니뇨의 경우 수온 상승폭이 2.4도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2016년 우리나라도 연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1.1도 높은 13.6도로 나타나 역대 최고 더운 해로 기록됐다.
올해도 세계 곳곳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발생했다. 한국에서는 이달 초 경남 양산의 기온이 42.5도까지 올라 기상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도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제외한 48개 주의 7월 평균 기온이 화씨 76.89도(섭씨 24.94도)로 13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섭씨 40도를 웃도는 이례적인 폭염에 프랑스와 스페인 등에서는 대형 산불이 발생하기도 했다.
반면 겨울인 남반구의 남극에서는 극심한 추위가 나타나고 있다. 로드는 “남극은 매우, 매우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특정 연도의 기온 순위만으로 장기적인 기후변화 추세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기후변화는 수십 년에 걸쳐 일어나는 현상인 데다 엘니뇨가 특정 기간의 기온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지속되고 있으며 그 영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이 과학계의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FP/연합)
◇ AI 열풍과 트럼프의 재집권…멀어지는 탄소중립
이런 상황에서 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이 지구온난화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I모델 챗GPT와 클로드 개발사인 오픈AI와 앤트로픽,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 등은 세계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갖게 됐지만 지금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하지 않았고 탄소중립 목표나 지속가능성 보고서도 내놓지 않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기존 빅테크 기업들이 탄소중립 목표를 설정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글로벌 빅오일(석유공룡)들도 수년 전부터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자발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다만 빅테크 역시 AI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확장하면서 탄소 배출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 같은 현상은 AI 산업의 급성장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후퇴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ESG 투자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 채택 이후 빠르게 성장해 2020년대 초반 절정에 달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기후변화를 중대한 금융 리스크로 규정했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기업들에 탄소 배출량과 기후 리스크를 공시하도록 하는 규정을 추진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한 이후 미국 기업들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본격적으로 약화됐다. SEC는 기후 관련 공시 규정을 폐기하는 방향으로 움직였고 공화당 정치인들도 미국 전역에서 ESG를 공격했다. 미국 대형 금융회사들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후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글로벌 금융 연합에서 줄줄이 이탈했다.
테슬라가 2010년 상장 당시 환경 문제와 저탄소 전환을 적극적으로 언급했던 것과 달리 최근 상장한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 과정에서는 환경 문제가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ESG 또는 환경 관련 펀드에는 2021년 약 4850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됐지만 지난해에는 오히려 820억달러가 빠져나갔다.
다만 캘리포니아 기후공시법(SB253) 시행으로 상황은 달라질 전망이다. 캘리포니아에서 사업하는 연 매출 10억달러 이상 기업은 오는 11월부터 스코프1(직접배출)·2(간접배출)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해야 한다.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스코프3 배출량에 대한 공시 의무는 2027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은 MS와 아마존 등 다른 기업의 데이터센터를 이용하고 있어 관련 배출량이 스코프3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다.
유럽연합(EU)의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 역시 단계적인 시행이 완료되는 2029년에는 이들 기업에 전체 탄소 배출량을 공개하도록 요구할 전망이다.
▲오픈AI와 챗GPT(사진=AFP/연합)
◇ 가스발전까지 끌어오는 AI…탄소 배출량은 깜깜이
문제는 AI 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런던 비즈니스스쿨의 이오아니스 이오아누 부교수는 “이들 기업은 반드시 배출량을 공개해야 한다"며 “우리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규모의 잠재적인 환경 영향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화석연료 발전까지 늘어나고 있다. 스페이스XAI가 미국 멤피스 지역에서 운영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콜로서스'는 가스터빈을 통해 전력을 공급받고 있다. 앤트로픽도 수십억달러를 지불하고 해당 시설의 컴퓨팅 자원을 이용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환경단체 EIP는 미국에서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새롭게 건설되는 가스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조만간 호주 전체 배출량과 맞먹는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I가 실제로 얼마나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지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훈련할 때 발생하는 배출량이나 AI 반도체 등 하드웨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재탄소를 어떻게 배분할지를 두고 아직 통일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KPMG의 모라 호지 지속가능성 총괄은 “아직 이러한 배출량을 측정하기 위한 표준화된 방식이 없다"고 설명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6월 AI 업계를 향해 “이제 모든 것을 공개해야 할 때"라며 “AI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려면 지금 우리에게 어떤 비용을 초래하고 있는지 솔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그래도 역대급 폭염인데”…AI 열풍에 더 뜨거워지는 지구? [이슈+]](http://www.ekn.kr/mnt/thum/202608/rcv.YNA.20260805.PYH2026080510290001300_T1.jpg)



![[특징주] 재영솔루텍, 상반기 영업익 6000%대 증가…상한가](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60814.fc84aaa9f08e4f57af92b066bf52a266_T1.png)
![[특징주] 더본코리아, 해외 소스 사업 진출…강세](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60814.a14a22dfdcad48c8b7d0ab753f19041b_T1.png)



![[특징주] 코스피 관리종목 지정株, 장 초반 일제히 약세](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60325.c957b575a8bc49bca58eb9bed9d2a664_T1.png)
![[EE칼럼] 이상기후 시대의 에너지 복지](http://www.ekn.kr/mnt/thum/202608/news-a.v1.20240528.6d092154a8d54c28b1ca3c6f0f09a5ab_T1.jpg)
![[EE칼럼] 에너지전환시대에 천연가스개발이 중요한 이유](http://www.ekn.kr/mnt/thum/202607/news-p.v1.20240311.b55759f13cc44d23b6b3d1c766bfa367_T1.jpg)
![[김병헌의 체인지] 돈은 넘치는데 지방은 마른다…이상한 유동성의 역설](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60416.e74981dbd1234907aa315469fbcafa49_T1.png)
![[신율의 정치 내시경] 선을 넘은 민주당 전당대회, 그 이후가 더 문제다](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40313.1f247e053b244b5ea6520e18fff3921e_T1.jpg)
![[데스크 칼럼] 한국 산업을 위한 마지막 1%](http://www.ekn.kr/mnt/thum/202607/news-p.v1.20260725.1abc92280f8b40f6815d8be404417beb_T1.png)
![[기자의 눈] 카지노 복합리조트, 예측가능한 정책이 자본을 유치한다](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60129.684d119b57734d0d9f0ae25c28ea8bc9_T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