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 그늘보행권 선언' 기자설명회에서 그늘보행권 도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장혜원 기자
서울시가 폭염에도 시민들이 직사광선을 피해 이동할 수 있도록 '그늘보행권'을 도시계획의 새로운 원칙으로 도입한다. 가로수와 건물, 차양막과 쉼터 등 곳곳에 흩어진 그늘을 시민의 일상적인 보행 동선을 따라 연결하고 정비사업과 공공건축에도 보행 그늘 기준을 적용한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시범사업을 거쳐 2028년부터 서울 전역 약 350개 생활권 가로로 확대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9일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서울 그늘보행권'을 선언했다.
오 시장은 폭염을 단순한 계절적 불편이 아니라 도시가 상시 대응해야 하는 '일상적인 재난'으로 규정했다.
그는 “폭염은 며칠 견디면 지나가는 날씨가 아니라 갈수록 강해지고 오래 지속되면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일상적인 재난이 되고 있다"며 “아무리 더워도 시민의 일상은 멈출 수 없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서울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 815명 가운데 31.4%가 길가에서 발생했다. 서울시가 서울 전역 보도 7만7029곳, 총 4031㎞를 대상으로 건물과 가로수가 만드는 그늘과 시간대별 햇빛 노출 정도를 분석한 결과 서울 보도의 평균 그늘 비율은 44.4%에 그쳤다. 건물이 만드는 그늘이 29.2%, 가로수 그늘이 15.2%였다.
여름철 서울 보도의 평균 햇빛 노출 시간은 하루 4시간21분으로 조사됐다. 전체 보도 구간의 27.6%는 하루 6시간 이상 햇빛에 노출됐고, 반대로 햇빛 노출 시간이 2시간 미만인 구간은 약 16%에 불과했다.
오 시장은 “그나마 있는 그늘도 시민이 걷는 길을 따라 이어지지 않고 중간중간 끊겨 있는 경우가 많다"며 “폭염이 일상적인 재난이 된 지금 시민이 걷는 길의 그늘도 이제 도시가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그동안 '정원도시 서울' 정책을 통해 2024년 이후 도심 1315곳에 약 82만㎡ 규모의 녹색 공간을 조성하고 고정형·스마트형 그늘막 약 5000개를 설치·운영해왔다.
오 시장은 앞으로 이처럼 개별적으로 조성된 녹지와 시설을 시민의 생활 동선이라는 '선'으로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원도시 서울을 통해 도시 곳곳에 녹색 공간을 만들었다면 이제 개별 공원과 정원, 그늘막이라는 점을 시민이 매일 걷는 생활 동선이라는 선으로 연결하겠다"며 “그늘 중심의 공간 재편을 통해 서울의 보행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창규 서울특별시 도시공간본부장이 19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 그늘보행권 선언' 기자설명회에서 그늘보행권의 세부 추진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장혜원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김창규 서울특별시 도시공간본부장이 이어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서울의 그늘 부족 문제를 단순한 시설 부족이 아닌 건물과 도로, 가로수 등이 함께 얽힌 '도시 구조의 문제'로 규정했다.
김 본부장은 “서울의 보도 그늘을 분석한 결과 전체 보도 공간의 약 55%가 햇빛에 노출돼 있다"며 “현재 조성된 그늘 가운데 약 3분의 2는 건물이, 3분의 1은 가로수가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물은 오전과 오후에 그늘을 만들고 가로수는 건물 그림자가 짧아지는 한낮의 공백을 채운다"며 “그늘은 차양 하나를 설치하는 문제가 아니라 건물과 도로, 가로수가 함께 만드는 도시 구조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시는 서울 전역 건물 약 57만동과 가로수 약 30만그루를 반영해 그늘을 1m 단위로 분석했다. 앞으로는 여기에 실제 시민의 생활 동선과 지하철역·시장·학교·공원 등 주요 생활거점, 횡단보도·정류장처럼 야외에서 기다려야 하는 장소까지 분석 대상에 포함한다.
사업 우선순위도 단순히 그늘이 부족한 순서로 정하지 않는다. 그늘 부족 정도와 보행 수요, 고령자·어린이 등 폭염 취약계층 이용 정도, 개선 효과 등을 종합해 지역별 '그늘 필요도'를 산출할 방침이다.
김 본부장은 “그늘 부족도와 보행 수요, 취약도, 개선 효과를 종합해 가장 필요한 곳부터 우선적으로 채우겠다"고 말했다.
공간별 조성 방식도 차별화한다.
좁은 도로에서는 보행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면서 건물 어닝과 벽면 식재 등을 활용한다. 일반 보도는 가로수를 중심으로 끊어진 그늘을 식재와 차양으로 보완하고, 넓은 보도에는 다층 식재와 대형 차양을 설치해 걷는 공간과 머무는 공간을 함께 만든다.
광장에는 계절형 차양과 이동식 쉼터를 배치하고 공원은 흩어진 나무 그늘을 연결한다. 수변 공간에도 계절형 차양과 물가 쉼터를 추가해 여름철에도 시민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꿀 계획이다.
핵심은 '점'으로 흩어진 그늘을 '선'으로 잇는 것이다.
시는 녹지와 수변, 바람길을 주거지와 역, 시장, 학교, 공원으로 이어지는 생활 동선과 연결해 지역별 그늘축을 설정한다. 공공이 먼저 조성할 구간과 민간사업을 통해 채울 구간을 나누고, 중간에 그늘이 끊긴 곳은 우선 보완할 방침이다.
김 본부장은 “점으로 흩어진 그늘을 선으로 이어 목적지까지 그늘을 따라 걸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지역별 그늘축은 보도 공간 세부 조성계획으로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계획과 건축 기준에도 그늘 개념을 반영한다.
서울시는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그늘 조성의 큰 원칙을 세우고 생활권계획을 통해 시민이 실제 걷는 그늘길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공원·녹지·수변축과 보행망을 연결해 서울 전역의 그늘 네트워크를 만들고, 생활권별로 지하철역과 학교, 시장, 공원 등을 잇는 주요 동선을 그늘축으로 설정한다.
지구단위계획과 정비사업, 공공건축사업에도 보행 그늘 기준을 단계적으로 적용한다.
김 본부장은 “건축심의에는 건축물과 조경, 차양을 활용한 연속 그늘 기준을 반영하고 여름철 음영 분석을 통해 이를 확인하겠다"며 “정비사업에서 그늘과 휴게공간을 조성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해 민간 참여도 이끌겠다"고 말했다.
사업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도 바꾼다. 가로수를 몇 그루 심었는지, 그늘막을 몇 개 설치했는지가 아니라 시민이 실제 얼마나 넓은 그늘을 얼마나 오래, 끊김 없이 이용할 수 있는지를 따진다. 시는 그늘의 면적과 지속시간, 연결 정도를 분석하는 '서울형 보행그늘 시뮬레이션'을 도입해 사업 효과를 측정할 방침이다.
김 본부장은 “앞으로는 시설 개수가 아니라 시민이 실제로 누리는 그늘의 시간과 연속성으로 성과를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시범사업은 생활가로·여가가로·활력가로 세 유형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생활가로는 시장과 병원, 복지시설, 대중교통 등을 연결하면서 고령자 등 보행 약자의 이동이 많은 지역부터 개선한다. 그늘과 벤치를 일정 간격으로 배치하고 집에서 약 5분 안에 접근할 수 있는 그늘 쉼터도 조성한다.
여가가로는 청계천에서 시작한다. 수변을 따라 계절형 차양을 설치하고 광통교와 광교 사이 약 55m 구간에는 차양 13개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활력가로는 G밸리 일대가 시범지역이다. 가산디지털단지역과 구로디지털단지역 일대에 그늘을 따라 걷고 달릴 수 있는 러닝길을 조성하고 휴게·운동시설을 갖춘 그늘 거점을 만든다. 샤워실과 탈의실, 물품보관함도 설치해 출퇴근 전후와 점심시간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서울시는 2026~2027년 망원동과 청계천, G밸리 등을 포함한 10곳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시민 이용률과 만족도, 그늘 연결 효과 등을 검증한다. 이후 2028년부터 약 350개 생활·여가·활력가로로 확대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그늘을 일부 장소에서만 누리는 편의시설이 아니라 시민의 건강과 일상을 지키는 도시의 기본 서비스로 만들겠다"며 “누구나 여름에도 안전하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폭염에 흔들리는 아이들…정신건강 악화에 뇌 발달 지연까지 [기후 리포트]](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60818.f9073e423b004d5a9bc9be6bc1ecbec5_T1.png)
![[내일날씨] 체감 33도 무더위…전국 곳곳 5~60㎜ 소나기](http://www.ekn.kr/mnt/thum/202608/rcv.YNA.20260818.PYH2026081812220006200_T1.jpg)

![[EE칼럼] 미래 세대에게 무거운 부담으로 돌아갈 태양광・풍력 설비](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60406.75a3eda72eb6449aa7826a69395d10f7_T1.png)
![[EE칼럼] 타당성이 아니라 시급성](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40318.dbd99c8761244ca3b29e7374368ee5d8_T1.jpg)
![[김병헌의 체인지] 김민석의 시간…국민은 성과를 본다](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60416.e74981dbd1234907aa315469fbcafa49_T1.png)
![[이슈&인사이트] 여한구 ‘직권면직’, 홍명보가 손흥민 뺀 것 연상시켜](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40312.7d2f1a622c4f4773be91ae901b8be57a_T1.jpg)
![[데스크 칼럼] 한국 산업을 위한 마지막 1%](http://www.ekn.kr/mnt/thum/202607/news-p.v1.20260725.1abc92280f8b40f6815d8be404417beb_T1.png)
![[기자의 눈] 정부의 정책 철학, 딜레마 빠질 때마다 피해는 국민의 몫](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60818.78305c63cbc14596b8ea15f70aba0eef_T1.png)



